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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녕한생글 Sep 11. 2023

청춘

청춘 : 새싹이 파랗게 돋아나는 봄철이라는 뜻으로, 십 대 후반에서 이십 대에 걸치는 인생의 젊은 나이 또는 그런 시절을 이르는 말.

 

‘청춘이란 인생의 어떤 한 시기가 아니라 마음가짐을 뜻하나니.

장밋빛 볼, 붉은 입술, 부드러운 무릎이 아니라

강인한 의지, 풍부한 상상력, 불타오르는 열정을 말한다.

청춘이란 인생의 깊은 샘에서 솟아나는 신선한 정신이다.

 

청춘이란 두려움을 물리치는 용기, 안이함을 뿌리치는 모험심 그 탁월한 정신력을 뜻하나니.

때로는 스무 살 청년보다는 예순 살 노인이 더 청춘일 수 있네.

누구나 세월만으로 늙어가지 않고

이상을 잃어버릴 때 늙어가나니.’

 

29살 2월, 지금의 남편과 겨울의 ‘뮤지엄 산’을 갔을 때 우연히 발견한 글이었다. 어찌나 이 글이 좋았는지 사진으로 남기고, SNS에도 올렸다. 나는 이제 더 이상 20대는 아니다. 이제 시대가 바뀌어 삼십 대가 예전의 삼십 대가 아니라고는 하지만 같은 양을 먹어도 기초대사량이 떨어지는지 불어 가는 살과 떨어지는 체력을 실감하며 ‘아, 나도 나이를 먹는구나. 운동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구나.’라는 것을 절실하게 느낀다.

 

학창 시절 때나 대학생 때는 시간이 참 안 간다고 생각한 적이 많았는데, 직장생활을 시작하고 1년, 2년이 지날수록 시간이 정말 빨리 가서 무서울 때가 있다. 그것보다 더 무서운 것은 위에서 언급한 글 속의 ‘강인한 의지, 풍부한 상상력, 불타오르는 열정’은 다 어디로 사라지고 생기 있던 눈빛은 만성 피로에 절어 점점 흐리멍덩해지고 퇴근 후에는 저녁과 함께 술을 마시거나 집에서는 늘어져 누워만 있는 내 모습을 인지할 때다. 신입일 때는 이해 가지 않던 항상 피곤해하고 무슨 일이든 냉소적이던 선배들의 모습을 어느새 내가 하고 있을 때가 더 무섭다.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새로운 것은 없고, 모든 것에 익숙해지기 때문이다.

 

가수 싸이의 ‘Dream’이라는 곡에 이런 가사가 있다. ‘내게 있을 땐 옆에 있는 게 그게 그렇게 소중함을 소중한지 잊는다. 결국 잃는다. 결국 싫은 나. 그렇고 그저 그런 인간이었다. 감사한 걸 감사할 줄 모르는 간사한 남사스러운 사람. 행복 찾아 왜 먼 산만 바라봤을까. (중략) 믿기 어려운 일 받아들이기 어려운 현실. 원래 혼자 왔다가 혼자 살다가 혼자 떠나가는 외로운 길. 외로움이 굳은살이 되어 그만큼 내게 피와 살이 되어 담담해져 가 점점 변해 가. 무덤덤해져 나 어른이 되어가. (중략) 신이 내게 주신 가장 잔인한 감정 그 익숙함에 눈물 말라간다.’

 

일상의 모든 것에 익숙해져 버렸을 때 나는 이 노래를 계속해서 들으면서 눈물을 흘렸다. 어느덧 나는 가진 것에 감사할 줄 모르는 간사스럽고 남사스러운 그저 그런 인간이 되어있었다. 나는 중학교 3학년 때부터 20대 중반까지는 내가 가진 직업을 꿈이라고 생각하며 살았다. 그래서 이 직업을 갖고 나서는 이 안에서 의미를 느끼고 보람을 느끼려 애썼던 것 같다. 하지만 직장생활을 지속하다 보니 추상적이고 수치화될 수 없는 목표나 꿈은 사람의 동력을 몇 년 못가 금방 시들게 하고 좌절하게 했다. 그래서 누구나 이상을 잃어버릴 때 늙는다는 위의 말처럼 지치고 늙어가고 있음을 느꼈다.

 

20대 후반의 깊은 방황 끝에 30대의 나는 새로운 꿈을 품었다. 내 일상을 글과 그림을 통해 기록하고, 이를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는 사람이 되는 것. 조금은 세상을 더 새롭고 따뜻하게 바라볼 수 있는, 계속해서 성장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래서 더 오래도록 청춘에 머물고 싶다.

 

‘청춘이란 두려움을 물리치는 용기, 안이함을 뿌리치는 모험심 그 탁월한 정신력을 뜻하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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