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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석현 Nov 05. 2023

제목: 그래, 너의 생각도 충분히 일 리가 있다

 감정을 가진 사람은 사고의 편향성을 드러낸다. 우리가 자주 듣는 고정관념, 편견, 지식의 저주 등이 해당된다. 문제는 이러한 현상이 범죄를 유발하거나 한 사람의 인생을 처참히 무너트리는 일이 종종 일어난다는 점이다. 예컨대, 짝사람을 하는 상대가 자신을 너무 사랑하다는 착오로 인해 일어나는 스토킹 사건이 있다.  건전한 인생에 방해가 되는 이러한 편향성은 나 역시도 갖고 있다. 이를 개선하지 않고 방치하면  자칫 내 인생이 우울해질 수 있다는 암연한  생각 때문에 이 번 글을 통해 이 버릇을 고치는 계기로 삼겠다.


 우선 내가 사고의 편향성을 드러낸 '권투장 대화'를 소개하겠다.  


 몇 년 사이 한국는 불미스러운 '묻지마 범죄'가 잇따라 출연하고 있다. 20대 택시승객이 할아버지뻘 되는 택시기사를 아스파트 위에서 무참히 짓밟은 '신림동 택시기사' 사건과 특목고 진학에 불만을 갖은 최원종이  서현역에서 지나가는 시민들을 칼로 사용해 찌른 '서현역 흉기 난동'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브라운관을 통해서만 접만 이들 같은 범죄가 나를 피해갈 것이라 예상은 오산이다. 언제, 어디서든, 어떻게든 범죄자들은 흉기를 이용해 나의 목숨을 뺏고자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고로, 나는 호신술을 배우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마음을 먹자마자 잰걸음으로 서울시립대 근처에서 운영 중인 '신도권투'에서 등록을 마친 후 권 모 사범 님으로부터 여러가지 기술들을 배웠다. 예를 들면, 상대를 단 번에 제압 할 수 있는 훅, 어퍼컷, 스트레이트 등 공격기술과 위빙, 더킹 등 수비기술을 익혔다. 


 이렇게 권투장을 방문하는 횟수가 증가함에따라 자연스럽게 관원들과 통성명을 하면서 친해졌다. 어쩜 당연한 말일 수도 있겠지만, 권투장이 서울시립대 부근에 위치한다는 점 때문에 권투장 관원들 가운데 대부분은 서울시립대생이였다. 나 역시도 해당학교를 졸업했기에 우리는 같은 소속감으로 친밀한 관계를 맺게 됐다. 특히 충남 태안에서 상경한 A 군과는 각별한 사이가 됐다. 이러면서 여러가지 주제에 대한 질문을 서로에게 던지면서 분위기는 고조가 됐다. 하지만 내가 물어본 "배봉산에는 자주 가요"라는 질문에 "배봉산이 뭐죠? 어디에 있죠?"라는 답변이 들여오자 나는 당혹감을 가졌다. 서울시립대와 배봉사는 붙어있어 서울시립대 구성원뿐만 아니라 인근 주민들은 서울시립대가 곧 배봉산이고, 배봉산이 곧 서울시립대라는 인식을 분명히 갖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서울시립대 안에는 '배봉'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배봉관'과 배봉탕'라고 작명된 시설물들이 존재한다. 게다가  90년대 학번 남녀학생이 애정을 표현하기 위해 배봉산에서 열렬히 성관계를 하다 경비원에게 적발되다는 풍문은 해당학교 구성원 사이에 널리 퍼져있다. 우습개스러운이 풍문은 매년 해당학교 재학생들이 신입생이 입학할 때마다 언급하는 단골 소재이기도 하다. 따라서 A 군은 배봉산을 자연스럽게 알 수밖에 없는환경에 놓였지만 그렇지 못했다.


 이런 상황을 직접 겪은 나로서는 요즘 언론에서 초중고대학생들이 심각한 학력저하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기사를 상기하면서 이 후배가 일자무식한 게 않을까?라는 상상의 나래도 펼쳤다. 이어 "배봉산을 진짜 몰라요?"라고 재차 물어볼려고 판단했다. 하지만 단념했다. 이해관계가 얽힌 일이 아니였고 괜한 사소한 일로 얼굴을 붉히는 촌극을 연출하기 싫어서다. 대신 어른스럽게 역지사지를 시도했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내가 느낀 당혹감이 해소가 될 만한다고 판단해서다.  이결과  이 후배가 굳이 배봉산을 알 필요가 없다는 결론을 도출했다.이 후배가 서울시립대 진학을 결정한 기인은 자신이 학습하기 원하는 전공과 저렴한 수업료이지 배봉산은 절대로 아니기 때문이다. 즉 이 산이 설악산, 관악산마냥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떨치는 산도 아니다. 고작 해발고도가 105m이라서 등산마니아들이 정복을 할 필요성도 없다. 따라서 이 산은 인지도가 낮아 이 후배가 관심을 쏟을만한 산이 아니다. 이렇듯 사람은 편향성을 가진다. 문제는 이 편향성을 외면하면서 타인에게 피해를 주거나 자신의 발전을 가로막게한다는 점이다. 고로 나날이 나의 생각과 행동을 성찰하면서 이를 바로 잡아야 한다. 그래야 내가 성장하고, 훗날 만날 나의 여자, 자녀들에게 떳떳하게 설 수 있다고 믿는다. 여러분도 Bravo one's life를 위해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편향을 성찰하고 개선하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A군아! 너의 말도 일 리가 있다. 그저 1인칭 관점으로만 너의 말을 판단한 내가 부족했다라고 말하고 싶다.


 참고로 서울시립대와 배봉산의 관계는 서울대와 관악산 관계와 같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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