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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손잡이

8월 13일이 세계 왼손잡이의 날이라는 것을 hey news 인스타그램에서 알려주었다.

나도 왼손잡이이다.

나는 약간의 반골기질을 가지고 있고, 마이너리티에 대한 애정이 있는데, 내가 왼손잡이인것이 일정부분 기여하지 않았나 싶다.


내가 왼손으로 글을 쓰는 것을 보고 주위사람들은 모두 엄마에게 오른손으로 고치라고 조언을 했다고 하는데,

엄마 역시 반골기질을 가지고 있었던지라 흥!하고는 무시하고 말았다고한다.

그리고 오히려 뉴스나 티비에서 왼손으로 글을 쓰는 사람들이 나올때마다 나에게 말해주었다.

그거 아니? 미국 대통령들은 다 왼손잡이더라, 저 유명한 누구도 왼손잡이란다. 라고.

그래서 나도 모르게 나도 훌륭한 사람이 될 싹수를 가지고 태어났구나 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실제로 왼손잡이여서 다른 사람들과는 조금 다른 뇌를 사용한다고 느낄 때가 있고, 그것이 나를 좀더 다른 개성을 가진 사람으로 만들어주었다고 생각한다.

모두가 오른손잡이인 세상에서 왼손잡이라는 differentiation point를 가지는 것도 어찌보면 경쟁력일수 있다.

다만 왼손잡이로 살면서 공책을 사용하는 게 어려웠던 기억이 있다. 내가 글을 쓸때, 막 쓴 글을 내 손으로 가려야해서 연필이 손에 묻거나 노트가 지저분해지게되는데 이럴때 공책을 돌려서 쓰거나 내 몸을 돌려서 쓰게 되는데, 나의 경우 내 몸을 돌려서 썼다. 그러다보니 자세가 비뚤어지게 되었고, 척추측만증을 갖게 되었다는 단점도 있다.


내 아이도 아주 어릴 때 밥을 먹으며 왼손을 사용하길래, 나는 그냥 두려고 했다.

그런데 시댁에 갈때마다 시어머니가 오른손을 써야지 라고 조금 지적하자 아이는 오른손으로 바꾸었다.

내가 가졌던 왼손잡이 기질을 내 아이가 이제 바꾸었다고 생각하니 조금 섭섭하기도 하고, 굳이 자연스럽게 그렇게 하는 것을 왜 지적해야하는지도 의문이었지만,

생각해보면 나도 그렇게 지적받았지만 스스로 바꾸지 않기로 결정한것이고, 나의 아이는 바꾸겠다고 결정한것이 아닐까 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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