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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수 밀알샘 Oct 07. 2017

<미라클모닝 203> 세상에서 가장 가련한 사람

비판을 받고 싶지 않다면 방법은 간단하다. 비판하지 않으면 된다. 
마찬가지로 나를 중독시킨 모든 것들에서 풀려나고 싶다면, 그게 중독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된다. 
그저 내가 언제든 마음의 명령을 내리면 사라지는 것들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물론 중독은 쉽게 벗어나기 힘들다. 하지만 중독에서 벗어난 나의 오늘을 즐기겠다는 마음이라면 중독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커질 것이다.
중독된 내가 아니라, 벗어난 내 모습에 초점을 맞추고 그 자체를 즐기자. 
그리고 언제나 기억하자. 세상에서 가장 가련한 사람은 자기 마음의 시중을 드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 김종원 <생각 공부의 힘> 중에서

중독!
초등학교 2학년 ~ 중학교 1학년 때까지 수업이 마치면 무조건 달려갔던 곳이 있습니다. 그곳에서 저는 카타르시스를 느꼈고 무엇보다 저를 우러러 보는 수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즐겼던 곳입니다. 바로 오락실!
당시 유행했던 스트리트 파이터를 시작으로, 킹오프 파이터, 택견 등 다양한 대전 게임이 성황리에 붐을 일으키던 시대입니다. 스트리트 파이터의 경우 2 버전이 나오면서 엄청난 인기를 누렸고, 저는 초등학교 시절 태안 큰집에 방학 때 놀러가 처음으로 접했던 기억이 납니다. 방학이 되면 부모님께서 일을 해야 했기에 저는 태안 큰집에 맡겨져 한달동안 그곳에서 생활을 하곤 했습니다. 형들은 중, 고등학생 이었기에 학교를 가고, 저는 집에 온자 남아서 정오때에 일어나는 일이 많았지요. 심심하던 찰나에 오락실이나 갈겸 시내로 혼자 버스를 타고 갔습니다.

출처 : http://penghouse.tistory.com/m/451


그곳에서 처음 만난 스트리트 파이터는 오아시스와도 같았습니다. 무료했던 제 삶에 기쁨을 안겨 줬거든요. 
그날 부터 각종 캐릭터 분석을 하기 시작했고, 기술 연마에 들어갔습니다. 머리에서 계속 그 생각 뿐이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상대방을 쉽게 무너뜨릴 수 있을까?

그때 알았습니다. 저에게 오락의 은사가 있음을. 손놀림이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어떤 오락을 하든 그 자체를 즐기기 보다는 위와 같은 생각으로 어떻게 하면 더 쉽게 올라갈 수 있을지를 나름대로 혼자서 고민을 하곤 했습니다. 머리에서는 스스로 시뮬레이션을 그리고 이야기를 전개했으며 나중에 그것이 실전으로 될 때 그 누구보다 타이밍 좋게 상대방을 제압하곤 했습니다. 
항상 사람들을 주위로 끌어들였습니다. 그럴 때마다 제 손놀림은 더욱 빠르고 정확하게 상대방의 정곡을 찌르곤 했습니다. 
점점 게임에 중독된 저를 발견하게 되었지만 문제의식은 전혀 없었습니다. 돈이 떨어질 때까지 저는 줄곧 게임만 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류, 캔, 가일 등 표준적인 캐릭터를 가지고 했지만 저는 좀 다른 캐릭터를 좋아했습니다. 달심, 베가, 장기에프 등 비쥬루의 인물들을 연마하기 시작했지요. 
그래서 보는 사람의 재미를 더 했던 것 같습니다. 
어느 날 이었습니다. 저는 달심을 골랐고, 상대방에서는 저를 이기기 위해 더욱 기세로 도전하기 시작했습니다. 한판, 두판, 세판 등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게임에 열중했고, 저는 계속 이기기에 바빴습니다. 당시 오락실에서는 돈뺐는 아이들이 돌아다니고 있었습니다. 
한 친구가 오더니 "야, 돈 있냐?"라고 해서 저는 "아니 없는데" 라고 답변을 하고 계속 오락을 했습니다. 2시간 후에 다시 그 친구가 오더니 저를 한대 때리는 것이었습니다. 
"야, 너 돈 없다며? 어떻게 또 게임을 하고 있어?"
"아까 하던거 계속 하는 건데"
"2시간 동안 너가 어떻게 이겨? 거짓말 할래?"
"진짠데"
저는 2시간 동안이나 계속 이겼던 것이었습니다. 
당시 도장 깨기 처럼 저는 오락실 깨기를 즐겼습니다. 동네 오락실 5군데에 돌아다니며 대전 게임을 즐기곤 했습니다. 
그 이후로 나온 킹오프 파이터 시리즈도 아주 재맜게 했던 기억이 납니다. 
오후 2시 30분에 수업을 마치면 바로 오락실에 가서 가방을 게임기 위에 놓고 나름 통금 시간이었던 7시 30분까지 게임만 했으니~ 뛰어 노는 시간 빼고는 거의 게임에 중독 되다 시피  했던 기억입니다.

출처 : http://izzang65.tistory.com/1154


그런 시절을 겪어서 인지 요즘 스마트폰 게임에 열중하는 친구들을 보면 나름 이해가 되곤 합니다. 아주 열을 올리며 레벨을 올리려는 그 정성(?)에서 예전의 저의 모습을 보곤 합니다. 누군가로 부터 인정받는 것에 대한 희열도 함께 곁들어 있기에 그곳에서 즐거움을 찾은 사람은 아주 쉽게 물들어 갈 수 있는 마력이 있는 것이 게임이었던 것입니다. 
지금 돌이켜 보면 그 시간에 책으로 중독이 되었다면 지금 나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라는 재밌는 상상도 해보곤 합니다. 

그 다음 생각나는 어린 시절 중독된 것은 도벽이었습니다. 그에 대한 일화는 미라클모닝 97번째 이야기에 아주 자세히 풀었습니다.

http://blog.naver.com/dreamisme/221035597175

간단히 이야기 하자면 알게 모르게 다른 사람의 것을 아무런 죄의식 없이 훔치던 저였는데 한 사건을 계기로 그 중독에서 풀려놨습니다. 
감사한 사건이었지요.

성인이 되어서는 다양한 중독에 빠졌습니다. 좋은 것도 있고, 약간의 부정적인 것(당시에는 그렇게 느꼈는데 이것 또한 삶의 중요한 것이 기에 이렇게 표현해봅니다.)도 있었지요. 
미라클 모닝 필사 195번째 이야기에서 자세하게 설명했습니다.

http://blog.naver.com/dreamisme/221107625188

저는 다양한 중독에 빠졌다고 나오기를 반복했던 사람입니다. 그래서 그곳에 빠진 사람들의 심정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몰랐는데 지금은 그것이 큰 장점으로 다가옵니다. 직접 경험을 했다는 산 지식이 된 것입니다.

출처 : http://bonlivre.tistory.com/291


지금은 어떤 것에 중독된 모습을 보일때 이런 생각을 하곤 합니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이 일들이 5년뒤 나에게 가치있는 인생을 선물해줄 것인가?

<내 인생 5년후>에서 하우석 작가님은 저에게 위와 같은 문구를 선물로 줬습니다. 무언가를 할 때 저 물음 하나로 인해 쉽게 끊어내는 기술을 배웠습니다. 그 뒤로는 더욱 가치있는 삶을 만들기위해 더욱 노력을 가하고 있습니다. 
그 저서에서 이와 같은 인터뷰 내용이 있습니다.

5년 후 내가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지 생각하며 사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성공은 물온 당연히 전자의 몫이죠. 성공하는 사람은 한번 정한 목표를 향해 우직하게 밀고 나가는 반면, 실패하는 사람은 자꾸만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철새처럼 옮겨 다닙니다. 5년간 밤낮없이 한 우 물을 독하게 파다 보면 인생은 분명 터닝 포인트를 열어줄 것입니다.

중독이 약간 부정적인 것을 내포한다면 긍정의 중독은 몰입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한 긋 차이입니다. 더욱 긍정적인 것에 중독이 되어서 몰입으로 승화시키면 됩니다. 중독에 빠지고 나온 사람은 더욱 쉽게 누구보다 몰입할 수 있는 특장(특별한 장점)이 있다고 여겨집니다. 

자신에게 중독된 무언가가 있다면 그것에서 벗어나 긍정의 몰입을 하는 자신을 상상해보세요. 
김종원 작가님께서 조언해주신 마지막 문구를 꼭 기억하면서 나아가기를 더욱 응원가득드립니다.

세상에서 가장 가련한 사람은 자기 마음의 시중을 드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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