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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한 너로 살아가는 법을 알려줄게

[엄마의 마음 편지] 03

by 꿈꾸는 나비 Mar 05. 2025

연아,

지난 편지에 엄마가 '자립'을 이야기했던 것 기억나? 


엄마는 네가 홀로 설 수 있는 단단한 사람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그 이야기를 꺼냈단다. 이것은 결코 내가 너를 떠나고 싶다는 의미가 아니야. 오히려 그 반대야. "자율성은 인간 존엄성의 근거"(주 1)라는 말처럼, 진정한 사랑은 상대방이 온전한 자신으로 자유롭게 설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엄마는 믿어.




스스로를 믿는 법을 배우렴


네가 자라면서 가장 먼저 배웠으면 하는 것은 자신을 믿는 힘이야. 고대 그리스 델포이 신전에 새겨진 "너 자신을 알라(Gnothi Seauton)"라는 명언이 있어. 자신을 알고 믿는 것이 모든 지혜의 시작이란다. 세상은 종종 너에게 "넌 할 수 없어"라고 말할지도 몰라. 하지만 그때 네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길 바란다. 


그 목소리는 "해보자, 내가 할 수 있어"라고 말할 거야.


자기 자신을 믿는다는 것은 실패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야. 오히려 실패할 수도 있음을 받아들이고, 넘어졌을 때 다시 일어설 힘이 있다는 걸 아는 거란다. 


"무엇이 너를 죽이지 않는다면, 그것은 너를 더 강하게 만든다."(주 2)라는 말처럼 말이야. 


실패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야. 네가 어떤 길을 선택하든, 그 길 위에서 시행착오를 겪겠지만, 그 모든 경험이 결국 너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줄 거야.


엄마도 수없이 많은 실패를 경험했어. 때론 좌절하기도 하고, 내 능력을 의심하기도 했지만, 결국 다시 일어났단다. 실패는 나를 쓰러뜨린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어. 하지만 오히려 그 순간마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나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되기도 했어. 그러면서 점점 더 나를 믿게 되었어.


너도 살아가면서 여러 가지 선택의 순간을 맞이할 거야. 어떤 선택이든, 네가 내린 결정을 믿어도 좋아.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중요한 건 네가 스스로를 믿고, 네 발걸음을 꾸준히 내디디는 거야. 


세상이 뭐라고 하든, 네가 너 자신을 믿는다면 어떤 일이든 해낼 수 있을 거란다.




스스로 결정하는 용기를 가져


존 스튜어트 밀은 『자유론』에서 "자신의 운명에 대한 주권자는 오직 자기 자신뿐"이라고 했어. 이 말은 결국 네 인생의 방향키를 잡고 나아가는 사람은 다른 누구도 아닌 너 자신이라는 뜻이야. 


살아가다 보면 많은 사람들이 조언을 해줄 거야. 어떤 조언은 도움이 되겠지만, 어떤 조언은 오히려 네 길을 흐리게 만들 수도 있어. 그렇기 때문에 네가 스스로 결정을 내리는 힘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단다.


물론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듣는 건 좋아. 때로는 그들의 경험이 너에게 유용한 지침이 될 수도 있겠지. 하지만 그 의견들에 휘둘리지 않고, 최종 결정은 네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여 내렸으면 해. 


네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네 가슴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먼저 들여다보렴. 


네 내면의 소리를 신뢰하는 것이야말로, 자기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가는 첫걸음이란다. 때로는 그런 결정이 틀릴 수도 있어. 하지만 실패 없는 배움은 없단다. 네가 내린 결정이 늘 완벽할 순 없겠지만, 그 과정 속에서 너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될 거야. 


심리학자 에릭 에릭슨은 인생의 각 단계마다 극복해야 할 ‘심리사회적 위기’가 있다고 했는데, 그중에서도 자율성과 독립성을 획득하는 것은 가장 중요한 발달 과제 중 하나라고 했어. 


네 삶을 네가 선택하고, 

그 선택에 책임을 지는 것. 


그것이 네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배워야 할 가장 큰 과제란다.


자기 주도적인 삶을 사는 것은 때때로 고독할 수도 있어. 하지만 진정한 독립이란, 모든 것을 혼자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도움이 필요할 때 그것을 요청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지는 것이라는 걸 기억하렴. 진정한 자립은 타인과의 진실된 만남을 통해 더욱 풍요로워진단다.(주 3)


혼자서 모든 걸 해내야 한다는 부담을 느낄 필요 없어. 우리는 타인과의 진실된 관계 속에서 더 단단해지고, 더 성장할 수 있단다. 자신을 믿고 네가 원하는 길을 걸어가면서도, 때로는 기꺼이 타인의 손을 잡을 줄 아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언젠가 네가 "엄마가 친구 같아서 좋아"라고 말했던 적이 있었지? 


그 말이 엄마에게 얼마나 큰 기쁨이었는지 몰라. 사실 그건 엄마가 외할머니께 바라던 모습이기도 했거든. 무엇이든 서슴없이 나눌 수 있는 친구 같은 관계. 세상을 살다 보면 그런 존재가 단 한 명도 없을 수도 있어. 하지만 너에게 난, 나에게 넌, 우리에게는 서로가 있었으면 좋겠다. 언제든 마음을 열고 기대어도 좋은, 언제나 곁에 있는 그런 존재로. 




경제적 독립의 중요성은 꼭 잊지 마


우리는 흔히 ‘독립’을 감정적인 측면에서만 생각하지만, 경제적 독립 또한 무척 중요하단다. 버지니아 울프는 『자기만의 방』(주 4)에서 자신만의 공간과 경제적 자립이 정신적 자유의 토대가 된다고 했어. 경제적 독립이 있어야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선택할 수 있고, 자신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일 수 있기 때문이야.


네가 스스로의 힘으로 경제적 기반을 만들어가길 바란다. 그것이 주는 자유와 자신감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치를 지니고 있어.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월든』에서 “단순하게 살아라”라고 했지. 물질적 욕망에 휘둘리지 않고,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분별할 수 있는 지혜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단다.


엄마가 돈을 쓸 때마다 "이만한 가치가 있는지?" 고민하는 모습을 종종 봤을 거야. 물건 하나를 사더라도 정말 필요한지, 네게 의미가 있는지 여러 번 생각하는 습관이 중요하단다. 사실 엄마는 한동안 너와 떨어져 있는 게 미안해서 네가 원하는 건 다 들어주려고 했어. 그런데 그렇게 하다 보니 너의 요구는 점점 많아지고, 엄마의 주머니는 점점 비어가더라. 그래서 어렵지만, 네가 ‘돈’에 대한 올바른 기준을 가질 수 있도록 이야기해 줘야겠다고 생각했어.


잠깐 예쁘고 귀여운 것에 반해 샀지만, 결국 쳐다보지도 않는 물건들을 떠올려봐. 그때 정말 꼭 필요했던 걸까? 아리스토텔레스는 ‘프로네시스(현명한 판단력)’를 강조했어. 돈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를 고민하는 과정 자체가, 네가 현명한 판단력을 키워가는 과정이란다.


돈을 벌고, 저축하고, 현명하게 사용하는 법을 배우는 것. 엄마는 네가 이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일찍 깨달았으면 좋겠어. 이건 단순히 돈을 많이 벌자는 이야기가 아니야. 돈에 휘둘리지 않고, 네 삶을 주도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힘을 기르자는 이야기란다.


"시간은 돈이다."(주 5) 이 말은 단순히 돈의 가치를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의 자원을 어떻게 현명하게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기도 해. 네가 경제적 독립을 통해 더 자유롭고, 더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길 엄마는 진심으로 바란단다.



관계의 균형을 찾아가며


마르틴 하이데거는 인간을 '세계-내-존재'라고 표현했어. 우리는 늘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살아가지만, 그 속에서도 자신의 고유성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해. 어떤 사람은 독립적이 되면 관계가 소홀해진다고 생각하지만, 진정한 독립은 오히려 건강한 관계를 맺는 기초가 돼. 


상대방에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존중하며 함께 성장하는 관계 말이야.


진정한 사랑은 상대의 성장을 돕는 것(주 6)이라고 했어. 


네 곁에 누가 있든, 없든 너 자신의 가치를 알고 

스스로를 채울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라. 


그럴 때 네가 맺는 모든 관계가 더욱 풍요로워질 거야.




어려움 속에서 우리는 성장하는 거야


"인간에게서 모든 것을 빼앗을 수 있어도, 마지막 한 가지, 

주어진 상황에서 자신의 태도를 선택할 자유만은 빼앗을 수 없다"(주 7)고 해. 


인생은 때때로 우리가 원치 않는 방향으로 흘러가곤 한단다. 


계획대로 되지 않는 순간들, 

예상치 못한 어려움들,

피하고만 싶었던 선택의 기로. 


그런 순간들은 누구에게나 찾아와.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대응하느냐란다. 엄마도 그런 어려움 속에서 오랫동안 헤매었어. 때로는 앞이 보이지 않는 길을 걷는 것 같았고, 무엇이 옳은 선택인지 알 수 없어서 머뭇거리기도 했지. 후회스러운 순간도, 되돌리고 싶은 순간도 많았어. 


하지만 이제 와서 돌이켜보면, 그 모든 시간들이 엄마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준 과정이었다는 걸 깨닫게 되었어. 그렇다고 해서 후회가 완전히 사라지는 건 아니야. 엄마는 가끔 그런 생각을 해. “그때로 다시 돌아간다면, 좀 더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 그래서 지금도 스스로에게 묻고, 다시 상상해 보곤 해. 


더 나은 선택을 하기 위해,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너도 언젠가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마주할 거야. 그럴 때 주저앉기보다는, 그 순간을 받아들이고, 자신에게 가장 좋은 길이 무엇인지 고민할 수 있는 용기를 가졌으면 좋겠어. 엄마가 그랬듯이, 너도 결국 스스로의 답을 찾아갈 수 있을 거야. 그리고 그 과정이, 너를 더 강하고 지혜롭게 만들어줄 거란다.


아마 너에게도 이 부분이 네 인생에서 가장 큰 숙제가 아니었을까 싶어. 


어느 날 문득, 네가 늘 당연하게 여기던 평온한 집안에 엄마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을 때. 그 순간이 너에게 가장 큰 어려움이 아니었을까? 먹고, 씻고, 잠드는 익숙한 공간은 그대로였지만, 엄마가 없다는 현실이 너를 낯설고 어둡게 만들었을지도 몰라. 


엄마도 알고 있어. 그리고 그 시간들이 너에게 얼마나 힘들었을지 생각하면, 미안한 마음이 커. 

엄마가 맞닥뜨린 어려움이 고스란히 너에게 전해진 것만 같아서.


하지만 말이야, 삶에서 고통(苦)은 피할 수 없는 부분이래. 불교에서는 고통이야말로 삶의 본질적인 요소이며, 그것을 통해 깨달음에 이를 수 있다고 말하지. 우리에게 닥친 어려움도 분명 아팠지만, 그 안에서 배움을 찾고, 성장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면, 그것이 결국 우리의 힘이 될 거야.


니체는 "깊은 상처는 우리를 더 깊은 사람으로 만든다"라고 했어. 엄마는 그 말을 정말 믿어. 상처를 겪지 않고서는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있거든. 그리고 너도 어쩌면, 이른 시기에 어려움을 마주하면서 삶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 아닐까? 


물론, 그 과정이 힘들지 않았다고 말할 수는 없어. 하지만 그 시간을 견뎌낸 너는, 그 누구보다 강하고 단단한 사람이 되어가고 있을 거야. 그러니, 이 모든 경험을 너를 성장시키는 과정이라 생각하자. 아팠던 순간마저도 언젠가는 너에게 지혜와 용기를 선물해 줄 거니까. 







사랑하는 연아, 엄마가 늘 네 곁에 있을 수는 없겠지. 하지만 네가 이 글을 읽을 때마다, 내 사랑과 지혜가 너와 함께할 거야. 플라톤이 말한 '이데아'처럼, 비록 형체는 없어도 가장 본질적인 것들은 영원히 존재하지. 


네가 오롯한 너로 존재하며, 

독립적인 사람으로 자라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엄마에게 가장 큰 기쁨이란다.


장자는 "나비의 꿈"(주 8)에서 사물의 변화와 자유로운 정신의 중요성을 이야기했어. 네가 스스로의 길을 개척해 나가면서도, 필요할 때 엄마에게 손을 내밀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 진정한 독립은 도움을 구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언제 도움이 필요한지 알고 그것을 청할 수 있는 용기를 갖는 것이니까.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어딘가에 샘이 숨겨져 있기 때문이란다."(주 9) 네 인생의 여정이 때로는 사막처럼 느껴질 때도 있겠지만, 그 속에서도 생명의 샘을 발견할 수 있는 지혜와 용기를 갖기를 바란다.



엄마의 변함없는 사랑을 담아,



주 1> 독일 철학자 이마누엘 칸트 

주 2> 독일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 “나를 죽이지 못하는 고통은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든다.”

주 3> 마르틴 부버, "나와 너"의 관계

주 4> 버지니아 울프, 자기만의 방, 여성의 창작과 자유를 위해 "일 년에 500파운드와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고 함. 

주 5> 벤자민 프랭클린

주 6> 심리학자 에리히 프롬, 사랑의 기술

주 7> 빅터 프랭클, 죽음의 수용소에서

주 8> 장자의 나비의 꿈 책소개장자는 사람들이 평화롭고 행복하게 사는 데 걸림돌이 되는 것은 자기를 좁은 틀 안에 가두는 자기 자신이라고 이야기했다.

주 9> 생텍쥐베리, 어린 왕자


[꿈꾸는 나비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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