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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그린 Mar 11. 2024

임신을 돈으로 사는 기분

애타게 기다려도 안 되는 일

남편의 제안에 고민은 더욱 길어졌다.


새로운 병원에 가서 인공수정을 다시 시도해 볼 것인지 시험관을 시도해 볼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마음을 비우고 자연임신을 기다릴 것인지.선택은 늘 어렵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라고 하지만 아기천사가 우리에게 오는 방법을 내가 선택해야 한다는 건 꽤 무거운 마음이었다. 혼자 며칠을 고민했다.

불현 득 떠오른 생각은 밥도 억지로 먹으면 체하듯 인생도 다를 바 없다였다.


'어휴 됐어. 무슨 시험관이야. 그래 돈 쓰면서 마음 졸이지 말고 천천히 기다리자..'


그렇게 마음을 다잡고 일상생활을 했지만,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내 속마음들 때문에 다시 흔들리기 시작했다.


"아니 근데 생기지도 않은 아이에 대한 모성애는 왜 이렇게 크고 난리야. 왜 이렇게 임신에 집착하는 거지?"


빨래를 터덜터덜 게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옷을 정리하고 난 후엔 또 잊혔다. 남편이 잠든 밥 옆에 누운 지 1시간이 지났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억지로 눈을 감았다. 나 자신에게 끊임없는 질문이 쏟아졌다.


‘지금까지 한 게 아깝지 않아? 이미 3번 했으면 몸도 인공수정의 패턴에 길들여졌겠다. 그냥 다른 병원에 가볼까?

아니야.. 시험관은 주사도 더 많이 맞아야 하고 몸이 더 힘들다는데 잘할 수 있을까?'


씨앗을 뿌린 땅에서 싹을 틔울 것인가 새로운 땅에 씨앗을 심어 볼 것인가.

그것은 마치 긍정적 자기 최면을 걸며 익숙함에 안주할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도전을 할 것인가와 같은 거였다.

남편에게 결정장애의 모습을 오래 보이긴 싫었다. 2주간의 시간이 흐르면서 수백 번도 더 고민을 했더니 어느새 마음이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었다.

뭐든 시도하지 않고 후회하는 것보다 안되더라도 끝까지 해보고 미련을 없애기로 마음을 결정했다.


“오빠 시험관 한번 해보자..."

"결정했어? 할 수 있겠어? "

"응. 후회하더라도 해보고 하는 게 좋을 거 같아"


큰돈이 지출되는 것이 부담스러웠지만 의술을 빌려서라도 아이를 만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는 생각이 짙었고 용기를 내어 남편과 병원을 다시 다니기 시작했다.

남편은 우리의 2세를 위해 그리고 매주 병원을 다니며 힘들어할 나를 위해 휴직에 들어갔다. 그렇게 우리는 아이를 만들기 위한 매시간을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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