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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석현 Jan 16. 2024

서태지가 필요하다.


한국사회가 풍전등화이다. 약 20년째 이어온 저출산 문제로 사회 곳곳에서 인력문제로 아우성치기 시작했다. 설상가상은 노무현 정부(2003년)부터 이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고자 분유값 지원 등을 단행했지만 모두 물거품으로 돌아간 점이다. 이렇게 여러정부에서 쏟아부은 저출산 해결 비용을 합산하면 약 260조 원이라고 전해진다. 그래서 나는 이 골치거리를 해결하려면 서태지와 같은 우상 나타나야 한다고 굳게 믿는다. 사람은 이성적 존재가 아니라 감성적으로 생각하고 실천하기 때문이다.


서태지는 문화대통령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1991년 1집 앨범 '난 알아요'를 들고 가요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이 가수는 세간의 기대를 훨씬 뛰어 넘어 한국가요계 판도를 바꿨다.  발표하는 노래마다 가요프로그램 1등 수상은 식은 죽 먹기였고 착용한 옷과 악세사리는 당대 주요한 패션으로 다졌다.  기절초풍스러운 점은 이 가수가 발매하는 노래는 신드롬을 형성해  그 당시 사회문제를 사그라트리는 데 큰 공헌을 했다. 예를 들면 4집 앨범 'come back home'이 있다. 가출청소년 문제로 들썩이던 이 시절 이 가수가 이 노래를 부르자 가출청소년들은 용기를 내어 집으로 돌아가는 사례가 빈번했다.  이러자 중앙일보는 지난 95년 11월 '서태지, 컴백홈'청소년 귀가 선도'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보도한 적도 있다. 정부는 이러한 신드롬 때문에 이 가수를 '가출청소년귀가 공익 cf'에 출연시키기도 했다.


이렇듯 대중은 숭배하는 우상이 전하는 말과 행동에 큰 영향을 받는다. 우상이 행사하는 권위가 이를 가능케 하기 때문이다. 이는 구글의 위키트리가 권위에 대해 기록한 '어느 개인, 조직, 관념이 사회 속에서 일정한 역할을 담당하고 그 사회 구성원에게 널리 인정되는 영향력'이라는 데서 확인이 된다.  이를 굳이 역사 속에서 찾아보면 백두산까지 축지법으로 이동란 김일성 주석, 나치를 이끈 히틀러 등이 있다.


그렇다면  과연 역대 정부는 저출산 문제와 관련해 우상역할을 한 적이 있을까? 단언컨대 '없다'이다.  

양육비로 지원하는 금액이 기성부부가 경제적으로 넉넉하게 양육할 만큼 지원을 못 했기 때문이다. 가령 노무현은 월육아휴직급여를 1년 동안 매달 50만 원을 지원하는 데 그쳤고 이명박은 양육수당을 기존 0세에서 1세가 10만 원을 수령하는 수준에서 0세에서 2세가 20만 원 받도록 쥐꼬리만큼 증가시켰다. 위기 상황 때 정부가 국민을 보호해 준다는 믿음을 못 주는 데 권위가 형성될 리 만무하다. 그야말로 눈 가리고 아웅을 한 셈이다.


행여 일각에서는 유정복 인천시장이  인천시에서 태어난 신생아에게 18세가 될 때까지 총 1억 원을 지급하는 '1억 원 출산 아이드림'을 호평하기도 한다. 과감히 돈을 풀어 출산율을 견인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서다. 어느 정도 일 리가 있다. 하지만 개인적 판단에 따르면 타이밍을 놓친 듯 싶다.  무슨 말이냐면

1997년 느닷 없이 터진 IMF는 국가경제를 뇌진탕으로 몰고갔다. 국민들이 나날이 생존에 대한 불안을 안고 살 수밖에 없었다. 자연스레 출산을 꺼려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이윽고 대략 2003년부터는 정부에서 저출산 문제를 조심스럽게 다루기 시작했다. 이 때 만약 유정복 인천시장만큼이나 아니면 더욱 과감한 지원을 감행했다면 저출산 문제를 조속히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추론된다.


하지만 재 당면하는 저출산 문제거 저출산 문제보다 더욱 진화됐다. 가임기 주축 연령인 MZ세대들이 부모님 세대처럼 일방적으로 자녀들을 위해 희생하는 모습을 못 마땅하거나 욜로 등 자기만족을 추구하면서 사는 게 당연하다는 인식이 퍼졌다. 이와 함께 또래친구들도 출산을 포기하거나 달랑 1명만 출산하는 현상을 보면서 자신도 이 흐름에 동참해도 무방하다는 집단사고도 곁들여졌다. 이렇기 때문에 정부가 단지 돈만을 푼다고 해서 저출산 문제가 해결 될 리가 없다. 따라서 정부는 이러한 MZ세대가 안고 있는 심리적 문제 역시 다루면서 저출산 문제에 다가서야 마땅하다.


이젠 24년 설날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전국 각지에 뿔뿔이 흩어져 살아온 가족들이 다함께 모여 덕담과 다과를 정답게 가는 날이다. 분명 어느 가족 누군가가   관심의 표현이라며 가임적령기에 해당되는 구성원에게 "아기는 언제 낳니? 또는 둘째는 안 가질 것이니?"라며 질문을 던질 것이다.  이 상황을 이들은 쩔쩔 매면서 소극적으로 "곧 낳아야죠!"라고 응답한다든지 또는 고개를 숙이며 무응답으로 일관할 가능성이 높다. 허나 이 대신 다음과 같이 대답하면 어떨까? "서태지가 나타나야 출산을 하죠"라고 말이다.



글을 마치기 전에 모처럼 극장가를 뜨겁게 달군 영화 '서울의 봄'에서 전두광이 말한 "사람은 강력한 누군가가 끌어주기를 바란다"가 상기되는 이유가 무엇일까? 재차 말하지만 부디  정부는 무미건조한  돈이나 풀지말고  서태지와 같은 우상이 되어주기를 요청한다. 이게 실현되면 다시 한 번 한반도가 인산인해를 이뤄 어우렁더우렁 살 맛난 공간이 탈바꿈된다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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