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3)

경찰입사 동기

by 황인재

경찰에 입사할 때 총 20명이 같이 입사를 했다. 주로 변호사 출신들이 많이 입사했지만 시험을 통과하고 바로 입사한 친구도 있었고, 회사생활을 하다가 입사한 동기도 있었다. 내가 입사할 때는 수사권 조정 때문에 역대 최고의 경쟁률을 보였다. 지금은 변호사 특채 경쟁률이 2를 넘지 않는데 나 때는 11:1인가 그랬다. 다들 열심히 하고 싶어서 입사 및 이직을 결정했는데 승진을 위해서 무식한 암기시험을 다시 봐야한다는 현실, 돈, 보직 및 육아 같은 제약 요인으로 인해 경찰을 그만 둔 친구들도 있다.


사무실을 차려서 개업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친구도 있고, 경력검사로 임용된 친구도 있고, 공수처 검사로 임관한 친구도 있고, 대형로펌에 취직한 친구도 있고, 사내변호사로 이동한 동기도 있다. 아직은 경찰조직에 남아있는 친구들이 많지만 앞으로 점점 더 많은 친구들이 회사를 그만두지 않을까 싶다. 실제로 윗 기수 중에 경찰에 남아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고, 아랫 기수들 중에서도 로펌 등으로 이직한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퇴직을 결심하는 가장 큰 이유는 승진 어려움 때문이다. 경감이라고 해도 6급 실무자에 불과하고, 근속 승진제도로 인해 조직에 경감이 너무 많아지다 보니 그 희소성이 점점 떨어져 순경부터 경감까지 한 그룹으로 취급을 받고 있다. 경감 생활을 10여년 가까이 해야 한 단계 승진을 할 수 있다는 현실이 수사경험을 몇년 쌓고 조직을 나가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또한 승진을 위해선 본청이나 지방청에 들어가 행정업무를 해야하는데 수사(지휘)경험을 쌓고 이를 인정받아 승진을 하고 싶은 수사관들에게는 현실의 벽이 너무 높게 다가온다. 그렇다고 13만 구성원을 갖고 있는 조직이 쉽게 변화하지는 못하므로 절이 싫은 중이 스스로 떠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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