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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풋이 없으면 아웃풋도 없다

최근 글쓰기가 뜸한 것은 인풋이 없기 때문이다.

마음을 두드리는 글이나, 영화, 생각할 거리를 제공하는 사건, 컨텐츠가 없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조금 더 액티브한 활동을 하거나, 조금 더 감도 높은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가 싶다.


예전에는 둔한 것, 무던한 것이 좋은 것이라고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다. 예민하고 까칠하면 피곤한 사람 취급받고, 유난 떤다고 평가되기 일쑤였으므로.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둔하고 무던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천성적으로 예민한 부분을 가지고 태어났기에, 스스로 괜찮다라고 생각했던 부분들이 사실은 괜찮지 않았었다는 사실을,

무던한척 하며 쌓인 스트레스가 몸의 이상으로 나타나는 순간에 깨닫게 되기도 했다.


나의 아이도 나를 닮아 예민한 부분이 많은데, 그런 부분 때문에 힘들어 할때 엄마가 말해주셨다.

나도 너때문에 고민이 많아 어느날 소아과에 가서 예민한 아이라 힘들다고 넋두리를 했는데, 그 때 소아과 선생님이 “예민한 게 얼마나 좋은 건데요. 예민한 아이가 더 똑똑하게 자란답니다.”라고 말씀해주셔서 용기를 얻고 아이를 더 잘 키울 수 있었다고.

(그 이야기를 해주신 소아과 선생님은 자신의 이야기가 2대에 걸쳐서 누군가에게 힘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실까? 다정한 말의 힘은 참 강력하다.)


최근에는 이런 글도 읽었다.

‘아이가 까칠하게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것이 있다면 그게 아이의 적성일 수 있다.’

어떤 분야를 예민하고 세세하게 받아들인다는 것이 그 분야에 대한 감각이 남들보다 좀 더 뛰어나다는 뜻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 역시 ‘감도 높은 삶’과도 연결이 된다고 생각한다.

어찌보면 무의미할 수도 있고, 지루할 수도 있는 반복되는 매일매일을 더 풍부하고 다채롭게 받아들이려면, 내 몸의 온 감각을 열고, 어떤 때는 예민하게, 어떤 때는 순수하게 그 자극들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그렇게 순간순간을 잘 캡쳐해두는 매일매일이 쌓이면, 내 삶도 더 풍요로울 수 있겠지.


나에게는 그 순간의 캡쳐가 글쓰기라는 행위로 주로 이루어지는데, 더 많은 순간의 캡쳐를 위해 좀 더 노력해보아야겠다.

무언가를 하는 액티브한 노력에서부터, 이미 일어나고 있는 일상적인 것을 더 깊이 관찰하고 받아들이는 좀 덜 액티브한 노력까지,

연말을 맞아 브런치에서 연말 결산도 보내주었으니 (뭔지 모르겠지만 작가 카드라는 것도 발행해준다고)

게으른 나를 위해 브런치, 더 정확히 말하자면 브런치의 컴퓨터 알고리즘이겠지만, 가 준비해준 작은 격려라고 생각하고 더 열심히 살아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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