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R&D 과제관리자가 현장에서 느낀 평가체계의 문제와 개선방향
사업계획서 작성부터 발표평가, 과제 수행, 정산, 사업보고까지—
이 모든 프로세스를 자체적으로 처리하려면 사실상 중견기업 수준의 리소스와 시스템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정부지원사업이 가장 절실한 곳은 중소기업이다.
기술력은 있지만 초기 자본이 부족해 상용화나 시장진입이 어려운 기업들 말이다.
그래서 현장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이 있었다.
“도대체 정부지원사업은 어떤 기업이 받는 거예요?”
컨설팅을 하면서도,
실제로 기업에서 R&D 과제를 관리하면서도,
나는 늘 같은 문제의식을 갖게 됐다.
과연 지금의 정부지원사업 평가체계는 기업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가?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 나는 이런 꿈을 꾸기 시작했다.
정부지원사업의 평가는 객관적이고 정량적인 항목들로 구성되어 있다.
문제는 이 기준이 너무 단편적이고 일반적이라 기업의 특수성과 개별 상황을 반영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떤 기업들은 매년 지원금을 따내고,
어떤 기업들은 문턱에도 가지 못하는 현상이 반복된다.
예를 들어 똑같은 R&D 과제라도 목적과 성격은 다르다.
어떤 과제는 꾸준한 연구 이력·기성과가 핵심가치
어떤 과제는 독창적인 아이디어·신규기술 접목이 핵심가치
어떤 과제는 시장성·사업화 전략이 더 중요할 수도 있음
그럼 평가도 달라져야 한다.
만약 ‘기술축적’이 중요한 과제라면,
논문·특허
기존 연구성과
누적 기술역량
이런 지표에 더 높은 가중치를 둬야 한다.
반대로 ‘새로운 시도’가 핵심인 과제라면,
아이디어의 혁신성
기존 기술과의 접목
도전적 기획력
이런 요소가 더 큰 비중을 가져야 한다.
이렇게 핵심가치에 맞는 기업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도록 설계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과제의 목적 달성 가능성이 높아지고
핵심역량은 있지만 다른 부분이 부족한 기업에도 기회가 돌아간다.
이런 기업은 당연히 평가에서 우수한 점수를 받는다.
그런데 정말 지원이 필요한 기업들은 어떨까?
기획력이 부족하고
네트워크가 빈약하고
과제 준비 경험도 없다
그러니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렵고,
도전했다가 아무것도 남지 않은 채 탈락 소식만 받아든다.
이건 기업에게 손해다.
시간·비용·노력 모두 마이너스가 된다.
예를 들어,
기업 현황 파악 시, 전형적인 질문 외에 기업의 강점 증빙 항목을 기록할 수 있게 하고
1차 심사 이후에는 강점·약점 분석 리포트를 제공하며
강점 강화·약점 보완 전략에 대한 간단한 컨설팅 단계를 포함한다면
도전 자체가 기업에게 ‘남는 경험’이 될 것이다.
또한 탈락 기업에게는
“무엇이 부족했고, 어떤 점은 좋았는지” 구체적으로 피드백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다음 도전에서는
실제로 성과가 날 수 있다.
정부지원사업은 기술과 열정을 가진 기업들이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제도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떤 기업이 정부지원사업을 받는 건가요?”
라는 질문이 아니라,
“우리도 해보니까 되네요!
한번 도전해보세요.”
라는 말을 현장에서 더 자주 들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런 환경을 만드는 것이,
기업과 정부가 함께 성장하는 가장 건강한 방식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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