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에세이
독서코칭선생님으로 초등학생들을 바라보면서 이런 생각을 하는 때가 있다.
‘나도 저 나이 때 저런 생각을 했을까?’
토론 수업을 하다가, 아이들이 질문을 하였다.
“선생님은 무얼 가지고 싶으세요?”
갑작스러운 질문에 당황하였다. 예상치 못한 질문에 방심한 나는 계속 흘러내리는 앞머리가 신경 쓰이는 터라, 앞머리를 이리 만지고 저리 만지고 하였다.
“선생님은 앞머리를 고정하는 머리핀을 가지고 싶어.”
라고 대답을 해주었다. 그러자 한 친구가 웃으며 말했다.
“그러면 제가 가진 머리핀 하나 드릴게요.”
그 마음만으로도 감사해 고맙다고 말하고 하루가 지났다.
공부방 문을 열면서 해맑게 들어온 그 아이의 손에는 검은 비닐봉지가 들려있었다. 얼마나 흔들고 왔는지 꾸깃꾸깃하고 너덜너덜해진 봉지는 거의 사망 직전이었다. 고사리손으로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단단히 묶은 봉지를 풀어 그 안에 있는 ‘핑크 머리핀’과 ‘노란 머리핀’을 내 손에 올려주었다.
“선생님, 제가 가장 좋아하는 머리핀이에요. 선생님 가지세요.”
손에 올려진 머리핀을 보면서 아이의 순수한 마음이 반짝이는 걸 느꼈다. 어느 다이아몬드보다 빛나는 머리핀을 바라보면서 감사를 느꼈다.
감사는 거창한 행동이나 사치스러운 선물이 아니다. 해맑게 웃는 모습, 새로운 단어 알게 되어 기뻐하는 모습, 어려운 글들을 읽고 즐거워 모습이 바로 나에게는 선물이다. 나에게 선물할 때 같은 미소를 짓는 그 아이를 본다. 순수한 마음은 우리의 모든 순간을 감사하게 만든다. 그 고마움을 느끼게 해 준 아이가 고마웠다. 책에서 배울 수 없는 그 마음 꼭 어른이 돼서도 반짝이며 빛나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