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에세이
“ 내 이야기 좀 들어주세요.!!!”
한 남자가 아파트 옥상에 올라가 소리를 지르고 있다. 목에 핏대를 세우고 배에서부터 소리를 끌어 모아서 사람들에게 외친다.
아파트 앞을 지나가는 주민들이 하나둘씩 아파트 옥상을 바라본다. 그리고 한 남성을 향해 집중한다. 옹기종기 모여든 사람들이 서로 소곤 거리며 무슨 일인지 물어본다.
“무슨 일이야? 도둑이라도 들었나?”
“옥상에 뛰어내리는 거 아니야? 경찰에 신고해야 할까?”
사람들의 오가는 소리 중에서도 남자는 계속해서 외치고 있다.
“아파트 주민 여러분!!!
101동 401호에 층간 소음이 너무 심해서 살기가 너무 힘듭니다. 매일 올라가서 말을 해보아도 알겠다는 말만 되돌아올 뿐 다시 밤이 되면 쿵쾅거리는 소리에 잠을 들지 못합니다. 며칠째 잠을 못 자서 머리카락도 빠지고 있어요. 살려주세요. 제발 층간 소음을 없애주실 분 없으신가요?”
아저씨의 외침에 401호 아주머니의 얼굴이 빨개졌다. 목청껏 외치는 아저씨 얼굴보다 더 홍당무가 된 아주머니는 창피해서 얼굴을 들 수가 없었다.
“아주머니 밤에 뭐 하길래 소음이 심해서 이러한 상황까지 만드신 거예요?”
아주머니 옆에 있는 아저씨가 궁금해서 물었다.
“몰라요. 다이어트하려고 노래를 조금 크게 틀었을 뿐인데 매번 밤마다 인터폰을 하면서 시끄럽다고 난리더라고요. 그렇게 시끄럽지도 않았는데 무슨 망신 이래.”
도망가는 아주머니에게 경비아저씨가 한마디를 건넨다. “거 좀 조용히 지내시지 저 아저씨를 옥상에 올라가게 까지 한담 원 쯧쯧…”
경비아저씨의 혼잣말에 401호 아주머니는 창피하다 못해 화가 났다. 바로 옥상 위로 올라갔다.
“아저씨!! 내가 얼마나 시끄럽게 했다고 이렇게 소란을 피워요. 밤에 노래 안 틀게요. 거 말로 하면 되지 이게 뭐예요 얼른 내려와요.”
아저씨는 이제야 소리 지르기를 멈춘다.
“내가 몇 번이나 올라가서 말했어요. 그때마다 안 그럴 거라고 하면서 매일 밤 시끄럽게 했잖아요. 밤마다 시끄러워서 잠을 못 잔 나도 있는데 1번 시끄럽게 소리 질렀다고 나무라는 게 어느 나라 법입니까?”
아저씨와 아주머니는 감정이 격해져서 싸움이 일어났다. 동네 사람들에게 소리를 지르던 아저씨는 아주머니에게 더 큰 목소리로 소리를 질렀고 이에 질세라 아주머니는 더 큰 소리로 맞받아쳤다.
그렇게 싸움이 시작되고 결국 경찰까지 오게 되었다. 두 사람은 경찰과 함께 옥상에서 내려와 경찰차를 타려고 하는 순간 한 꼬마 아이가 외쳤다.
“제 목소리가 들리십니까? 목소리가 들리시다면 손을 들어주세요!”
꼬마의 외침에 주변의 사람들이 손을 슬며시 들며 꼬마를 바라본다.
“어 들리네. 그런데 왜 아저씨랑 아주머니를 싸우는 거예요. 소리가 들리면 대답을 하면 돼요. 큰 소리로 말하면 잘 들려서 싸울 리가 없을 텐데. 이상하다.”
아이의 말에 어른들의 얼굴이 빨개졌다. 서로의 말만 하기 바쁜 어른들의 싸움을 이상하게 바라보는 꼬마를 보며 어른들은 자신의 말만 하느라 듣지 않은 자신들을 반성한다. 소리를 지른 아저씨와 401호 아주머니는 화해를 하였다. 어른들은 꼬마에게서 교훈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