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게는 천직이 있습니다

by 김진수 밀알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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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벽돌공에게 물었다.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첫 번째 벽돌공이 대답했다. "벽돌을 쌓고 있습니다."
두 번째 벽돌공이 대답했다. "교회를 짓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벽돌공이 이렇게 대답했다.
"하나님의 성전을 짓고 있습니다."

- 앨절라 더크워스 <그릿 Grit> 중에서

이 이야기를 처음에 들었을 때는 무조건 세 번째 벽돌공이 가장 훌륭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사고를 갖기위해 노력해야 된다고 여기면서 생활하려고 했습니다. 교직에 있으면서 아이들을 가르칠 때 그저 교과서 텍스트만 가르치기는 것이 아닌 아이들에게 인생 공부를 해야하는 것이 진짜 교육이라고 여겼습니다. 교과서에 나온 지식 위주로 가르치는 것을 조금 덜 성숙된 교육관이라고 생각했던 것,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이 바로 교만함이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서로 비교할 필요가 없습니다. 모두다 가치가 있기 때문입니다. 벽돌을 쌓는 일은 벽돌을 쌓는 그 자체가 가치가 있는 것이고, 교회를 짓고 있는 일은 교회를 짓는 그 자체가 가치가 있으며, 하나님의 성전을 짓고 있는 일은 하나님의 성전 그 자체를 짓는 일이기에 그 어떤 것도 폄하할 수가 없다고 생각이 됩니다.
<그릿 Grit>의 저자는 생업이 직업을 넘어 천직이 되기도 하는 논리를 책에서 풀어냅니다. 즉, 지금은 살아내기 위한 생업일 뿐일지도 모르지만 이것이 자신과 타인을 위한 마음이 더해져 직업, 천직으로 얼마든지 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바로 천직을 찾은 행운아가 되기는 쉽지 않지요.

교직에 있다보니 다양한 선생님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을 1년간 안전사고 없이 가르치고 상위 학년으로 올려보내면 된다고 말씀하시는 선생님!
아이들의 학업, 생활태도가 자신을 만나서 좀더 나은 사람으로 변했으면 하고 말씀하시는 선생님!
자신이 아이들에게 배우고, 아이들 또한 선생님을 본보기로 삼아 사회에 나와서 선한 영향력으로 세상에 도움이 되는 자로 성장하길 바라는 선생님 등 모두다 아이를 가르치지만 각기 다른 목표, 비전을 갖고 하루하루 학급에서 고군분투를 하고 계십니다.
진심 모두 다 고군분투, 홀로 다양한 역할 속에서 일당 백이 되어 아이들과 지내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이야기를 좀 해보자면 저는 꿈이 없었습니다.
그저 미래에 뭐를 할지 전혀 고려하지 못했습니다. 일단 점수라도 잘 받고 보자는 생각으로 공부를 했고, 점수에 맞춰 교대에 가게 되었습니다. 만약 집안 형편이 좋았다면 교대에 가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교직에 특별히 관심이 없었거든요. 싼 등록금 덕분에(?) 교대라는 곳에 가게 되었고, 그곳에서 하고싶은 음악활동, 체육활동, 동아리 활동 등을 하면서 4년간 즐겁게 다녔습니다.
감사하게도 선생님의 수요가 부족하여 그렇게 임용 공부를 많이 하지 않았어도 교사가 될 수 있었고, 교직에 와서도 특별한 사명감 없이 그럭저럭 몇년을 아이들과 동고동락하였습니다.
어떤 선생님이 되야겠다는 특별한 목표 없이 새롭게 맞겨지는 학년, 업무를 통해 하루하루 살아내기 바빴던 것 같습니다. 그 자체만으로도 즐거웠고, 잘 살고 있다고 스스로 위안을 삼곤 했습니다. 아이들과, 학부모와 특별히 모난 점도 없었고, 자신을 위해 무엇을 계발해야겠다는 생각도 특별히 하지 않아도 되었기에 참으로 몸과 마음이 편안했던 시절을 보냈습니다.

교직생활 5년차, 32살 독서를 하면서 조금씩 생각이 바뀌어 갔습니다. 제 자신에게 스스로 꿈을 물어보기 시작했고, 그 꿈을 향해 조금씩 전진하기 시작했습니다. 기존의 삶과 느낌이 전혀 달랐습니다. 책에 더욱 빠져들며 서서히 꿈꾸는 자가 되어가는 것 같았습니다. 교육관도 조금씩 변화가 되었습니다. 그저 가르치기에 바빴던 시절을 넘어 좀더 아이들에게 나은 교사가 되고 싶다는 작은 소망도 함께 싹이 트기 시작했습니다. 다양한 연수를 들으면서 조금씩 학급에 적용하기도 하고, 관련 저서를 찾아서 읽고 나누곤 했습니다.
파주 6학급에 있을 때 함께 근무하던 선생님의 도움이 컸습니다. 하나같이 모두 각자의 분야에서 훌륭한 일을 감당하고 계셨기에 바로 옆에서 보고 듣고 배울 수 있었습니다. 저는 그때까지 저의 길을 찾지 못해 계속 독서를 하고 있었고, 영상제작에 재미를 느껴 그쪽으로 아이들과 함께 동고동락하곤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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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나이 5살이 되자 무언가 뜨거운 느낌이 들었고, 독서, 기록, 글쓰기가 삶에 깊숙이 자리 잡으면서 학급살이도 한층더 업그레이드가 되었습니다. 아이들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습관을 매일 지도할 수 있는 힘이 생긴것입니다. 수업, 학급경영이 조금씩 자리가 잡히자 교직을 바라보는 마인드도 한층더 좋아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얼마전에는 존 고든의 <에너지 버스>를 읽고 "저는 그냥 교사가 아닙니다."라는 글을 쓸 수 있었습니다.
https://blog.naver.com/dreamisme/221309027184


지나고 나니 저도 교직을 바라보는 인식이 '생업 - 직업 - 천직'으로 전환이 되는 것 같습니다. 에너지의 일치가 이래서 중요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제 조금은 알것 같습니다.
교육이 무엇인지... 제가 앞으로 걸어가야 할 교육의 길이 무엇인지를 말입니다.
아직도 한없이 부족하기에 독서하고, 기록하며, 생각을 정리해보는 이런 시간 하나하나가 귀하게 다가옵니다.

이번주 토요일 아침 7시에 아내와 함께 강연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그릿 Grit>에 나온 베임의 일화와 같은 고백으로 강연을 시작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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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는 천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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