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만 봐도 축구가 보인다_통계 기록으로 살펴보는 축구

손흥민의 코너킥 골이 들어갈 확률은 얼마였을까

by 장작가



가끔 나는 생각해본다. 지금 현재 우리가 보고 있는 형태의 축구가 영국에서 시작한 것은 언제쯤 일지. 장지원 작가가 쓴 《세상은 축구공 위에 있어》를 보면 1863년에 런던 주위의 12개 팀이 축구협회를 세우고 통일된 규칙을 만들었고 그 때부터 지금과 비슷한 형태의 축구가 시작되었다고 전한다. 그리고 그 이후로 150년 넘는 시간이 흘렀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하듯이, 축구도 시시각각 변한다. 지난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대회에서 우리나라와 포르투갈의 경기에서 경기 종료 전 극적으로 득점에 성공한 황희찬은 입고 있던 상의를 벗어던지며 기쁨을 표현했다. 그리고 TV화면에는 황희찬이 입고 있던 검정색의 요상한 스포츠 브라탑이 드러났다. 150여년 전 처음 지금 형태와 유사한 ‘축구’가 시작했을 때, 선수들은 이 모습을 상상할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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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황희찬이 경기 중 입고 뛰었던 스포츠 브라탑은 실제 브라는 아니다. 이는 전자 장치중 하나인데 EPTS, 다시 말해서 Electronic Performance & Tracking System 이다. 이 요상한 전자 장치에는 GPS가 달려 있고, 이를 통해서 선수들의 미세한 움직임 하나하나를 감지하고, 심장 박동수, 순간속도, 뛴 거리 등을 측정할 수 있다. 무려 400가지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어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보여주는 모습을 수치화할 수 있는 전자 장치다.


구글 안경과 같이 입는 형태의 전자 장치가 우리 일상 속으로 다가온 다는 소식을 뉴스를 통해서 본 적이 있다. 그런데 축구 선수들은 어느 새 그런 기술과 무척 가깝게 지내고 있었던 것. 이런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서 축구에서 이전에는 알기 힘들었던 여러 측면들이 수치화되고 있고, 사람들에게 흥미로운 통계 기록을 보여준다.


그래서 최근에는 경기를 보지 않더라도 실제 경기 후, 통계 사이트에 업로드 된 실제 기록을 보면서 경기 양상이 어땠는지를 한 번 가늠해볼 수도 있다. 아래 통계 기록은 축구 통계 사이트 풋몹(https://www.fotmob.com/ko)의 화면 중 일부를 캡처한 것이다. 토트넘 핫스퍼FC(이하 토트넘)와 맨체스터 유니이티드FC(이하 맨유)의 실제 경기 기록이고, 4:3로 토트넘이 승리를 거둔 경기였다.


1.jpg 좌측이 토트넘, 우측이 맨유



경기는 토트넘이 이겼지만, 볼 점유율은 맨유가 더 높았다. 46% 대 54%로 8%차이다. 맨유가 공을 토트넘 보다 공을 더 많이 가지고 있으면서 토트넘을 공략했다고 생각해볼 수 있다. 바로 밑에 xG(expected Goal) 기대 득점으로 불리는 통계 수치가 나와 있다. 토트넘은 0.67인데 맨유는 무려 2.56이다. 이러면 아마도 맨유가 토트넘에 비해서 더 좋은 득점 기회를 많이 만들었는데 이를 살리지는 못해서 졌다고 생각할 수 있다. 실제로 득점을 할 수 있는 큰 기회(Big Chance)가 토트넘에게는 2회, 맨유에게는 4회 있었다. 그리고 그 기회를 토트넘은 100% 살렸는데, 맨유는 1회를 놓친 것이다. 축구에서는 아무리 공을 많이 점유하고 있더라도 결국 주어진 기회를 득점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그 점, 다시 말해 골결정력에서 토트넘이 맨유보다 좋은 모습을 보여준 경기라고 할 수 있었다.


축구 경기에서 공을 점유하고 상대에게 내주지 않는 것은 중요하다. 공을 잘 가지고 있을수록 우리가 공격할 수 있는 시간은 늘어나고, 상대가 공격할 수 있는 시간은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볼점유율 수치를 제일 먼저 살펴 본다. 축구는 두 팀이 맞붙는 경기이고, 공은 하나이다. 그리고 두 팀은 서로 상대팀의 골대에 골을 넣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골을 넣기 위해서는 공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축구 경기가 펼쳐지는 동안 얼마나 공을 소유했는지를 알려주는 수치가 바로 ‘볼 점유율’이다.

몇 년 전에는 ‘볼 점유율’을 보고 내가 응원하는 팀이 경기를 잘했나 못했나를 판단하기도 했다. 하지만 ‘볼 점유율’이 높다고 해서 골을 넣고 이기라는 보장은 없다. 상대 팀이 수비를 위해서 그들의 골문 앞에 진을 치고 있고, 잘 나오지 않는다면 우리 팀의 수비나 골키퍼들은 상대적으로 쉽게 패스를 주고 받을 수 있다. 우리 팀의 후방에서 다시 말해, 수비와 골키퍼들 간에 패스를 주고 받다보면 ‘볼 점유율’은 자연스럽게 올라가게 마련이다.


그래서 ‘xG(expeckted Goal)값’이라도 부르는 기대 득점 수치를 살펴 볼 필요도 있다. 특정 선수가 골문을 향해 슛을 시도할 때, 그 상황에서 골이 들어갈 확률을 수치로 나타낸 것이다. 보통 패널티킥의 경우, 아무런 방해가 없기 때문에 값이 매우 높다. 반면에 먼 거리에서 시도하는 슛일수록 xG값이 낮다.


2.jpg 손흥민의 코너킥 골 기대득점(xG)


토트넘과 맨유의 경기에서 손흥민의 네 번째 골은 기대 득점이 0.01이었다. 말 그대로 골 들어갈 확률이 1%밖에 안 되는 상황에서 손흥민이 골을 넣었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손흥민은 코너킥을 직접 골로 연결했다. 그가 찬 공은 바나나처럼 곡선을 그리며 골문으로 들어갔다. 코너킥이 바로 골로 들어가는 경우가 없지는 않지만 자주 보기 힘든 장면이긴 하다.


우리가 볼 수 있는 통계데이터에는 공격 관련된 것뿐만 아니라, 수비와 관련된 것도 많이 있다. 예를 들어, 태클 성공 횟수와 성공률, 가로채기 횟수, 골키퍼의 선방 횟수, 그리고 볼경합 성공 횟수와 성공률이 있다. 해당 경기에서 공격 지표는 대부분 맨유가 앞서 있는데, 수비 관련 지표는 토트넘이 더 우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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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는 태클과 가로채기에서는 토트넘을 앞서 있지만, 볼차단, 걷어내기, 골키퍼 선방, 그리고 볼 경합에서 토트넘에 튀쳐졌다. 수비적으로 적극성이나 집중력이 좋지 않아서 그랬던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후반전에 오랜 시간 동안 맨유가 토트넘에게 파상 공세를 취하면서 토트넘의 수비 관련 지표가 높아진 것도 무시할 수 없을 것 같다.


3.jpg 공격위협 그래프. 위가 토트넘 아래는 맨유. 맨유가 후반전 오랫동안 맨유에 공세를 취했다




하지만 맨유 팬이라면 누구든 이 경기가 억울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왜냐하면 손흥민의 코너킥 골 장면에서 토트넘 공격수와 맨유의 골키퍼가 경합하는 상황에서 신체적인 접촉이 일어났고, VAR이 있었다면 골 취소가 될 수도 있는 장면이었다. 하지만 해당 경기는 프리미어리그가 아닌 칼링컵 8강전 경기였고, VAR은 없었으며, 경기는 그대로 진행되었다. 맨유가 연장전에 한 골을 더 따라 붙었지만 경기는 4:3 토트넘의 승리로 마무리되었다.


축구는 컴퓨터 앞의 숫자로 표현되는 것이 아니라, 선수들의 움직임 하나하나로 그 매력이 드러나는 스포츠다. 하지만 이렇게 통계 데이터를 통해서 축구의 여러 측면을 바라볼 수가 있어 통계 자료 보는 재미가 있다.

기술의 발전과 함께 선수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기록과 통계로 만나볼 수 있어 무척 흥미롭다. 축구을 다양한 방식으로 바라보고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선수가 경기 중 남긴 기록을 통해서 어떤 선수인지 파악할 수 있고, 실제 축구 경기를 볼 때 그 선수의 경기 모습에 보다 더 집중해서 보기도 한다.


여러 기록과 통계 자료 속의 수치들이 축구의 전부는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축구 팬들이 흥미를 가져 볼 만한 여러 자료들이 가공되어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







안녕하세요. 글공장의 장작가입니다. 앞으로 우리 시대 흥미로운 축구 이야기를 매주 전달해 드리려고 합니다. 많은 구독과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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