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가 되고 싶냐는 어른들의 질문에 대답하는 법. #들어가는 글.
"What can I do when I grow up?"
얼마 전 학교 도서관 사서 선생님께서
진로교육에 대해서 고민하는 나에게
책을 한 권 추천해주셨다.
'뭐가 되고 싶냐는 어른들의 질문에 대답하는 법'
민트색 책이 한눈에 쏙 들어오는 게 '우와~ 당장 읽고 싶다.'라는 마음이 들어서
바로 책을 빌려왔다.
'알랭 드 보통이 이런 책도 썼어?'라는 생각과 함께
책장이 술술 넘어가기 시작했다.
올해는 진로 연구를 하며 아이들에게 꿈과 자존감을 찾아주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동시에 나의 진로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물음표를 던지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 이 책을 아이들과 함께 나누기 전에 나 스스로를 돌아보며
나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생각해보면 분주한 하루의 삶에서 '나'가 빠져있는 경우가 꽤 많은 것 같다.
나 역시 학교에서는 아이들과 동료 선생님들 중심으로
가정에서는 가족 중심으로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고는 한다.
물론 아이들과 가족 역시 나와 분리될 수 없는 존재이지만,
이 책을 읽으며 순도 100%의 '나'를 마주하는 시간을 갖고 싶다.
그리고 그 시간 동안 나에게 던지는 질문들, 내 머리를 스쳐가는 생각들을
잡아 두기 위해 이렇게 기록으로 남겨보려 한다.
#들어가며.
'나는 커서 무슨 일을 할까?'
어렸을 때 나는 참 꿈이 많았던 아이였다.
피아니스트, 만화가, 선생님, 의사, 고고학자...
꿈들을 돌고 돌아 지금 나는 초등학교 선생님이다.
이제는 '꿈=직업'이라는 인식은 많이 사라졌지만,
여전히
"네 꿈은 뭐니?", "너는 커서 무얼 하고 싶니?"라는 질문에
아이들은 직업을 찾아 답하곤 한다.
'나의 꿈은 무엇인가?'
'나는 커서 무슨 일을 할까?'
이 질문은 사실 대답하기 무척 어려운 질문이다.
우리 반 아이들에게 물어보니 18명 중 5명은
"선생님, 저는 꿈이 없는데요."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라고 답하고,
7, 8명은
"강남에 집 한 채요!",
"부자요.", "돈 많이 버는 거요!"
라며 자본주의와 물질만능주의 속에서 흔히 하는 어른들의 꿈을
벌써부터 쫓아가고 있다.
아이들은 물론 어른에게도 마찬가지가 아닌 이 질문을
나 스스로에게도 물어본다.
'나는 커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앞으로 무슨 일을 할 것인지,
교사로서 이 일을 계속 할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일을 할 것인지...'
알랭 드 보통은 이 질문에 제대로 대답하려면
자기 자신과 세상에 관해 많이 알고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잘하는지
-무엇에 관심 있는지
-돈이란 무엇인지
-직업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경제는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것과 세상이 필요로 하는 것이 어우러지도록 연결시키는
복잡한 퍼즐을 풀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복잡한 퍼즐을 하나하나씩
책과 함께 풀어보고자 한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나는 커서 무엇이 될 거예요!'라는 질문에
명확하게 답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아마 그건 어려울 것이다.
그럴 수만 있다면, 꿈 찾기, 진로 교육은 이 책 한 권으로 끝날 테니까.
알랭 드 보통이 말했듯 이건 정말 복잡한 퍼즐일 테니 말이다.
그래도 복잡한 퍼즐의 한 귀퉁이를 찾아가는 한 걸음은 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