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감성달 Sep 27. 2021

성난 말들은 나에게서 나와서 다시 나에게로 오더라

 내뱉으려는 말이 입속을 다 돌기도 전에 나가버렸다.

잔뜩 성이  말들이 입속을 맴돌고 보드라운 솜뭉치가 되어서 나가야 소심한 나의 가슴 덩이가 후회가 없는데 

오늘은 틀렸다.


 이미 나가버린 성난 말들은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할퀴고 뜯다가  성이  채로 돌아온다.

돌아오는 성이 난 것들을 내쳐버리고 싶지만

내가 손을 내 젓기도 전에 이미 가슴팍에 꽂혀버린다.


 이미 나를 떠난 성이 난 말들은

내 것이 아니지만 내 집처럼 다시 돌아오는 성난 말들 덕에

작은 입으로 내뱉는 말들을 곱씹게 된다.


 -그냥 좀 질러봤다. 나도 성질 있는 사람인데..


그래도 소용없다.

나에게 고향처럼 돌아오는 출처가 '나'인 성난 말들은

어김없이 언제라도 다시  성난 손톱으로 

나에게 돌아오더라.

알면서도

알면서도 또


내 입속을 꽃밭으로 가꾸기는 매일매일 물을 주고

잡초를 뽑고 세심한 손길이 필요한 것이리라.


어떤 때에도 입속을 맴돌고 내뱉은 말들이

후회할 일이 훨씬 더 많았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말이 있다.

그 말들이 보드라웠으면 좋겠다.

나에게서 나가는 말들이 솜뭉치 같았으면 좋겠다.


당신과 나 사이에는 솜뭉치 가득한 꽃밭이었으면 좋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내마음 한톨의 감정도 신경쓰는 당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