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월100만원의 꿈을 이룰수 있을까
100만원이 뭐길래
어젯밤 남편이 tv를 보던 중 물었다.
장인어른이 돌아가시고 장모님만 남았는데 치매에 걸렸거나 요양이 필요할 정도의 건강 상태라면 어떻게 하겠냐는 말이다. 내 위로는 50대 싱글 언니와 결혼한 언니 한명,남동생.총 4남매다. 우리 형제들은 자주 연락하여 돈독한 형제애를 갖고 있지 않다. 딱히 나쁜 관계도 아닌데 우리끼리 막 너무 좋아 똘똘 뭉치지도 않는다.
만일 남편 말대로 부모님에게 이런 일이 생긴다면 형제들끼리 매달 돈을 나눠 내며 요양시설에 맡길 것인지 누군가 모시고 살 것인지 의논해 본적이 없다. 부모님 연세가 칠십 중반인데 아직 건강한 축에 들어 나로서는 깊이 생각해본적 없는 주제라 선뜻 대답할 수 없었다.
나는 어린 시절 부모에게 정서적 돌봄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자랐기 때문에 결핍이 있는 사람이다. 한때 원망했고 미워했고 아팠었다. 똑같이 자식 키우는 어미로 살면서 내 부모에게 그런 감정을 갖는게 죄책감이 들어 아팠었다. 그 아픔을 대신하기 위해 언니들이 못하겠다면 내가 모시겠다고 해야 하나 싶었지만 솔직히 자신이 없다.
결혼후 직장을 관두고 전업주부 15년차다. 남편의 수입으로만 언제까지 살 수 있을까 걱정되는 시기다. 아이들 교육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우리 부부의 노년도 생각한다면 저축하는 돈은 없고 대출 없이 마련한 아파트가 현재는 전부인 셈이다.
얼마전 남편이 통잔 잔고를 1년자리 적금에 묶어두면서 1년 이자만 40만원 가량인데 어차피 당장 안쓰는 돈이니 그렇게 하는게 좋겠다며 생활비 통장을 가져가버렸다. 그 후로 매달 200만원 가량 생활비를 넣어준다. 내가 버는 돈은 한 푼도 없다. 이 점이 나한테 아킬레스건이 됐다. 부모를 봉양해야 할 시기가 올 게 분명하고 남편 입장에선 자신의 친 부모가 아닌데 자기가 벌어 놓은 돈으로 쓰는 건 웬지 싫다고 할수도 있겠다. 설마 내 남편이 그럴 사람은 아니지만 오랜 전업주부 생활로 낮아진 자존감은 나를 그런 생각으로까지 이끌게 한다.
버지니아 울프는 자기만의 방과 연간 500파운드를 필요로했다. 나는 월100만원의 수입을 올리는 일을 할정도의 프리랜서를 꿈꾼다. 유튜브나 인스타에 올라오는 '이것만 잘 따라면 나도 부자'라는 식의 홀리는 말에 넘어갈 만큼 순진한 나라면 진즉에 회원가입도 하고 시키는대로 뭐라고 했을 텐데 의심도 많은 성격이라 섣불리 뭐 한가지 시작하기가 참 어렵다.
늘 마음은 월100만원인데 그 꿈을 올해는 이룰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