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 백장] 100-7
어른 나: 안녕, 지금 몇 살이니?
어린 나: 10살이에요.
어른 나: 기분이 어때?
어린 나: 외로워요.
어른 나: 왜?
어린 나: 그냥, 세상에 혼자인 것 같아요.
어른 나: 응? 식구가 다섯 명이나 되는데?
어린 나: 엄마는 다정할 땐 엄청 다정한데, 가끔은 차가워요. 엄마가 화를 낼 때면, 부드럽게 쓰다듬다가 갑자기 빰 맞는 기분이 들어요. 웃기죠, 그래도 좋을 때가 더 많아요.
어른 나: 그랬구나.
어린 나: 엊그제 해피가 죽었어요. 엄마가 동물은 집 안에 있는 거 아니래서 마당에 뒀는데. 학교 다녀와서 보니까 딱딱하게 굳어 있었어요. 엄마랑 마당에 감나무 밑에 묻어줬어요.
어른 나: 괜찮니?
어린 나: 어제 장롱 사이에 쭈그리고 앉아서 조금 울었어요.
어른 나: 저런. 힘들었겠다.
어린 나: 오빠는 장남이라서, 동생은 막내라서 내가 양보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그래서 저는요, 공부도 잘하고 착한 딸이 될 거예요.
어른 나: 그래. 그런데, 있잖아. 실수해도 괜찮아. 뭘 이루지 못해도 괜찮고, 평범해도 괜찮아. 항상 완벽하거나 똑바르게 할 필요도 없어. 나는 있는 그대로의 너를 사랑하고, 늘 네 곁에 있을 거야. 시간이 걸리겠지만, 너는 너를 찾게 될 거란다.
어린 나: 정말요?
어른 나: 그럼. 잊지 마. 너는 '삶과 연애하는 사람'이야. 우리 또 대화하자. 찾아와 줘서 정말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