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마음 편지] 04
엄마가 너에게 이 편지를 쓰려는 이유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해. 엄마가 너에게 남겨줄 수 있는 게 뭘까에 대한 고민이지. 어떤 유산은 물질로 남고, 어떤 유산은 정신으로 남을 거야.
지난 편지에서 '자립'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는데, 혹시 오해가 있을까 걱정이 됐어. 내가 자립을 말하는 것이 너에게서 벗어나 자유롭고 싶다는 뜻으로 들릴까 봐, 마음이 조심스러웠거든. 그게 절대 아니란다. 엄마가 말하는 자립은 너와 함께하는 시간을 줄이거나 책임을 내려놓겠다는 의미가 아니야. 오히려 네가 스스로 서 있을 수 있는 힘을 키우는 것이 엄마가 너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사랑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야.
엄마는 다음 세대를 살아갈 너에게 물려줄 수 있는 가장 값진 유산이 '나로서 존재하는 법'이라고 생각했어. 돈이나 집, 눈에 보이는 것들은 시대가 흐르면 가치가 변할 수도 있지만, 삶을 살아가는 태도와 방향을 스스로 정하는 힘은 변함없이 소중한 유산이 될 거야.
'어떤 삶을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해 주고 싶어. 엄마조차도 완벽한 사람이 아니야. 나 역시 시행착오를 겪으며 여기까지 왔고, 여전히 배워가는 중이지. 하지만 분명한 것은, 삶에서 중요하다고 느낀 것들을 너에게 온전히 전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어. 아픈 날 보다 살면서 웃으며 행복할 날이 더 많았으면 하는 거지.
네게 보내는 네 번째 편지를 쓰면서, 엄마는 한 가지를 꼭 짚어주고 싶어. 단단하게 살아간다는 게 절대 완벽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란 걸 말이야. 그리고 그것이 다른 사람에게 틈을 보이지 말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져서도 안 돼. 우리 모두는 각자의 삶을 살아가지만, 동시에 서로 기대고 의지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기 때문이지.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혼자서 감당하기 어려운 순간들이 찾아올 거야. 그럴 때 모든 걸 혼자 해결하려 애쓰지 않아도 돼. 오히려 부족함을 인정하고, 도움을 요청하며 기대는 것도 현명한 선택이란 걸 꼭 기억했으면 해. 강함이란 혼자 모든 걸 해결하는 게 아니라, 나의 한계를 알고 필요한 순간에 손을 내밀 줄 아는 용기에서 비롯된다고 엄마는 생각해. 그러니 네가 힘들 때 주저하지 말고 도움을 구했으면 좋겠어. 그리고 그 도움을 받는다고 해서 절대 부족한 사람이 되는 것도 아니야. 오히려 그렇게 서로 돕고 의지하는 것이 더 단단한 삶을 만들어 가는 길이야.
네가 단단한 나로 살아가길 바라지만, 동시에 네가 혼자가 아니라는 것도 꼭 알았으면 해. 엄마도 늘 네 곁에 있을 거고, 세상에는 너를 아껴주고 사랑해 줄 많은 사람들이 있단다. 그러니 힘들 때는 언제든 기대도 좋아.
요즘 엄마는 자조론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고 있어. 그 안에서 강조되는 부분은 바로 '자기 노력'과 '의지'의 힘이야. 우리는 모두 크고 작은 어려움을 겪으며 살아가지만, 그 속에서 우리의 의지와 노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되지.
예를 들어, 어떤 생명력이 위기를 겪고 나서 더 강해지는 것처럼, 우리가 겪는 어려움도 결국 우리의 최상의 조력자가 될 수 있다는 말이 참 마음에 와닿았어. 책에서는 "의지가 있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말을 통해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라고 얘기하고 있어.
또, 부지런한 손과 머리가 풍부한 교양과 지혜, 심지어 사업의 성장까지 이끌어낸다고 말해. 우리가 자신의 노력을 통해 배워 나가며 성장할 수 있다는 거지. 게다가 지혜는 상속받을 수 없다는 말처럼, 내가 배운 것들이 나만의 힘이 된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줘.
그리고 중요한 건, 자기 신뢰와 극기야. 우리가 스스로를 믿고 노력해야지만, 자기 물통에 있는 물을 마시고 자신이 만든 빵을 먹을 수 있다는 얘기가 바로 그거야. 스스로를 돕는 사람만이 진정한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교훈을 기억하며, 너도 언제나 자신을 믿고 노력하는 사람이 되길 바라.
앞서 언급했지만, 우리는 누구나 빈틈이 있는 존재야. 그래서 자기 의존과 타자 의존이 함께 병행되는 것이 중요해. 책에서도 말하듯이, 우리는 스스로 노력하면서도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돼. 네가 자신의 힘으로 길을 개척해 나가면서도, 필요할 때는 타인의 손길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 그런 의미에서, 엄마는 언제나 너에게 조언을 해 줄 준비가 되어 있으니, 언제든지 함께 이야기하고 고민하며 나아가자.
마지막으로, 우리가 더 추운 곳으로 가야 한다면 그만큼 더 빠르게 걸어가야 한다는 말을 기억해.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나 끊임없이 도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교훈이야. 하지만 그 길을 홀로 걸어갈 필요는 없어. 타인과의 접촉을 게을리하지 말고 서로 도우며 살아가야 한다는 걸 잊지 말자. 넌 혼자가 아니야. 네가 오롯한 너로서 자신을 지키고, 동시에 다른 사람을 돕는 멋진 사람이 되었으면 해.
늘 자기 자신을 믿고, 노력하며, 타인의 도움도 기꺼이 받아들이는 사람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언제나 너를 사랑하고 응원하는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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