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욕심 없는데 말입니다

라고 말하면서 욕심부리고 싶어 해요

브런치 피드에 종종 보이는 '조회수 돌파' 자랑 글을 볼 때마다 '나는 언제쯤... 눈물이 또르르' 했다. 브런치든 블로그든 읽히는 글을 쓰라고 쓴소리 하는 작가들의 글을 읽으면서 내 글은 그래서 안 읽히는 글인가 보다, 에라 모르겠다 내가 쓰고 싶은 대로 쓰면 장땡이지 편안하게 그동안 글을 써왔다. 잘 쓰는 글과 전혀 무관하게 말이다.

엄마랑 싸운 얘기, 딸한테 해서는 안 되는 말로 미친년이 되었던 그날의 일, 남편한테 들었던 서운한 얘기들이 주로 내 글감이었다.

이런 시시콜콜한 얘기를 쓸 때는 답답한 마음을 풀고 싶은데 친한 사람한테 얘기하면 내 얼굴에 내가 침 뱉는 것 같아 말 못 하겠고, 안 털고 지나가면 계속 마음에 남아서 내 정신 상태가 썩어 문드러질 것 같아서 주로 글로 풀었다. 쓰고 나면 좋아요, 라이킷 수가 올라가는 걸 보며 위안 삼고 가끔 댓글에 응원한다는 글을 남겨 주는 분들 때문에 감정 추스르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다. 그러나 한편으론 모르는 사람들이기에 내 글만 보고 나에 대한 평가가 '참 어렵게 인생 사는 사람'으로 비칠까 봐 글 삭제를 할까 말까 망설인 적도 여러 번이다.

8월에는 사실 목표가 있었다. 브런치 매거진을 다듬어서 '브런치 북'을 만들 생각이었다. 생각이었다는 건 아직 안 만들었다는 얘기. 늘 계획은 세우는데 실행하기까지 너무 오래 걸리는 게 내 단점이다. 다듬으려면 글을 다시 봐야 하고, 다시 보려면 종이로 출력을 하든 뭐하든 방법을 찾고 움직여야 하거늘 매일 딴짓하고 늦게 일어나고 일찍 자기 바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브런치 조회수가 터졌다.

아직 다듬지도 않은 글, 그러나 맹세컨대 1,2,3번의 글을 쓸 때 내 마음을 돌아보니 정말 진심을 다해 썼다고 말할 수 있다. 거짓도 없고 왜곡도 없는 순수 100% 날 것의 글이다.

꾸준히 지치지 않고 스스로를 이끄는 힘이 부족하다고 여겼던 나인데, 그래서 포기를 먼저 선택하는 나인데 이러면 내가 포기하지 못하지.

포기하지 말라고 누군가 나를 스폰하고 있는 것 같다.

다시 글을 쓰고, 다듬고, 여기서 멈추지 말라고 채찍질하는 신호로 알고 매일 네 줄씩이라도 써야겠다. 이렇게 쓰고 내일 또 안 쓸 수도 있다.

진짜 욕심 없는데 여기서 멈추지 않게 브런치 계속 도와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