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내가 질병이든 사고든
갑자기 죽게 된다면
직장 동료들 혹은 지인들의 반응은 어떨까를
상상해보았다.
심리적 거리감이나
일상적 친밀도의 차이에 따라
각양각색의 반응들이 있겠지만
많은 이들에겐 하나의 news 정도로
다가오지 않을까 싶다.
"그 사람 ○○로 죽었대~"
티비를 보며 저녁식사를 하는 가운데
드라마나 영화 속 이야기를 하듯
아무렇지도 않게, 그렇게.
당사자와 그의 가족들에게는
어떤 수단과 방법을 다하더라도
결코 돌이킬 수 없는
완전한 절망과 영겁의 공포와도 같은 것일지라도.
그런 생각을 하다보면
나에 대한 애정 어린 관심과 시선은
1도 없는 무심한 타인(들)에게
그 많은 시간과 감정과 에너지를 소모하는 게
무슨 어리석은 짓인가 싶다.
어쩌면
가장 완벽한 고독이라 할 수 있는
나의 실존적 죽음을
차분히 응시하다보면
시간과 에너지를
어디에 쏟아야할지,
누구를 위해 무엇을 향해 살아야할지가
보다 명확해지는 느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