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연재는 다양한 문화를 통해서 경험하게 된 컬러와 메이크업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4살 나이에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했던 그때의 기억은 지금도 생생하다. 우리가 살았던 곳은 한국인이 없는 부유한 백인 지역이었고, 우리 동네에는 외교관들이 많이 살다보니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다.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인도, 일본, 아르헨티나 등 다양한 나라에서 온 친구들을 만나며 세계에 대한 호기심이 자연스럽게 생겼다. 그 친구들은 우리 나라와 다른 스타일의 패션을 하고 다녔다.
모든 것이 신기하던 시절 크리스마스 시기에 발레 '호두까기 인형'을 보게 되었다. 그 화려한 의상과 발레리나의 메이크업이 나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 때부터였을까 엄마를 졸라서 처음으로 발레를 시작했고, 공연을 준비하며 처음으로 메이크업을 접하게 되었다. 발레복을 입고 예쁘게 메이크업을 한 친구들을 정말 잊을 수 없다. 그들은 마치 인형처럼 예뻤고, 그 아름다움에 반해 나도 그들처럼 예쁘고 싶었다. 특히 그들의 피부색은 마음속으로 부러워했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어 메이크업을 하는 학교 친구들을 통해 파운데이션에 대해 알게 되었다. 미국은 초등학교부터 화장을 하는 아이들이 많았다. 저는 동네 편의점(CVS)에서 파운데이션을 열심히 테스팅을 하며, 언젠가 그들처럼 인형처럼 하얀 피부를 가질 수 있겠지 하는 희망이 생겼다. 부모님은 어린 시절 메이크업을 반대하셨지만 결국 나는 화장품을 만드는 사람이 되었다. 그때의 희망과 꿈은 지금도 나를 메이크업으로 움직이는 큰 동력 중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