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엄마다

엄마가 처음이라 서툴다고 핑계 대는 건 싫다

by 책사랑꾼 책밥

남편과 갈등의 원인이 되는 것 중 아이들 훈육을 빼놓을 수가 없다. 둘 다 욱하고 성질머리가 한가닥씩 하는지라 결혼 7,8년 차까지 징그럽게 싸우고 애들한테 악영향을 끼치니 반성하고 살자 다짐했다.

엊그제 둘째 아이의 학습지 사건으로 엉덩이 맴매를 하고 잠든 아이의 엉덩이를 어루만져주며 생각했다.
왜 이런 타이밍에 후회를 할까?
화가 난 거였는지, 훈육을 하려던 게 맞는지 정확히 모르겠다.

무섭게 변한 내 표정을 보고 울음을 터뜨린 아이에게 그치라고, 안 그럼 더 크게 혼날 거라고 다그친 건 옳은 방향이 아니었을 수 있다. 육아서 읽었으면 뭐하나. 자녀교육서 읽고 찔리면 뭐해. 거기 까진 걸.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으려고 온갖 기획 아이디어 떠올리다가도 집안일과 교육문제 앞에 쉽게 무너진다. 다만 노력하는 것은 아이들을 방임과 방치 앞에 둔해지지 않기 위해 시간관리를 하는 것이다. 가급적 온라인 학습시간과, 학습지 등의 집 공부할 때 내가 좋아하는 책을 읽고, 아이들이 게임이나 티브이 보며 휴식할 때 집안일을 돌본다. 적어도 이때만큼은 수시로 "엄마 있잖아~"를 시작으로 찾아와도 집중해서 얘기 들어줄 수 있다. 그리고 하루 일과를 마칠 때쯤 그날 경계 없이 훈육과 화가 있었다면 다시 차분하게 얘기 나누고 감정을 푼다. 엄마여도 미안한 게 있으면 사과한다.

아이들도 다 안다. 엄마가 때로는 이유 불문하고 격하게 화를 냈다가, 언제는 무응답 무대응으로 피하기도 한다는 것을.

음식에 간을 적당히 하는 게 어렵듯이, 화난 감정과 훈육 사이를 적당히 조절하는 것도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나는 책을 읽는다. 내 감정과 지적 수준을 평균화시켜서 적당한 양념 베이스를 찾기 위해서다.

병원 진료를 마치고 점심은 남편에게 맡겼다. 병원 옆 카페로 들어와 사노 요코의 <사는 게 뭐라고>를 읽고 늘 머릿속에만 있는 책모임 운영기획을 노트에 옮긴다.

학습지로 시작된 일이 내 일의 기초를 만들어간다. 구체적인 계획 없이 책만 읽는 엄마가 던지는 잔소리가 애들도 듣기 싫겠지. 서로가 잘 크기 위해 '가치도생' 을 생각했다. (이건 내가 만든 말이다)내가 지금 해야만 하는 일이 왜 가치가 있고 그 길을 왜 택해야 하는지 같이 고민하고 걷는 일이다.

지금까지 그 길을 걷고 있는 중이었다고 착각이었던 같다. 내가 뒤처진 사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조급함이 아이들 교육에도 적용된다. 멀리 보되 눈앞에 일을 쉽게 간과하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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