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는 마음과 읽는 마음의 균형에 대하여

by 꿈꾸는 나비

요즘 나는 쓰는 일의 비중을 조금 줄이고, 읽는 일에 더 많은 시간을 내어주고 있다.

글쓰기를 멈춘 것은 아니다. "너 아직도 그러고 살아?"라는 물음에 망설임 없이 "응"이라고 답할 수 있을 만큼, 나는 여전히 읽고 쓰는 삶을 지속하고 있다.


다만 작년 한 해, 쏟아내듯 쓰는 일에만 몰두하다 보니 문득 알아차린 것이다. 내 안의 창고에서 더는 꺼낼 것이 없을 것만 같다는 불안이었다. 조바심이 나자 덜컥 ‘여기까지인가’ 싶은 마음에 스스로에게 묻고 또 물었다. 다 쏟아내고 난 뒤 마주한 텅 빈 나. 그 막막함 끝에서야 나는 다시 채워 넣는 시간의 절실함을 깨달았다. 그래서 잠시 속도를 조절하기로 했다. 더 멀리 가기 위해, 지금은 쓰는 손보다 읽는 눈을 더 바삐 움직여야 할 때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브런치스토리로부터 '에세이 크리에이터' 선정 소식을 들었다.

처음에는 이 소식이 "이제 쉬지 말고 더 많이 써내라"는 다정한 재촉처럼 들려 잠시 당황하기도 했다. 하지만 가만히 마음을 가라앉히고 생각해보니 아니었다. 이것은 재촉이 아니라, 지금까지 나만의 스타일로 묵묵히 걸어온 시간에 대한 인정이었다. 누가 보든 보지 않든, 읽기와 쓰기의 균형을 맞추려 애쓰며 '나답게' 살아온 날들이 틀리지 않았다는 조용한 응답이었다.


이번 선정을 통해 비로소 실감이 난다. 나도 어느새 에세이를 쓰는 사람이 되었구나, 하는 기분 좋은 착각같은 자각. 에세이스트라는 이름표를 달았으니, 지금까지 그래왔듯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읽고 쓰는 삶을 살아가면 되겠다 싶다. 화려한 문장보다 마음의 온도를 담은 글을, 속도를 내기보다 숨을 고르게 하는 글을 선택해온 나의 고집이 누군가에게 닿았다는 안도감이 든다.


그래서 오늘은 새로운 계획으로 나를 채근하기보다 이 소중한 확인을 기록으로 남겨두고 싶다. 나는 나의 방식대로, 여전히 꾸준하게 잘 걸어오고 있다고. 그리고 이 묵묵한 길 위에서 또 어떤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만나게 될지 기대하는 마음으로.



나비의 끄적임에 머물러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진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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