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이 시작되기 전, 아이들은 각자 스마트폰 화면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손가락은 쉴 틈 없이 화면을 넘기고, 짧은 영상은 몇 초 만에 끝나기도 전에 다음 장면으로 넘어간다. 웃음도, 놀람도 오래 머물지 않는다. 모든 것이 빠르게 스쳐 지나간다. 그 모습을 잠시 바라보다가 조용히 말했다.
“오늘은 책을 읽어볼게요.”
아이들은 잠시 멈칫했다.
“몇 쪽까지 읽어요?”
나는 웃으며 말했다.
“천천히 읽어도 괜찮아.”
그 순간 교실의 속도가 조금 느려졌다.
그 장면을 볼 때마다 묘한 감정을 느낀다. 아이들은 분명 많은 것을 보고 있지만, 깊이 머무는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 같기 때문이다. 짧은 영상은 빠르게 지나가지만 오래 남는 생각은 많지 않다. 순간의 재미는 있지만, 마음에 남아 다시 떠올릴 질문은 부족하다. 종종 생각한다. 이 빠른 시대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놓치고 있는 걸까.
요즘 세상은 너무 빠르다. 정보는 넘쳐나고, 우리는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소비한다. 몇 초 안에 흥미를 끌지 못하면 바로 다른 것으로 넘어간다.
하지만 책은 다르다. 특히 고전은 더 그렇다.
한 문장을 읽고 멈추고, 다시 읽고, 생각해야 한다. 이야기를 따라가는 동안 우리는 자연스럽게 질문하게 된다.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
그 사람은 어떤 마음이었을까.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책은 우리를 멈추게 한다.
그래서 아이들과 함께 느린 책을 읽는다. 빠른 시대일수록 더 느린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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