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수에 대해 글을 쓰는 건 조심스럽지만, 이제 더이상 TV가 중심이 아니게 된 시대를 상징하기에 펭수만한 것도 없기에 펭수 열풍이 시사하는 점에 대해 정리를 해두고자 한다.
1. 펭수는 유튜브가 알아보고, 팬이 키우고, 기존 미디어가 열풍으로 인정해준 스타
펭수는 콘텐츠 그 자체보다는 펭수가 어떻게 팬덤을 구축하고, 성장하는게 되는지를 중점으로 봐야 한다. 보통 열풍을 일으키는 콘텐츠와 스타들은 어느시대나 있어왔지만, 펭수는 그 출발점에 있어 기존 스타들과는 다른 지점을 보여준다.
1) EBS가 만든 전국민적인 스타, 그러나 EBS채널을 통해 만든 건 아니고 자이언트 펭TV를 통해 만들어짐 2) 유튜브 알고리즘을 통해 콘텐츠가 성장하고, 펭수짤 등 팬덤이 적극적으로 소비하기 시작하며 하나의 현상으로 발전 3) 배성재의 텐, 여성시대 등 라디오 프로그램 출연을 시작으로, TV 프로그램 출연, 광고 모델, 연말시상식 참가에 이르기까지 기존 미디어가 열풍에 동참
2. 펭수는 2019년 하반기 유튜브의 영향력을 기존 미디어업계 모두가 알게한 최고 스타
2019년 하반기를 지나다보니 어느덧 유튜브가 TV보다 주도적인 플랫폼이 되어 있었다. 유튜브를 이제 진정해야겠다는 생각이 누구나 들게 만드는 일들이 생긴 것이다. 아무래도 2019년 하반기는 유튜브를 마이너한 리그로 보는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는 일들이 하나씩 일어난 시기로 기억될 것 같다. 백종원, 김태호PD, 나영석PD 등 기존 메인 플레이어들의 유튜브 진출이 이어졌고, 워크맨 장성규가 핫한 스타로 떠올랐다. 그리고 펭수가 나타났고, 2020년에는 유튜브에서 성장한 콘텐츠나 크리에이터들의 TV진출도 더 활발해질 것이다.
3. 하지만 펭수는 하나의 현상일 뿐 기존 미디어업계의 정답이 될 수 없다.
누구나 또 하나의 펭수를 만들 수 있어야, 펭수가 하나의 현상이 아닌 기존 미디어업계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점에서 펭수는 아직 하나의 현상에 불과하다. 무한도전처럼 10년을 가는 콘텐츠가 될 수 있을지 지금은 알 수가 없다. 유튜브에서 성공시킬 콘텐츠를 만들 방법을 찾고 싶다면, 펭수보단 워크맨의 성장을 살펴보는게 더 나을 것이다. 어찌보면 펭수는 역설적으로 기존 TV미디어가 얼마나 주도력을 잃었는지 보여주는 사례가 되고 있다. 모든 TV미디어가 유튜브에서 탄생한 EBS 연습생을 모시기 위해 얘쓰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좀 더 확실해진 것 하나는 이제 유튜브만 가지고도 캐릭터와 팬덤을 만들 수 있는 기반 채널로서 기능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하나의 스토리가 부여된 캐릭터를 발굴하고, 확산시켜 나가는 것이 유튜브 채널을 중심으로 한 콘텐츠 채널들이 집중해야 할 일이고, 그 다음은 팬들이 다음 단계로 보내줄 것이다. 이미 기존 미디어를 활용하는 방법들은 펭수가 잘 보여주고 있으니 말이다.
펭수가 성장하는 흐름을 보면서 이제 더이상 유튜브는 거부할 수 있는 흐름이라는 점을 더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게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펭수가 기존 미디어업계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건 펭수가 2019년 최고의 스타가되어 다이어리, 달력 등을 완판 시킨 게 아니라, 유튜브에서 등장한 EBS연습생을 전국민이 알게하는 경험을 주었다는 점이다. 지상파에서 tvN, 종편채널 등으로 콘텐츠의 중심축이 이동했듯이, 이제는 TV미디어에서 유튜브 채널 등으로 콘텐츠의 중심축이 이동하기 시작하는 트리거로서 TV프로그램의 시대에서 본격적인 유튜브 콘텐츠 시대로 전환기를 우리는 펭수로서 보다 분명히 보게 되었다. 이미 나영석PD는 채널 십오야에서 유튜브에서 본방송을 TV에서는 홍보를 하고 있고, 유병재는 본인 유튜브채널에서 카피추라는 캐릭터를 탄생시키고 있다. 2019년 지금 펭수가 나올거라 몰랐듯이 2020년에 어떤 콘텐츠가 나올지 기대가 되는 한해가 될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