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이미 빠르니.
요즘 아침 시작을 새벽 4시에서 4시 30분정도로 합니다.
처음에는 일어나기 너무나 힘들었지만 어느정도 익숙해지니 할만합니다. 새벽기상을 하려면 저녁에 무리하지 말고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 합니다. 과음이나 늦게까지 유투브를 본다거나 의미없이 인스타그램을 보면서 시간을 보내면 어느덧 12시가 되더라고요.
새벽에 일어나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이 시간이 유일한 저만의 시간입니다. 이 시간에 의자를 바닥에 끈다거나 쿵쿵거리며 걸어다니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자율감이 있습니다. 그리고 싶은 그림도 그리고 책도 보고 이야기도 씁니다. 다른 시간이 배터리를 사용하는 시간이라면 이 시간은 충전을 하는 느낌이 듭니다.
아침 6시 30분부터 출근준비를 합니다. 현재 주부역할을 하는 남편은 아침에 커피나 아침거리를 챙겨줍니다. 7시 30분에 딸이 일어나면 얼굴보고 인사하고 잠시 얘기도 합니다. 그리고 8시가 되기전에 나옵니다.
요즘 회사가 바빠서 12시 30분에 점심시간인데도 밥먹고 바로 일을 합니다. 야근을 안하려고요. 야근을 하면 저녁시간에 가족이랑 보내지도 못하는데다가 늦게 자게되고 새벽기상도 못합니다. 최대한 일은 야근없이 몰입해서 낮시간에 하려고 합니다.
물론 집에 오면 상당히 피곤하긴 합니다.
퇴근시간이 되면 버스시간을 보고 정류장으로 옵니다. 그리고 사람이 많은 버스를 탑니다. 자리가 있으면 좋겠지만 없을때도 있습니다. 집에 도착하면 바로 손 씻고 옷만 갈아입고 저녁을 먹습니다. 하루동안 있었던 일들을 남편과 딸에게 듣습니다. 이야기를 하다보면 시간이 가고 씻고 잘 시간이 됩니다.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왠지 빨리감기로 지나가는 느낌이 듭니다.
어릴때는 시간이 너무 늦게가서 지루했습니다. 학창시절이 되니 시간이 그냥 제시간대로 흘러가는 느낌이었습니다. 성인이 되고부터는 시간이 빠르게 느껴졌습니다.
이제는 시간이 너무 빨라서 스쳐지나가는 시간에 놀랍니다. 내가 빠르게 살게 된건지 정말 시간이 빨라지는건지도 헷갈립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알게 되는 건 많고 하고 싶은 건 많고 붙잡고 싶은것도 많아집니다. 근데 시간은 반대더라고요.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후회하고 아쉬운 게 많아지는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어릴때로 다시 돌아갈거냐고 묻는다면 아니라고 할거에요.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는 알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지금 깨닫게 된 걸 그때는 모르기 때문에 저는 지금이 좋습니다. 하루하루를 느리게 살려고 새벽에 일어납니다. 이 시간은 온전히 천천히 흘러가게 내버려 두고 싶습니다. 내 시간의 주인은 나인데 어째 나는 시간에 끌려가는 기분이 듭니다. 천천히 생각하고 천천히 움직이고 싶습니다.
숨도 천천히 쉬고 고민도 덜 하고요.
천천히 걷고 덜 뛰고 싶습니다.
세상 사람들, 세상의 시간들이 다 앞질러가고 빠르게 움직여도. 나는 내가 뛰고 싶을때 뛰고 내가 멈추고 싶을때 멈추고 싶습니다. 시간의 주인이 나이고 싶어요.
내가 할수 있는 건 내가 조절하는 방법밖에 없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조절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듭니다. 그게 나를 사랑하는 방법이자 스스로 느리게 살아가는 방법이라 지금도 여전히 앞으로도 할 것 같습니다.
한동안 뜸했던 글도 하고자 하는것도 다시 조금씩 시작을 했습니다. 조급한 마음에 빨리 뛰다가 지쳐서 포기한 것들도 조금씩 합니다.
매일 글을 하나씩 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역시 글이 남는다는 건 내 시간의 흔적이라 그냥 무수히 지나간 시간이 아니라는 증거 같아서 뿌듯합니다. 언젠가 또 보게 된다면 이 시간에 너는 그랬구나 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