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을 나타내는 오방색
우리는 ’한국의 색‘하면 오방색을 떠올리죠. 아무래도 다섯 가지 원색의 조합이다보니 사용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뉴욕에서 활동하는 윤협 작가님은 오방색과 전통문양을 재해석한 작품으로 유명합니다.
우리의 색? 오방색이 뭐죠?
오래 전부터 우리 선조들이 사용하던 색을 오방색이라고 합니다.
오방색(五方色)이란, 음양오행설에서 풀어낸 다섯 가지 순수하고 섞음이 없는 기본색 (청, 적, 황, 백, 흑)입니다. 쉽게 말하면 예로부터 우리 선조들이 전통적으로 사용한 5가지 우리 색 — 빨강, 파랑, 검정, 하양, 노랑입니다. 오방색은 예로부터 한국인의 삶에 굉장히 밀접하게 자리 잡고 있었으며, 풍수지리, 한의학, 전통공예, 전통의상, 건축물, 음식에도 영향을 미쳐왔습니다. 예로부터 우리 선조들은 오방색을 전통의상에 사용하였고, 색상의 조화에 따라 배열하였습니다. 색동저고리나 복주머니에서 색의 배열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또한, 음식문화에도 다양한 재료로 오방색을 나타내므로 다양한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태극기에도 오방색의 원리를 적용할 정도 우리 문화에 뿌리 깊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우리 문화에 대한 정체성과 예술적 감각이 중요해지면서, 오방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색채학에서 이론적 의미는 다음과 같습니다.
오방색 = 오방정색/오정색/오색/오채
우리나라의 색채에 대한 근본에 의미론적 색채관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실용주의가 전파된 것은 개항 이후인 19세기 무렵으로 그전까지 한국인의 의식을 지배한 것은 음양오행사상에 바탕을 둔 화이적 세계관이었습니다. 음양오행사상은 생활 속 질서와 원칙 등 곳곳에 영향을 미쳤다. 음양오행의 원칙에 따라 중국이 세계의 중심이고 그 외의 지역은 세상의 변두리로 인식해 왔습니다. 색채관 역시 이에 영향을 받아 명나라 때까지 조선의 상징색은 동방의 정색인 청색이 되었고, 청나라 때에는 여진의 남쪽이라는 의미로 적색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15개의 오방정색과 오방간색은 모두 음양의 조화와 변화에 따른 의미론적인 상징색에 해당합니다.
오방색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나요?
전통색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1)넓은 의미와 (2)좁은 의미를 함께 알아야 합니다. 특히, 색의 배열과 조화를 더욱 중시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색의 배열은 색의 위치를 의미하며, 조화는 색간의 관계(상생)를 뜻합니다. 전통적으로 (1)넓은 의미로서는, 우주만물의 현상을 음과 양의 두 원리를 설명하려는 음양설과 이의 영향을 받아 만물이 소생하는 목(木), 화(火), 토(土), 금(金), 수(水)의 오행과 함께 연결됩니다. 각 방위와 계절을 연결하여 동방은 봄, 남방은 여름, 중앙은 사계삭인 토용지절이, 서방으로는 가을, 북방으로는 겨울 오방위와 오륜, 신체의 각 부위, 미각과 연결됩니다. (2)좁은 의미로서, 오행의 각 기운과 직결된 청(靑), 적(赤), 황(黃), 백(白), 흑(黑)의 다섯 가지 기본색입니다. 각각의 5가지 색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청색은 나무의 기운으로 기쁨을 나타내는 색입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과거 우리 나라에서는 파란색과 초록색을 잘 구별하여 사용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파란 염료가 우리나라에서 구하기 어려웠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우리 나라에서는 '푸른다'는 표현을 자주 사용했다고 합니다.
‘파랑’은 어근 ‘팔-’에 접미사 ‘-앙’이 붙은 명사이며, 어근 ‘팔-’은 ‘풀’이 변한 말, 따라서 ‘푸르다’는 ‘풀’에서 유래한 형용사입니다. 청색은 오방정색 가운데 봄을 상징하며, 조선시대 이후 가장 선호도가 높은 색 / 물의 맑은 빛과 신록의 푸른빛을 모두 지닙니다. 특히 젊은이의 기상과 진취적 정신을 상징, 백색과 함께 맑고 깨끗한 의미로 사용됩니다.
적색은 불의 기운으로 즐거움을 나타내는 색입니다. 오늘날 매운맛과 연상되는 색이 아닌 쓴맛과 연관지어 사용을 하였습니다.
‘빨강’은 ‘븕다’ ‘붉다’를 나타내는 ‘빨갛다’의 명사형입니다. 적생의 의미를 알아보기 위하여 사신 중 주작을 살펴봐야 합니다. 주작은 불새로 자신의 불기운을 이기지 못하고 여기 저기 자신의 기운을 펴트립니다. 이와 같이 적색은 기운이 가장 센 색으로 불을 상징하며, 남방을 관할하며 악귀를 쫓고 양기를 불어넣는 색으로 사용됩니다. 상경에 이르길 오행의 운행에 따라 적색이 생겨나고 변화하고 왕성해지며 사라짐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빨간색은 주로 왕의 의복에 사용했다고 합니다.
황색은 땅의 기운으로 욕심을 나타내는 색입니다.
우리 나라에는 노란색보다는 황색이라는 표현이 더 맞다고 보여집니다.
‘노랑’은 어근 ‘놀-’에 접미사 ‘-앙’이 붙은 형태 / 형용사 ‘노랗다’ ‘누렇다’의 어근은 각각 명사 ‘놀’과 ‘눌’이다
이와 같이 우리말의 동사와 형용사는 대부분 명사에서 비롯됩니다. 황색은 밭의 흙색을 가르키는 색 / ‘밭은 누렇다’라는 말에서 유래 황토색은 넓게 펼쳐진 땅의 색을 상징합니다. 오방정색 가운데 서열이 가장 높으며 동양에서는 하늘의 기운이 직접 닿는 황제의 색으로 황금색이라고 하며, 서양에서는 경박하고 시끄러운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백색은 금의 기운으로 분노를 나타내는 색입니다.
오늘날과 달리 매운맛과 연관되어 사용해왔습니다.
과거 우리 나라에서 백색은 자연 본연의 색이라고 할 수 있다고 합니다.
백의 민족이라는 표현도 하얀색을 의미한다기보다는 다른 색을 사용하지 않아서 생겼다고 합니다.
‘희다’의 ‘희-’의 어근은 태양을 의미, 따라서 태양을 백색으로 인식되며, 백색은 오방정색의 하나이며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색입니다. 백색의 순수하고 꾸밈없는 사상의 직접적인 현상색 / 백색과 청색이 어우러지는 것은 순수함과 깨끗한 정신이 모인 것으로, 자연에서 귀착하는 것, 자연과의 동화를 의미하며 결과적으로 원색에서 탈퇴해 채색을 금하는 사고방식으로 전해집니다. 백색은 소복의 색을 나타내므로 궁중에서는 사용할 수 없는 금기색으로 정해집니다.
흑색은 물의 기운으로 슬픔을 나타냅니다.
사전적의미로는, ‘검정’에서 ‘검-’은 ‘검다’의 어근 / 고대에는 ‘검’이란 말이 ‘흑’의 뜻을 지니고, ‘검다’는 명사 ‘검’이 형용사로 바뀝니다. 흑색은 오정색의 하나이며 겨울과 물을 상징, 죽음의 세계와도 관련되며, 서양에서도 죽음이나 음습한 기운을 상징할 때 사용됩니다. 고려시대에는, 현색(흑색)은 귀족의 색이였으며, 조선후기에는 적색포 위에 검은색의 망사를 드리워 고급 관료의 복색으로도 사용된다. 흥미롭게, 중세시대를 비롯하여, 현대의 사회까지, 검정색은 고급스러운 색으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요약하면,
동양의 색채에는 다섯 가지를 주로 사용했다고 합니다. 우주와 인간 질서를 상징하는 음양오행설을 토대로 색상마다 오행의 속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오방색은 순수하고 섞임이 없는 기본색으로 5가지 정색(오방색)인 청, 적, 황, 백, 흑입니다. 청색은 동방, 적색은 남방, 황색은 중앙, 백은 서방, 흑생은 북방을 나타냈다고 합니다. 오방색은 우리 문화 전반에 걸쳐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으며, 조대 성종 (19년)에는 간색을 불순하다고 좋지 않게 생각하여, 대부분 정색만 사용하게 하였다고 합니다. 각 색상의 의미와 상징에 대해 이해하고 오방색을 활용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참고문헌:
1. 박연선, 『색채용어사전』, 예림. 2007
2. 심동섭, 『알기쉬운 동양의학』, 공감. 2015
3. 장용선 (2015). 오행 색채 구조화 연구. 박사학위논문, 홍익대학교 대학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