호주 시골 '골동품 가게'는 이렇다.

잡동사니 속에서 보물찾기

by 몽기

지난 주말, 유서 깊은 금광 도시 캐슬 메인 (Castlemaine) 이란 곳을 다녀왔다. 멜번에서 차로 1시간 반쯤 걸리는데 기차를 타고 올 수도 있다. 오래된 옛 건물들, 작은 미술관들과 박물관, 동화처럼 아기자기한 수공예품 가게들과 카페 등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예쁘고 작은 마을이다. 이 마을엔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는 골동품 가게가 있어서 들러보았다. 이름하여 'Restore's Barn'.

150여 년 전에 가구점으로 시작한 이 가게는 호텔이나 식료품점 등으로 몇 번씩 용도 변경을 하다가 10여 년 전부터 온갖 잡동사니 혹은 골동품을 파는 가게도 변해 이름을 날리고 있다. 허름하고 평범한 작은 입구의 문을 밀고 들어서는 순간, 바깥세상과는 전혀 다른 가게 안의 모습에 입을 벌리게 된다.

사진 102.jpg
사진 104.jpg

가게의 맨 앞엔 화사한 꽃무늬들의 찻잔들이 놓여있다. 영국이나 덴마트 왕실에서 쓰이는 이름난 브랜드부터 허접한 중국제까지 손때 묻은 온갖 종류의 찻잔들이 한자리에 반질반질 가지런히 놓여있다. 그릇 하나하나에 묻어있는 세월의 흔적들. 그릇에 크게 관심이 있는 편은 아니지만 잔잔하거나 화사한 꽃무늬의 찻잔이나 그릇들을 바라보노라면 이런 것들을 미치도록 갖고 싶어 하는 여자의 마음을 이해할 것도 같다.

백화점에 가면 더 좋고 번쩍대는 물건들이 쌓여 있음에도 굳이 낡은 것들을 찾아 결코 적지 않은 가격에 사려는 이들은 물건의 원주인이 평생을 옆에 놓고 애지중지 여겼던 그 마음까지도 얻고 싶은 것이리라.

사진 103.jpg
사진 105.jpg
때로는 잃어버린 한 조각을 감격 속에 만나 짝 안맞는 세트 속에 끼워 놓을 수도 있다.^^

잘 손질된 샹들리에들.. 화려함을 잃지 않은 채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주말이라 그랬는지, 가게 안은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사진 100.jpg
사진 096.jpg
수퍼에 가면 싸고 멀쩡한 비스켓 깡통이 쌓였는데도, 녹슬고 칠이 다 벗겨진 통을 쓰는 사람들을 많이 봤다. 자기만 아는 소중한 추억이 있어서 새 걸로 대뜸 바꾸지 않는 걸까?

나름 화려하고 따뜻한 가게 앞쪽을 지나오면, 투박하고 낡은 잡동사니들이 시선을 끈다. 선반이나 바닥은 물론이고 벽이나 천장까지 빈틈없이 뭔가가 채워져 있다.

사진 099.jpg
사진 101.jpg
그동안 생각없이 내다 버린 것들을 문득 떠올리기도 한다.
사진 094.jpg
사진 097.jpg
낡은 자동차들.
사진 092.jpg
사진 093.jpg
기름을 넣어 태우는 호롱불로 만든 상들리에가 천장에 매달려 있다.

가게는 끝도 없이 뒤로 이어지고, 온갖 종류의 고물들은 저마다의 전성기를 조곤조곤 얘기해 준다. 너무 쉽게 새 것만 찾고, 풍요 속에서 물건들의 소중함을 잊고 사는 건 아닌가 반성도 해보고 내가 쓰고 있는 낡은 물건들의 가치는 얼마쯤 되는 걸까 생각도 해보며 재미난 시간을 보내다. (2009/6/29 씀)

2002009/2009/06/2906/

사진 148.jpg
사진 091.jpg
장식용인 듯한 중고차도 팔고... 50년대 록큰롤 분위기의 소파에 앉아 한장.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