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육아휴직.. 원대한 계획과는 현실 다이어트 중
아빠 육아휴직.. 원대한 계획은 있었지만 현실은 강제 다이어트
아빠 육아휴직과 엄마 휴직에 대한 우리 부부의 육아 계획은 세령공주를 임신했을 때
최소 2년은 엄마 아빠가 아이를 케어하자어
어떻게 말도 못 하는 어린아이를 남의 손에 맡기느냐
우리 부부뿐만 아니라 대다수 부모들이 같은 생각을 할 것이다.
더군다나 우린 오랜 임신 계획과 인공수정 그리고
시험관 거기에 두 번의 유산이란 아픔까지 겪으며
어렵게 품에 안은 아이였기에 소중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만약 그런 소중한 우리의 보물이 뉴스에 나오는 어린이집에서 일어나는 입에 담기도 무서운 그런 일을
당한다면... 난 아마도 무슨 짓을 저질러도 크게 저질러 버리고 말 것이기에..
그렇게 계획한 우리의 계획은 우선 1년 6개월은 마누라님 육아휴직을 통해서 세령이를 돌보고 6개월은 아빠가 육아휴직을 해서 최소 2년은 부모 손에서 아이를
케어하는 게 계획이었다.
부모 둘 다 아무 이상 없고 건강한데 아이는 생기지 않고..
의도치 않게 결혼 후 4년이 지나도록 생기지 않던 천사가 이렇게 내 앞에서 활짝 웃었던 이 순간은
어떤 말로도 100%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내 아이를 낳아본 분들이라면 다 공감될 것이다.
이런 귀한 내 새끼를 다른 사람 손에 맡겨야 된다고??
우리 애는 우리 손으로 키워야지!! 그럼!!
너무나도 무지한 초보 엄마 아빠
아마 이것부터가 현실을 잘 모르는 초보 부모의 이상과 같은 계획이 아니었을까?
남의 손에 맡겨지는 건 태어난 그 순간부터였다.
제왕절개로 태어난 우리 아이는 엄마의 회복을 위해 일주일 동안 신생아실에서 간호사 이모님들의
보살핌으로부터 시작하여 산후조리원 그리고 산후조리원 퇴소 후 한 달 정도 돌보미 이모님까지..
정작 두 달 정도 되는 이 기간 동안에 아이는 부모의 손보단 다른 사람의 손에 의해 키워진다 해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니다.
요즘은 임신했을 때부터 어린이집을 알아본다고 하는데 우리는??
태아보험은?? 모르는 것 투성이었다 ㅎㅎㅎ
우리 부부는 아이 육아에 관심은 많지만 그렇다고 매우 열정적인 부모는 아니다 라는 게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물론 와이프는 나랑 다른 생각을 갖고 있을 수 있지만
여하튼 내 생각은 그러하다.
하지만 이랬던 내 생각은 다른 부모들처럼 점점 아이가 커가는 모습을 보면서 바뀌는 듯하다.
예를 들어 그냥 건강하게만 자라다 오란 생각에 바람이 하나씩 붙기 시작한다.
고려대 최초의 여자 응원단장 그 한 예로 아빠의 꿈이 이렇게 하나둘씩 생기는데...
부모가 아이에게 무엇이 되면 좋겠다는 이런 생각을 투영시키는 건 매우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걸 알지만!! 이 바보 같은 아빠의 마음은 바라고 있는 게 있다는 게 문제다. 정신 차려!!
이 사진 속 인물은 고려대학교 최초의 여자 응원단장으로 졸업 후 변호사가 되었다는 분이다.
변호사는 바라지 않고 난 저 사진 속 호랑이 붉은 망토를
걸친 저 여자분이 훗날 우리 세령이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얼마나 멋진가!!
이 영상을 수십 번을 돌려봤는데 볼 때마다 몸에 소름이 돋는다.
만약 이 바보 같은 아빠의 꿈이 현실로 이루어진다면 난 저 무대 앞 맨 앞줄에서 미친 듯이 뛸 것이다.
그때 내 나이 60줄이지만 무슨 상관이랴.
내가 그토록 원하던 모습으로 내 딸이 무대에 서있는데!!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뒤늦게 어린이집을 알아본 결과 알게 된 충격적 사실!!
어린이집을 보낼 거면 1살 때부터 보내야지 2~3살 중간에는 들어가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Why???
이유를 들어보니 어린이집도 TO라는 게 있기 때문에
빈자리가 생겨야 아이를 보낼 수 있고 보통 1살 때부터
반이 꾸려져 그 반이 계속 유지되기 때문에 TO가 잘 안 생긴다는 것이다.
간혹 이사나 특별한 경우가 있어서 빈자리가 나오긴
하지만 그런 불확실성을 기대할 수 없었다.
결국 우린 우리의 생각과는 다르게 아직 만 한 살이 되지 않았던 걷기는커녕 이제 겨우 조금 앉고
기어 다니면서 조금씩 서보려고 애쓰는 세령이를 어린이집에 보내야 했다.
처음 보내고 며칠 동안은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
행여나 어린이집에서 연락이 올까..
아님 일하는 중에도 와이프한테 무슨 일이 생겼다고
연락이 올까 봐 내 신경은 온통 어린이집에 간 세령이에게 쏠려있었다.
처음엔 30분.. 1시간.. 2시간.. 이렇게 시간을 조금씩 늘려가면서 아이를 맡기는 훈련을 했지만
그래도 아이를 남의 손에 맡기는 게 불안한 건 어쩔 수 없어 밤마다 아이를 목욕시킬 때마다 온몸을 구석구석 다 살펴보기도 했다.
혹시 아이 몸에 상처가 없는지..
어디 아프지는 않은지 눈으로 살펴보고 손으로 다 만져보는 시간이 있었다.
다행히 우리가 보낸 어린이집이 믿을만했고 아이도 적응을 잘해줘서 처음 계획했던 우리의 생각과는 조금
달라졌지만 현시점에서 결과적으로 봤을 땐 미리 보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여전히 회사 동료 중엔 "3살 전에는 보내는 거 아니다" "왜 와이프가 육아휴직이 가능한데 보내느냐"
등등의 충고가 있지만 그건 우리 가족의 상황을 잘 몰라서 하는 말 아닌가.
각자가 처하고 있는 상황이 다 다른 거니 우린 우리 상황에 맞게 헤쳐나갈 수밖에..
물론 동료들의 말이 어떻게 보면 맞는 말이기도 하다.
가장 이상적인 케어는 부모가 온전히 아이를 키우는 게 아니겠는가.
하지만 돌이켜보면 어린이집을 일찍 보내지 않았다면 와이프가 무척 힘들어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예전에도 있었지만 내가 육아휴직을 하고 나서 한 달이 넘어가는 지금에서 봤을 때 정말 잘 보냈다는
생각이 매일 든다. 어린이집을 안 갔다면 내가 지금 세령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난 뒤에 이렇게 노트북 앞에
앉아서 이 글을 쓰고 있지도 못할 테니까 말이다.
세상 모든 남편들은 알고 있겠지만 혹시 모르는 남편들에게 한마디 하겠다.
와이프가 행복해야 가정이 행복하다
어린이집은 사랑입니다. 감사합니다. 에코 빅스맘 어린이집!
아빠 육아휴직 이야기는 2편에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