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식이 보내는 초대장 16

여행길에서 만난 불안과 깨진 환상, 그리고 흔들리는 나

by 베리바니

Q. 꿈의 시작, '어수선한 공항'과 '불친절한 직원'은 작가님의 어떤 불안감을 보여주었나요?


공항에 도착했지만 시작부터 어수선했습니다. 체크인을 하려고 체크인카운터에 갔는데 직원이 없었죠. 겨우 다른 쪽에서 직원들을 찾았지만, 불친절한 태도로 "저쪽으로 가세요"라는 말만 툭 던지고는 관심조차 두지 않았습니다. 그 지시에 따라 반대편으로 갔지만 거기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떠나기 위한 준비를 하려 하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는 분위기였습니다.


이 꿈은 '새로운 시작에 대한 불안감'과 '외면당하는 느낌'을 동시에 보여줍니다. '어수선한 공항'은 제가 나아가려는 새로운 환경이나 삶의 단계가 혼란스럽고 정돈되지 않았음을 암시합니다. '불친절한 직원'은 제가 도움을 필요로 할 때 외부로부터 충분한 지원이나 환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무의식적인 인식을 반영합니다.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려 하지만, 처음부터 순조롭지 않고 소외감을 느끼는 저의 심리 상태가 드러나는 듯합니다.


Q. '준비하지 않은 여행'과 '무속 방울'은 작가님의 어떤 후회와 숨기고 싶은 내면을 드러냈나요?


같이 여행을 떠나는 멤버는 엄마, 아빠, 신랑, 그리고 저였습니다. 저는 여권이나 짐을 스스로 챙기지 않았습니다. 짐은 엄마와 아빠가 챙겨준 상태였고, 공항에 도착해서야 속으로 '내가 직접 챙길걸' 하고 뒤늦은 후회가 밀려왔습니다. 내 캐리어에 무엇이 들었는지 몰라 지퍼를 열어 살피던 중 무속인들이 쓰는 방울이 보였습니다. "이게 왜 여기 있지?" 의아한 생각도 잠시, 중고마켓에 판매하면 되겠다 싶어 결국 옷으로 덮어두었습니다.


이 꿈은 '자기 주도성의 부재에 대한 후회'와 '감추고 싶은 내면의 모습'을 상징합니다. 여권이나 짐을 챙기지 않고 부모님께 의존한 것은, 제가 삶의 중요한 선택이나 준비 과정에서 주체적인 역할을 하지 못하고 타인에게 의존했던 과거에 대한 후회를 나타냅니다. '내가 직접 챙길걸'이라는 뒤늦은 후회는 이제는 더 능동적으로 살아가고 싶다는 의지를 보여줍니다. '무속 방울'을 덮어두는 행위는 제가 타인에게 드러내고 싶지 않은 비밀스러운 면이나, 사회적 시선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저의 내면적 특성을 감추려는 무의식적인 시도를 반영합니다.


Q. '낯선 지하 식당'에서의 만남과 '동행의 변화'는 작가님의 어떤 기대와 불편함을 보여주었나요?


이후엔 낯선 건물의 지하로 들어섰습니다. 주차장을 지나 안쪽으로 걸어가자, 작은 식당이 나타났습니다. 여기까지 찾아오는 길이 쉽지 않았던 만큼 도착한 순간 묘한 안도감이 들었습니다. 6~8명의 사람들이 두 그룹으로 나뉘어 앉아 있었고, 저는 한쪽 그룹에 먼저 인사한 뒤, 다른 쪽 그룹사람들 사이, 제가 앉을자리를 고민하다 착석했습니다.


이번 여행의 동행은 또 바뀌었습니다. 엄마, 아빠 대신 아는 오빠 두 명, 그리고 그중 한 명의 와이프가 함께였습니다. 숙소 같기도 하고 가게 같기도 한 허름한 곳에서 해외여행 중 수영을 언제 할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 와이프는 예민한 사람이었습니다. 자기 남편이 다른 사람의 가슴 쪽을 보기만 해도 난리를 치며 소란을 피웠습니다. 저는 단추를 풀고 편한 옷으로 갈아입으려다, 그 말에 괜히 조심스러워졌습니다. 자유롭게 있고 싶었지만, 누군가의 불편함이 저를 불편하게 했습니다.


이 꿈은 '새로운 환경에서의 적응 노력'과 '관계 속에서의 미묘한 불편함'을 나타냅니다. '낯선 지하 식당'에 어렵게 찾아가 안도감을 느끼는 것은, 새로운 환경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속에서도 결국 안식처를 찾으려는 저의 노력을 보여줍니다. '자리를 고민하는 모습'은 새로운 관계나 환경 속에서 제가 어떤 위치를 잡아야 할지 여전히 고민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동행이 부모님에서 아는 오빠들로 바뀐 것은, 삶의 특정 관계에서 벗어나 다른 형태의 사회적 관계를 맺고 있음을 암시합니다. 특히 '예민한 와이프'의 등장은 제가 타인의 시선이나 불편함 때문에 스스로의 자유로운 행동을 제약하는 현실 속의 모습을 반영합니다.


Q. '깨끗하지 않은 화장실'과 '변색된 반지'는 작가님의 어떤 결심과 환상의 깨짐을 상징하나요?


숙소의 화장실은 깨끗하지 않았습니다. 평소 같았으면 많이 주저했겠지만 꿈에서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샤워를 했습니다. 야시장을 구경하기 전 샤워와 함께 가벼운 옷차림으로 환복 했습니다. 야시장 플리마켓을 구경하다 액세서리 점포에서 핑크빛 보석이 박힌 반지를 발견했습니다. 반짝반짝 영롱한 핑크빛에 마음이 끌려 조심스럽게 껴보았지만, 테두리가 변색돼 있었습니다. 판매자에게 말하고 반지를 조용히 내려놓았습니다. 겉은 반짝였지만, 가까이 보니 오래된 중고품 같았습니다. 그래서 미련 없이 내려놓을 수 있었습니다.


이 꿈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의 자기 정돈 의지'와 '이상적인 것의 실체를 직시하는 태도'를 보여줍니다. '깨끗하지 않은 화장실'은 제가 마주한 현실 환경이 기대만큼 이상적이지 않음을 나타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몸을 정돈하는' 행위는 어떤 상황에서든 스스로를 준비하고 정비하려는 저의 강한 의지를 보여줍니다. '핑크빛 보석 반지'는 제가 갈망하거나 이상적으로 여기는 아름다운 목표나 대상을 상징합니다. 하지만 '테두리가 변색된' 것을 발견하고 미련 없이 내려놓는 것은, 겉으로 화려해 보이는 환상이나 이상이 현실에서는 완벽하지 않으며, 그 이면의 결점을 받아들이고 미련 없이 포기할 수 있는 저의 성숙한 태도를 보여줍니다.


결론적으로 이 꿈은 나에게 '새로운 여정을 시작함에 있어 불안감과 타인의 시선, 그리고 의존적인 면모를 마주하지만, 결국은 환경에 굴하지 않고 스스로를 정비하며, 겉모습에 현혹되지 않고 현실을 직시하는 지혜로운 태도'를 가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듯합니다. 특히, 내 맘에 쏙든 화려한 반지를 덜컥 사는 모양새가 아닌 자세히 살펴 본질을 알아차리고 미련 없이 내려놓는 모습은, 진정한 자기 성장과 앞으로의 삶에 필요한 현명한 판단력을 의미하는 강력한 상징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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