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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eamHunter Sep 20. 2023

변태 탄생 4/4 - 성도덕과 현대인의 신경병

정신분석

Die ›kulturelle‹ Sexualmoral und die moderne Nervosität (1908)

우리말 번역: <문명적> 성도덕과 현대인의 신경병 / 문명 속의 불만 - 김석희 옮김 (열린 책들, 2012) 발췌


이 글이 마지막입니다. 지난 글에서 이어집니다. https://brunch.co.kr/@dreamhunter/86




한 인간 성생활을 보면 그 사람 삶 전반에 대한 <반응 양식>을 볼 수 있다. 사랑 대상을 얻기 위해 돌진하는 사람은 다른 목표도 그처럼 정렬을 가지고 추구하고, 그런 행동을 삼가는 사람은 삶에 다른 영역에서도 밀어붙이기보다는 타협하고 순종하는 식이다. 이처럼 성생활이 다른 기능 작용 방식을 규정한다는 것은 특히 여성에게 잘 맞는다. 


여성은 성문제에 커다란 호기심을 느끼면서도 이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지면 안 된다는 가르침을 받고, 그런 호기심은 여성답지 못할뿐더러 음탕한 기질이라고 비난받고 겁먹게 된다. 이런 <사고금지>는 불가피한 연상작용을 통해, 또는 성영역을 넘어서 모든 삶에 영역으로 확대된다. 성억제가 만든 <사고금지>는 지능 발달에도 악영향을 준다. 


금욕 문제를 고찰할 때, 두 가지 형태로 나뉜다. 자위를 포함한 모든 성행동을 자제하는 것이랑 성교만 자제하는 두 가지이다. 특히 유아들이 보이는 자기 성애 행동이랑 연결된 성만족에 빠지게 되면 성생활이 유아기 형태로 퇴화하면서 다양한 종류의 신경증이랑 정신병에 걸리기 쉽다. 게다가 지금 문명은 자위도 금하기에 완벽한 금욕을 하려는 젊은이들에게 좌절감을 준다. 


자위행위는 <탐닉>을 통해 여러 가지로 도덕 품성을 타락시킨다. 첫째, 자위행위는 목적을 달성함에 있어 온 힘을 쏟는 대신 손쉽게 이루는 법을 가르친다. 위에서 말한 성생활이 한 개인 삶에 반응 양식을 결정한다는 원칙을 상기시킨다. 둘째, 자위는 현실에서는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장점만 지닌 가공인물을 대상으로 삼는 문제가 있다. 




이성 간에 성기 결합을 피하는 것이 금욕 핵심이 되었고 성도덕은 정상 성교를 무자비하게 박해했으며, 성병에 걸릴 위험 때문에 위생학도 이를 도왔다. 그 결과, 이성 사이에 성교에서 생식기 이외에 다른 부위가 성기 역할을 떠맡는 도착 형태 (흔히 말하는 변태) 성행위가 사회에 퍼졌다. 이런 도착 행위는 진지한 사랑보다는 편리한 유희, 어떤 위험도 수반하지 않고, 정신 감응도 없는 놀이로 타락시키기에 윤리 관점에서도 온당치 않다.


정상 성생활 어려움이 낳은 또 다른 결과는 동성애 확산이다. 타고난 체질 때문에 동성애자가 된 사람도 있고, 어린 시절 동성애 맛을 들인 사람도 있지만, 성인이 된 뒤에 리비도(e.g. 성욕) 배출구가 막히는 바람에 동성애라는 옆길로 빠져 버린 사람도 상당하다.


금욕으로 인해 초래한 불가피한 결과들은 한 가지 공통점이 있는데, 그것은 결혼 생활에 대한 준비를 완전히 망쳐 버린다는 것이다. 문명에서 결혼은 성충동을 즐길 유일한 상속자로 여기지만, 실제론 피해를 본다. 자위행위나 도착 성행위에 탐닉한 결과 정상에서 벗어난 방법으로 리비도를 만족시키는 상황과 조건에 익숙해져 버린 남자들은 부부 생활에서 충분한 성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금욕으로 처녀성을 지켜온 여성들도 결혼한 뒤 정상 성교에는 불감증을 보인다. 양쪽이 다 사랑하는 능력을 거의 잃어버린 상태로 시작한 결혼 생활은 그렇지 않은 결혼보다 빠르게 해체 과정을 밟는다. 즉 곤혹스러운 성생활은 성교를 포기하게 만들고 더불어 결혼 생활 토대도 포기하게 된다.


주위에서 이런 부부들을 얼마든지 관찰할 수 있고 이런 상황이 초래하는 가장 두드러진 결과는 신경병이다. 

   

이런 결혼 생활에서 태어난 외동아들이나 외동딸이 어떤 영향을 받는지 보자. 얼핏 보면 유전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조사해 보면 유아기에 받은 강력한 인상이 초래하는 하는 것은; 남편에게 만족하지 못하고 신경증에 걸린 아내는 사랑에 대한 욕구를 자식에게 옮겨서 자식을 지나치게 보호하고 걱정한다 (마마보이는 엄마 신경증에서 탄생한다는 이야기가 여기서 나오네요. 마마보이에 대한 글 아래 다시 첨부하겠습니다). 

 

이런 영향을 받은 아이들은 성-조숙증을 겪는다. 게다가 부모 사이가 나쁜 것은 자식 감정을 자극하여 아직 어린 나이지만 격렬한 애증을 느끼도록 만든다. 그런데 엄격한 자녀 교육은 성 본능에 대한 억제를 부추긴다. 성 본능에 일찍 눈뜬 아이가 어떤 성행동도 용납하지 않는 엄격한 가르침을 받으면 당연히 갈등을 느끼게 된다. 어린 나이에 겪는 이 갈등은 평생에 걸친 신경증을 유발하는 데 필요한 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다.




환자나 환자 가족 심지어 의사들까지도 신경증을 하찮은 병으로 가볍게 여기고 있다. 무지해서 이기도 하고 환자를 잠시나마 위안시켜 주려는 것에 불과하다. 만성 신경증이 삶에 큰 장애가 된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사회 규제에 복종하는 대가로 신경병 환자가 늘어난다면, 사회는 이익을 얻었다고 할 수 없다.


흔한 사례를 보자. 결혼 생활을 시작했으나 과도한 금욕으로 성욕이 없거나 도착 행위로만 섹스를 하려는 남자를 사랑할 수 없는 여자들은 흔하다. 하지만 교육을 통해 남편을 사랑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배운 여자들은 실제로는 그럴 수 없기에 모순된 상황에 놓인다. 결국 진실을 표현하고 싶은 충동은 억제하고 남편을 사랑하는 다정하고 상냥한 아내 역할을 연기하기 위해 특별한 노력을 기울인다. 


이런 자기 억제는 결국 신경병을 초래할 테고, 이 신경증은 사랑하지 않는 남편에게 즉시 앙갚음을 할 것이다.


이런 억압은 단순히 성충동뿐 아니라 다른 모든 충동에서도 같은 결과를 나타낸다. 기질상 사납고 잔인한 성향을 타고난 남자가 그 성향을 억제한 결과 지나치게 친절한 사람이 되었다고 하자. 그는 자기 성향을 억제하는 일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 것에 비해 상응하는 보상은 얻지 못한다. 


성행동을 제한하는 것은 인생을 즐기는 개인 능력을 손상시켜 삶에 대한 불안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증폭시키는 것이 보통이고, 그래서 어떤 목적을 위해 기꺼이 목숨을 걸 마음이 사라지게 된다. 그 결과 아이를 낳고 싶어 하는 경향이 줄어들고, 그리하여 그런 공동체나 집단은 미래에 전혀 공헌하지 못한다.


이런 관점에서 현대 문명이 강요하는 성도덕이 과연 우리에게 강요하는 희생을 상쇄할 만한 가치가 있느냐는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만약 우리가 쾌락주의를 따라 개인 행복을 만족시키는 것이 문명 발전 목표라면 이런 문제는 더욱더 커진다. 물론 사회 개혁안을 내놓는 것이 의사가 할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의사인 내가 이 문제를 제기하는 까닭은, 문명이 강요하는 성도덕이 주는 온갖 악영향이랑 그로 인한 신경증 확산이 중대한 관련이 있다는 점을 지적함으로써, 개혁안이 시급히 요청된다는 주장에 지지를 보내는 것이 온당하다 생각하기 때문이다. 




자, 이것으로 제가 가장 좋아하는 프로이트 선생님 논문 발췌 요약을 마치겠습니다. 젊은 이들이 교육 제도 안에서 성욕을 억제받으며 공부하는 등에 문제는 사실 100년 전이나 지금이나 논쟁거리이며, 사람마다 문화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청소년들이 성욕을 함부로 남용하는 것을 찬성하는 사람은 지금 문명에서는 많지는 않지만 그로 인해 우리 사회는 어느 정도 도착, 즉 변태를 양산하게 됩니다. 지난 글에도 나왔지만 그렇다고 성욕을 마음껏 휘두르고 황제처럼 성장한 어린이는 좋은 사람이 될까요? 이 역시 답이 될 수 없다고 하십니다.


보시는 것처럼 논문은 명확하고 모두에게 적용될 수 있는 답을 주지 않고 마무리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사람마다 기질이 다르고 증상도 만별萬別한데 어찌 한 두 가지 답변이 적용이 될까요? 프로이트 선생님 역시 그렇기에 답을 피하신 것 같습니다. 신경증이나 이런 증상들은 철저히 개인사이며 '정신분석가'랑 ''사이에서 해결해야 될 문제입니다.



모두들 사랑하며

이만 총총




아난케, 정신분석실, 동탄, 2023



https://brunch.co.kr/@dreamhunter/74





추신: 곧 수술을 합니다. 수술 잘 마치고 와서 다음 글 진행하겠습니다. 지금 준비하는 것은 <날 사랑한 관광객>입니다. 좋게 이야기하면 점점 시리즈에 뼈대랑 스토리가 잡혀가는데요. 자칫 식상하게 되어가는 것인지 불안합니다. 작가님들 독자님들께서 보시고 냉정하게 판단해 주세요. 그럼 잠시 다녀오겠습니다. 만약 마취에서 깨지 못한다면 이 글이 제 유작이겠네요. 헤헤^^

총총



내 다섯 번째 전자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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