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가치를 찾고, 관계 속 나를 마주하다
제 꿈은 베란다 한구석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묘한 두근거림 속에서 무심코 꺼낸 앨범 안에는 다양한 액세서리 샘플들이 차곡차곡 담겨 있었죠. 한 장씩 넘기며 기억을 더듬다 보니, 예전에 거래했던 도매처 사장님이 보내주셨던 물건들이었어요. '이제야 이걸 발견했구나' 하는 마음에 고맙고 미안한 감정이 동시에 밀려왔습니다.
그 안에는 손글씨 쪽지와 '지금 제일 잘 나가는 도매처' 메모도 함께 있었습니다. 그리고 눈에 띄는 하나, '금 78.9%'라고 적힌 팔찌였습니다. 손목에 걸쳐보니 참 예뻤지만, 왠지 저와는 거리가 먼 듯해 너무 화려하다는 핑계로 조용히 내려놓았습니다.
이 꿈은 제 무의식이 '오랫동안 잊고 있던 가치'를 발견하라고 말하는 듯했어요. 어쩌면 과거의 인연이나 기회가 현재의 저에게 다시금 중요하게 다가올 수 있다는 메시지일지도 모릅니다. 특히 '금 78.9% 팔찌'는 높은 가치를 지녔지만, 동시에 '나와는 거리가 멀다'라고 느꼈던 저의 내면을 보여줍니다. 혹시 스스로의 가치를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거나, 너무 화려하다는 이유로 잠재력을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보게 됩니다.
장면이 바뀌고, 저는 액세서리 도매처를 찾아 지하철역사를 걷고 있었습니다. 그때 눈에 들어온 한 남자아이. 또래 친구와 그의 엄마와 함께 있었죠. "귀엽게 생겼네"라고 말하며 지나쳤는데, 어느새 그 아이가 저를 따라오기 시작했습니다. 역 안의 작은 카페로 들어갔는데, 테이크아웃 전문점이었고 주인과 주변 사람들이 유재석 이야기를 하고 있더군요. 유재석이 들고 다니는 가방이 이 카페 제품이라고 했습니다.
주인장이 주문을 받지 않아 "사장님~" 하고 불렀더니, 지인 중 한 명이 "주문해도 된다"라고 알려주어 아이스 카페라테를 주문했습니다. 그 아이는 여전히 제 옆을 따라다녔지만, 처음엔 아이의 메뉴까지 주문해 줄 생각은 없었고 시시콜콜한 이야기만 나눴습니다.
이 아이는 제게 '예상치 못한 관계'와 그 안에서 나타나는 '나의 모습'을 상징하는 듯합니다. 불특정 한 공간에서 갑자기 저를 따라오는 아이는, 제 삶에 새롭게 다가올 관계나 예상치 못한 만남을 암시할 수 있습니다. 유재석 가방 이야기가 나오는 카페는 '유명세'나 '인정'에 대한 무의식적 욕구를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합니다. 주문을 받지 않는 상황에서 어렵게 주문하는 것은, 관계 속에서 제가 먼저 다가가거나 능동적으로 행동해야 하는 상황을 암시하는 듯했습니다.
잠시 후, 아이 친구의 엄마가 카페 안으로 아이를 찾으러 들어왔고, 저는 그녀에게 커피를 마실 거냐고 물었습니다. 흔쾌히 메뉴를 고른 그녀의 음료와 제 옆에 따라와 준 남자아이가 원하는 메뉴까지 주문해 주었습니다. 사실 그 순간, '좋은 사람처럼 보이고 싶은 마음'과 '돈이 조금 아깝다'는 감정이 교차했습니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선 '이런 마음이 결국 나에게 더 좋은 걸 가져다주겠지'라는 조용한 위안을 붙들고 있었습니다. 그 아이는 제 마음을 읽기라도 한 듯 "부자예요? 왜 부자처럼 굴어요?"라고 말했고, 저는 웃으며 "언젠가는 부자가 될 거야"라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그 웃음 뒤에 제 안에 있던 작은 씁쓸함은 한참 동안 잔향처럼 남아 있었습니다.
이 꿈은 '관계 속에서 보여지는 나'와 '내면의 진솔한 나' 사이의 괴리를 보여주었습니다. 타인에게 친절을 베풀면서도 계산적인 마음이 들었던 솔직한 감정, 그리고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 욕구와 '아깝다'는 본능적인 마음 사이의 갈등을 경험한 것이죠. 아이의 질문은 이러한 제 내면의 복잡함을 꿰뚫는 듯했고, 씁쓸한 잔향은 진정성 없는 행동이 남기는 불편함을 상징하는 듯했습니다. 타인에게 보여지는 모습과 저의 실제 감정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할 필요성을 느낍니다.
그리고 꿈의 마지막 장면. 군대 캠프 같은 숙소였습니다. 얇은 이불, 차가운 공기, 외풍. 사람들이 "너무 춥다"고 떨고 있는 와중에 저는 방바닥 아래에 손을 댔습니다. 그리고 깨달았습니다. 거기, 따뜻함이 있었습니다. 차가운 이불 위에서가 아니라, 가장 바닥에서 저는 온기를 느꼈습니다. 그렇게 조용히 이불을 걷어내어, 방바닥의 숨은 온기를 끌어안으며 잠에 들었습니다.
이 꿈의 결론은 저에게 '진정한 위안과 안정은 가장 기본적인 곳에서 온다'는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차가움이나 외부의 불편함 속에서도, 시선을 조금만 아래로 돌려 가장 근원적인 부분을 탐색하면 의외의 따뜻함과 안정을 찾을 수 있다는 깨달음입니다. 타인에게 보여지는 모습이나 외적인 가치에 연연하기보다, 저의 내면 가장 깊은 곳, 가장 기본적인 곳에서 오는 온기와 안정감을 찾아야 함을 알려주는 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