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해방 타운은 어딘가요?
격하게 혼자 있고 싶은 그대에게
왕년의 배구스타, 대한민국 트로트의 여왕, 세계적 발레리나였지만 결혼 임신으로 자신의 꿈을 뒤로하고 배우의 아내가 된 그녀.
요즘 이들이 집을 떠나 자신만의 공간으로 피신(?) 아닌 피신으로 잠시 가족에게서 벗어나 자기를 돌보는 일을 보여주고 있다.
방송에서 만든 콘셉트 안에 그들의 일상을 엿보는 재미가 그들로 하여금 현 상황에서 더욱 벗어나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첫 방송을 본 날은 사실 배가 아파서 채널을 돌려버렸다. 아, 좋겠다. 저 사람들은. 돈도 벌고 혼자 만의 쉼도 얻어서.
마치 좋아하는 남자애를 몰래 훔쳐봤는데 그 애한테 혹시 내가 쳐다본 걸 들키지 않았는지 흘깃거리듯 부럽다면서 재방송까지 보며 빠져 들고 있었다.
출연자 중 가장 관심이 가는 사람은 배우의 아내로 살고 있는 윤혜진 씨다. 그녀는 딸을 한 명 키우고 결혼 전엔 유명 발레리나로 세계적 명성을 얻을 기회가 있었다. 나를 포함해 잘 모르는 사람들은 지금 결혼생활을 후회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할 거다. 몇 년 전 남편의 스캔들도 있었고 불행한 결혼생활을 이어갈 거라고 믿어버렸을지도 모른다.
그녀는 해방 타운에 와서 딸과 함께 하던 운동을 혼자 즐기러 갔다. 온전히 자기만을 위한 시간이었다. 발레를 하며 수도 없이 몸을 움직였을 그녀는 운동 앞에서 긴장하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가느다란 몸을 이리저리 움직이는데 진짜 해방된 모습이었다.
내 친구는 중1 아들, 6세 딸을 키운다. 늦게 딸을 낳아 고생이라며 제발 혼자 있고 싶다고 하소연이 이만저만 아니다. 나는 초6, 초3 두 딸을 키우는데 친구는 나보고 애들 다 키워서 좋겠다고 부럽다고 한다. 애들 뒤치다꺼리할 일이 줄어서 어디는 마음대로 갈 수 있지 않냐는 말이다. 진짜 나는 마음대로 어디든 갈 수 있는 걸까? 그래도 되는 걸까? 그럴 수 있을까?
나도 해방 타운을 원한다. 누구나 원할 것 같다. 집이라면 자기만의 방, 밖에서도 나 혼자 즐길 수 있는 어떤 장소, 나만을 위한 곳. 그런 곳을 사람들은 점점 원하고 있다. 그런데 코로나19 때문에 사람들과의 거리가 계속 멀어지고 있는 데다가 점점 혼자의 시간을 원하는 사람들의 형태가 왠지 씁쓸함을 만들어낸다.
마스크가 얼굴의 반은 가렸지만 서로의 마음만은 가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해방 타운을 꿈꾸지만 혼자의 시간을 고통스럽게 보내는 사람들이 잠깐 떠올랐다. 자기 마음을 어떻게 드러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 가족에게 학대받으면서 도움의 손길을 뻗지 못하는 사람들을 떠올리니 방송 출연자들과 나와의 괴리감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가 새로운 문젯거리가 되었다.
내 딸들은 종종 이렇게 말한다.
"엄마, 혼자 커피 한잔 하고 오세요. 엄마도 엄마 시간을 즐기셔야죠."
사실 내가 가장 편안한 곳은 아이들 옆이다. 아이들과 잠시 거리를 두고 격하게 혼자 있고 싶다고 외치던 때도 있었다.(그땐 미안했어. 얘들아.) 아이들은 시도 때도 없이 엄마인 나를 사랑해준다. 같이 잘 때면 서로 내 옆을 차지하려고 든다. 나를 위해 커피숍도 보내준다. 학교 가야 하는데 내가 늦게 일어나도 깨우지도 않는다.
해방 타운은 나한테 필요한 게 맞는지 다시 생각해봐야겠다.
<금요일 밤이라 펜트하우스 기다리며 쓰려니까 얘기가 이어지는지 모르겠다. 오늘 1일 1 브런치는 망 글인 것 같다.(망한 글)>
매일 글 쓰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브런치 글 알림 신청을 하고 1일 1 브런치 글을 연재합니다.
사람 이야기, 일상을 자연스럽게 써볼생각입니다. 가끔은 누군가를 질투하고 시기하는 마음을 꺼낼지도 모릅니다.
칭찬받고 싶은 이야길 쓸지도 모릅니다.
날것으로 쓰는 이야기에 많. 관. 부 바랍니다.
내일은 어떤 글이 올라올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