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브런치 작가다. 장애 칼럼니스트로 활동할 발판이 생겼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브런치라는 플랫폼 자체에 대한 신뢰를 흔드는 일이 터졌다. 10월 9일에 브런치스토리에서 운영하는 <작가의 여정> 팝업전시에 참가했다가 브런치 본사 직원들에게 장애인 차별을 당했다. 자폐에 대한 글을 쓰고 있다고 밝히자 갑자기 나에게만 어린아이 대하듯 응대하기 시작했다.
브런치 고객센터를 통해 문제를 제기했다. 며칠이나 지나서 사과 아닌 사과가 날아왔다.
안녕하세요. 카카오 고객센터입니다.
문의하신 불편하셨을 상황이 저 또한 무척 공감되는 마음입니다.
10월 9일 팝업 전시에서 작가님의 문의에 답변하며 관람을 상세히 안내하고자 했던 담당 직원의 태도가 작가님께는 불쾌감과 차별로 여겨질 수 있었던 점에 대하여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차별 없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전시 관람 시 편안하게 관람하실 수 있도록 유의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습니다.
사과의 형태를 갖추고 있지만 "문의에 답변하며 관람을 상세히 안내하려 했던 직원의 태도"라면서 직원의 행동을 정당화할 뿐만 아니라 "작가님께 불쾌감과 차별로 여겨질 수 있었던 점"이라면서 실제로 일어난 차별을 주관적이고 근거 없는 해석으로 몰아가고 있다. 내가 당한 일은 "차별"이지, "불쾌감과 차별로 여겨질 수 있었던 직원의 태도"가 아니다.
사과 아닌 사과는 브런치 본사가 장애인 차별을 보는 관점을 보여준다. 이 상황이 왜 문제인지 모르거나, 알더라도 책임질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의미다.
나는 브런치에 지원할 때부터 장애를 밝혔다. 포트폴리오로 제출한 글도 자폐에 대한 글이었다. 장애를 알고 나를 선발했으면서 직접 만난 자리에서는 차별하는 브런치의 행태를 이해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