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

[백일 백장] 100-37

어제 귀인에게 일침을 맞고, 오늘부터 상담 공부를 시작했다. 책은 진즉에 사뒀는데, 그동안 어째 마음에 아지랑이가 핀 것처럼 울렁울렁했더랬다. '이 길이 내 길이 맞나'하고 긴가민가 하는 중에, 아마도 내 마음이 멀미를 했나 보다. 중간 정류장에 도착한 것인지, 일침이 키미테가 된 건지. 오늘은 어지럽지는 않다. 다행이다. 원한다고 바라는 대로 이루어진다는 보장도 없는데, 내가 앞으로를 걱정했구나. 하다가 되면 그냥 하고, 안되면 그냥 안 하면 되는 거지 뭐. 결과에 집착하지 말자. 무엇이든 하는 동안에 내가 괴롭지 않았으면 그걸로 족하다.
첫 장을 펼쳤다. 첫 문장은 '인생은 고해라는 말이 있듯이'로 시작한다. '저자분 뭘 좀 아시네, 맞습니다. 맞고요'하고 나는 혼자 속으로 맞장구를 쳐본다. 첫 장의 화두는 '심리치료, 상담은 무엇인가'이다. 내용은 이해가 되는데, 마음에 내용이 확 안기지를 않는다. 개론의 특성상 내용이 내게는 다분히 추상적이다. 글 쓰는 습관 때문인지, 이럴 때마다 나는 자꾸 국어사전을 찾게 된다.
오늘은 단어가 좀 많다. 우선, 심리란 마음의 작용과 의식이다. 내가 느끼고 생각하는 것을 말하는 것 같다. 상담은 문제를 해결하거나 궁금증을 풀기 위하여 서로 의논하는 일이다. 또 의논은 어떤 일에 대하여 의견을 주고받는 것이다. 즉, 나에게 심리 상담은 인생의 괴로움과 아픔을 혼자 해결하지 못하는 사람과 전문가가 서로 의견을 주고받아 그 마음을 낫게 하는 일이다.
예전에는 '누가 봐도 너무나 착한 사람인데, 왜 시련이 닥치는가'를 잘 이해하지 못했다. 절대자가 있다면, 참 잔인한 절대자가 아닌가. 속으로 욕도 했다. 지금은 사람이 인생의 고비마다 고통을 딛고 성장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라고 이해하게 됐다. 심리치료사나 상담사는 사람이 살다가 혼자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인생의 문제를 만났을 때, 아픔(pain)을 알아차려 더 이상 고통(suffering) 받지 않도록 돕는 사람이다. 오늘의 공부는 여기까지. 나도 당신도 수고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