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잘짓는것도 재주다
기획자의 피가 흐르는지도몰라
글제목을 잘짓는다는 평을 종종 듣는다. 개인 블로그 이름인 ‘책과 나 사이’, 브런치 ‘이룸’, 최근 나태주의 시 <풀꽃>을 읽고 썼던 ‘나의 꽃’등이 그렇다. 글의 완성도까지 매번 극찬을 받으면 좋겠지만 구체적인 서술이 필요하거나 늘어지는 문장이 많을때가 더러 있다. 그럴때면 꼼꼼이 메모해놨다가 다시 퇴고를 거쳐 블로그에 올리고 있다.
최근 <고수의 학습법>이란 책을 읽다가 나는 왜 학습공동체에 들어가 있으며 정보만 있는 사람인지 지식을 활용할줄 아는 사람인지 돌아보고 있다. 오선지에 음표를 그릴 줄 아는 것은 정보를 갖고 있는 것이지만 음표를 보고 연주까지 할 줄 안다면 지식을 활용하는 일이라는 예시가 뼈를 찌르듯 다가왔다.
결국 내가 하고 싶은일이 책과 관련한 지식사업이란 것을 무시할수 없게 되었다. 돈을 쫓아서 결정한 일은 아니다. 서툴게나마 내 힘으로 꾸준히 나를 위해 시작한 일이 독서였고 과거엔 혼자 끄적이던 글자를 ‘글’이라는 것으로 확장시켜 블로그와 브런치에 내보이고 있다. 인스타에 내 브런치를 알려볼까 해서 몇 자 적다가 갑자기 떠오른 이름이 있다.
‘글통장’ 브런치라는 글통장에 차곡차곡 쌓아보겠다고 짧게 쓰면서 혼자 벅차올랐다. 바로 ‘글통장’이란 이름에서이다. 나 또 한건 해낸건가? 너무 예쁘잖아. 글통장이래. 맙소사. 분명 자뻑이긴 하나 스스로 감탄을 할 만큼 괜찮은 말이 나올때면 흥분을 감출수가 없다. 그동안 수없이 흘려보낸 자뻑 생각들을 전부 기록해놓았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그래서 이승희씨가 <기록의 쓸모>라는 책을 썼을 때의 기분을 백번 공감한다.
어쩌면 내게도 마케터로서의 능력이 숨어있을텐데 발견하지 못했을거라는 자뻑 위안을 삼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