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쓰는 데 있어 적시적소에 배치하는 지혜가 중요

by 김진수 밀알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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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어진 임금들은 사람을 쓰는 데 있어 적시적소에 배치하는 지혜가 있었다. 눈이 먼 소경은 음악을 연주하게 하였고, 절음 발이는 대궐문을 지키게 하였고, (...) 꼽추, 불구자, 허약하여 쓸모없는 사람이라도 적당한 곳에 적절하게 용무를 맡겼다.
그러니 이 점에 대하여 항상 연구하도록 하여라.
집에 사내종이 있는데도 너희는 항상 말하길 힘이 약해서 힘드는 일을 시키지 못한다 하였는데, 이는 너희들이 난쟁이에게 산을 뽑아내라는 식의 가당치 않은 일을 맡기고 있기 때문에 힘이 약하다고 걱정하는 것이다.

- 정약용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중에서

학기초가 되면 아이들에게 각자 맡아서 할 임무를 부여합니다. 예전에는 교사인 제가 필요한 것들을 생각하여 임의로 정하고 번호대로 지정한다던지 아니면 다양한 방법으로 1인 1역이라는 이름하에 정하곤 했습니다. 나름 편하고 좋아하는 것을 하는 친구들에게는 좋았지만 그 외의 친구들에게는 희생이라는 이름으로 억지로라도 하게 했습니다. 많은 친구들의 마음속에는 '하기 싫다' 는 식의 부정적인 감정이 생겼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입니다.

제인 넬슨, 린 로트, 스티븐 글렌의 <학급 긍정훈육법>을 김성환, 강소현, 정유진 선생님께서 번역해주셔서 지난 2014년 9월에 빛을 발하게 되었습니다. PDC(학급긍정훈육법)로 인해 학급이 얼마나 풍요로워졌는지요. 많은 교실속 문화가 더욱 긍정적으로 훈육을 할 있다는 믿음이 점차 퍼져나갔습니다. 저는 2016년이 되어서야 그 저서의 존재를 알게 되었는데 이미 많은 분들이 저서 속에 들어있는 귀한 사례를 직접 교실에 실천하는 모습을 보고 하나씩 우리 교실에도 적용해보기 시작했습니다.
그중 아이들에게 임무를 부여하는 데 있어서 좋았던 것은 [의미있는 역할 나누기] 였습니다.
기존 고착화된 1인 1역과는 다르게 각자 자신이 좋아하고 학급을 위해 의미있는 역할에 대해 함께 토의하고, 스스로 일을 찾아 소속감과 책임감이 더욱 들도록 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었습니다.
시간을 충분히 활용하여 자신이 할 수 있는 있는 의미있는 역할을 받아보고, 중복된 역할에는 1지망, 2지망, 3지망 등의 역할을 합리적으로 배정할 수 있는 방법들을 고안하여 그 누구도 소속감에서 이탈하지 않고 부정적인 감정이 들지 않도록 얼마든지 역할을 배정할 수 있었습니다.

image_5837715791522619366791.jpg?type=w773 나승빈 선생님 https://blog.naver.com/kingofnsb/221223012577


<학급 긍정 훈육법>에 나온 기본 방법을 토대로 나승빈 선생님 등 다양한 선생님들의 사례를 많이 참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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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의미있는 역할을 나누어 진행합니다. 지나도 나니 좀더 체계화하여 운영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아이들과 충분히 이야기를 나누고 발견하지 못한 역할에 대한 재정비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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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친구들이 만족할 만한 역할들을 만들고 함께 머리를 맞대니 억지로 하는 것과는 달리 스스로 먼저 하려는 친구들이 많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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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만의 새로운 이름으로 닉네임도 선정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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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분량의 적절한 칸을 한쪽 벽에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부착합니다.
실시한 날에는 날짜를 적도록 합니다. 오늘 못한다고 강요하지 않습니다. 내일 하면 됩니다. 매일 하지 않아도 되는 역할은 친구들을 도와 자신의 칸에 날짜를 기록하게 하였습니다. 서로 돕는 문화에 조금 일조하기 위함입니다.
너무 역할이 미비한 친구들에게는 가끔 청소특공대로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한달동안 체크된 것을 토대로 다음날 역할을 정할 때 이를 활용하기도 하니 특별히 역할 때문에 언짢고 불평하는 것들이 거의 줄어들었습니다.
마침 4월이 새로이 시작되는 오늘 자리를 변경하고, 의미있는 역할을 변경해야 하는데 위와 같이 정약용 선생님의 글을 통해 이 행위가 매우 중요하고 연구해야할 항목임을 알게 되니 감사하네요.
더 고민하고 더 고민해서 아이들과 학급내에 가치있는 역할들로 하루하루 살아가도록 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P.S. 세상속에 저에게 의미있는 역할도 매일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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