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검찰인사
저번 주에 심사승진이 있었고, 이번 주에 시험승진 발표가 있었다. 내가 아는 몇몇 사람들이 승진의 성과를 거머 쥐었다. 경감에서 약 7년 이상 근무하면 경정승진을 하는 것 같다. 경감까지는 근속 승진이 있어서 일정 시간 근무하면 자동으로 경감으로 승진을 하게 된다. 그러다보니 경감 수가 매우 많아졌다. 내가 입사할 때만 해도 경감이면 팀장이라는 보직을 주고 1차 결재를 담당했었는데, 이제는 경감도 팀원으로 실무를 담당해야만 한다. 조만간 경정도 결재자가 아니라 실무를 담당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번에 일선 경찰서에 정보담당 부서가 다시 생기면서 경정 자리가 매우 많이 늘었다고 들었다. 시험 승진 비율이 작년 40%에서 올해 30%로 줄어들었음에도 작년에 비해 올해 7명의 시험승진자가 더 많이 배출되었다. 당장은 기쁜 일이긴 한데 한 8~9년 정도 후에 총경 승진 경쟁을 해야하는 경쟁자가 매우 많아졌다고 생각하면 조금은 앞날이 어두운 것도 사실이다. 행정고시를 합격하고 사무관으로 시작하는 공무원들의 대부분이 4급까지 승진하는 것과는 달리 경정에서 총경으로 승진할 수 있는 사람들은 소수인 점이 경찰조직의 특징이다. 나도 한번 미끌어지면 더 이상의 기회를 얻지 못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약간 등골이 서늘해진 것도 사실이다. 이제 파견 근무도 끝나가므로 유학 기회를 활용해서 진지한 고민을 해야할 것 같다.
올해 검찰인사에서 작년 형사사법공통시스템운영단장님이었던 차장검사님과 총괄팀장님이었던 부장검사님이 동시에 검찰을 떠났다. 두 분 모두 내가 느끼기에는 검사였다는 사실에 매우 큰 프라이드를 갖고 계셨었는데 이번 인사에서 원하는 곳에 발령이 나지 않아 검사복을 벋고 새 길을 도모하게 되신 듯 하다. 공무원 인사라는게 정권의 영향을 일정 부분 받을 수밖에 없긴 하지만 하루 아침에 예상치 못하게 조직을 떠나게 되면 그 상심은 매우 클 것도 같다. 필드에서 과연 잘할 수 있을까 걱정도 많을 것 같고. 검찰 조직 내에서는 연예인 것정이랑 떠나는 검사 걱정은 할 필요 없다는 우스갯 소리도 있긴한데 당사자의 심정은 조금은 착잡하지 않을까 싶다.
경정은 아직까지는 계급정년이 있기 때문에 제때 승진 코스에 진입하지 못하면 50대 초에도 집에 갈 생각을 해야하는 점에서 다른 공무원과는 달리 조금은 더 잔인한 측면이 있다. 본청에서 엘리트 코스로 성장했던 사람들도 탈락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게 발생하는 현실에서 나 같은 애는 조금 더 철저히 준비할 필요가 있다. 이제 다시 시작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