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식이 보내는 초대장 14

닫히지 않는 문처럼, 감춰지지 않는 나의 그림자

by 베리바니

Q. 꿈의 시작, '소란스러운 외부'와 '닫히지 않는 테라스'는 작가님의 어떤 불안감을 보여주었나요?


꿈은 펜션인지, 친구네 집인지 모를 곳에서 시작됐습니다. 내부에서 바깥으로 연결된 작고 좁은 테라스 외부에서 어떤 남자가 큰 통나무를 붙잡고 소란을 피우고 있었죠. 친구는 담배를 피우며 그를 무심하게 지켜보고 있었고, 저는 불안한 마음에 황급히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이 꿈은 '통제할 수 없는 외부의 소란'과 '안정되지 않은 경계'에 대한 불안을 보여줍니다. '큰 통나무를 붙잡고 소란 피우는 남자'는 현실에서 제가 느끼는 통제 불가능한 위협이나 혼란스러운 외부 상황을 상징하는 듯합니다. 작고 좁은 테라스는 외부와 내부의 경계가 모호하거나 취약함을 의미하며, 그 안으로 급히 들어온 것은 불안한 외부 상황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나의 방어적인 태도를 나타냅니다.


Q. '닫히지 않는 방문'과 '친밀함의 방해'는 작가님의 어떤 감정을 드러냈나요?


그 안에는 또 다른 장면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남자 친구와 저는 침대 위에 있었지만, 방문이 제대로 닫히지 않았습니다. 자꾸만 스르르 열리는 그 문이 신경 쓰여, 스킨십을 하려는 그의 움직임에 저는 멈춰 달라고 말했습니다. "문이 안 닫혔어." 저는 몇 번이고 문을 닫았지만, 다시 열리고 또 열렸습니다. 결국 누군가 들어왔습니다. 다른 친구였습니다. 그는 우리를 보더니 아무렇지 않게 방 안을 지나쳐갔습니다. 아무 말도 없이, 아무 감정도 없이.


이 꿈은 '사적인 영역의 침해'와 '친밀한 관계 속에서의 방해'에 대한 불안을 나타냅니다. '닫히지 않는 방문'은 제가 원하는 만큼 개인적인 공간이나 감정을 보호받지 못하고 있음을 상징합니다. 남자 친구와의 친밀한 순간이 문으로 인해 방해받고, 결국 다른 친구가 무심하게 들어와 지나쳐가는 모습은, 제가 중요하게 여기는 사적인 순간이나 감정이 타인에게 쉽게 노출되거나 방해받을 수 있다는 무의식적인 걱정을 반영하는 듯합니다.


Q. '지하주차장 담배'와 '외숙모의 시선'은 작가님의 어떤 불안과 숨기고 싶은 마음을 표현했나요?


다음 장면은 지하주차장이었습니다. 저는 담배를 피우고 있었고, 그때 외숙모가 지나가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얼른 담배를 등 뒤로 숨겼습니다. 저를 본 건 아닐까, 순간 숨이 멎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남편이 물었습니다. "여기 보신 것 같아?" 저는 얼버무리듯 대답했습니다. "나를 본 것 같지는 않아…"


이 꿈은 '사회적 시선으로부터 숨기고 싶은 모습'과 그로 인한 '불안감'을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담배를 피우는 행위'는 타인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거나, 어쩌면 스스로도 아직 완전히 받아들이지 못한 어떤 면모를 상징할 수 있습니다. '외숙모'와 같은 권위 있거나 가까운 가족 구성원의 시선에 들킬까 봐 숨고 숨이 멎는 기분은, 제가 타인의 평가나 판단에 얼마나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는지 나타냅니다. '나를 본 것 같지는 않다'라고 얼버무리는 모습은, 들키고 싶지 않은 마음과 들켰을지도 모른다는 불안 사이의 갈등을 보여줍니다.


Q. 결국 꿈에서 내내 반복된 '숨기는 행위'와 '닫히지 않는 문'은 작가님에게 어떤 깨달음을 주었나요?


꿈에서 내내 저는 무언가를 숨기고 있었고, 누군가에게 들킬까 두려워했습니다. 닫히지 않는 문처럼, 감춰지지 않는 마음이 자꾸 밖으로 새어 나왔습니다. 사실… 저도 알고 있습니다. 무언가 보이고 싶지 않은 마음. 하지만 그 마음조차, 자꾸 세상 밖으로 스며든다는 것을요.


이 꿈의 전반적인 흐름은 '숨기고 싶은 내면의 모습'과 '숨겨지지 않는 진실' 사이의 깊은 갈등을 보여줍니다. '닫히지 않는 문'이나 '숨긴 담배'와 같이, 무언가를 감추려는 노력이 번번이 실패하고 오히려 더 드러나는 상황은, 제가 아무리 숨기려 해도 결국은 저의 진정한 모습이나 감정이 외부로 드러날 수밖에 없음을 암시합니다.


결론적으로 이 꿈은 나에게 '억지로 감추려 할수록 오히려 더 드러나는 내면'에 대한 깨달음을 주는 듯합니다. 보이고 싶지 않은 마음이 있더라도, 그것을 애써 숨기기보다는 자신의 일부로 인정하고 수용하는 것이 오히려 더 큰 평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꿈이었습니다. 결국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마주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진정한 해방으로 이어진다는 중요한 통찰을 얻게 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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