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잘 쓰는 사람은 더욱 드물다.
무슨 일이든지 처음 시작할 때는 약간의 고통이 따른다.
게다가 두려움과 부끄러움도 함께 한다.
하지만 대문호의 글, 나(공병호) 같은 저술가의 글 따위와 자신의 소중한 기록을 같은 반열에 놓고 비교하지 마라.
누가 뭐라해도 자기 자신이 썼기에, 누가 뭐라해도 내 인생의 기록이기에 소중하고 아름다운 글이다.
그렇게 애정 어린 마음으로 꾸준히 써보라.
수백, 수천 장의 원고지를 채워보라.
모든 일이 그렇든 글쓰기도 반복하다 보면 어느 순간 문리를 터득한다.
- 공병호 _ <김병완의 책 쓰기 혁명> 중에서
저는 저에게 감사할 때가 있습니다. 생각해보면 하지 않아도 될 것을 함으로써 이뤄낸 수많은 좋은 것들이 많았기에 그 작은 수고로움을 기꺼이 동참해준 자신에게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독서도 독서지만 관심갖기 어려운 분야인 글쓰기가 그 대표적입니다.
혹자는 저를 보고 이렇게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어렸을 때 부터 글쓰기를 좋아하셨나봐요?"
"역시 교사라서 그런지 글쓰기와 어울리십니다."
저의 대답은 여과 없이 이렇습니다.
"어렸을 때 독서도 하지 않고, 글쓰기의 글조차 싫었습니다.
이제 정확히 글쓰기의 맛을 들인지 3살이 되어 가네요."
"교사라서 더 쉽지 않은 것이 글쓰기 입니다. 그동안 책과 열심히 씨름을 한 덕분인지 책과 더 멀어진 결과라고 생각이 됩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이들과 함께 동고 동락하는 교사이기에 더 쓸 거리들이 풍성해서 좋습니다."
글을 쓰면 쓸 수록 더욱 확고히 다가오는 생각을 김병완 작가님의 <책 쓰기 혁명>을 읽으면서 더 다지게 됩니다.
그래서 책을 펼치자 마자 이렇게 아래와 같은 강력한 문구로 동기부여를 팍팍해주십니다.
인생을 바꾸는 것은 읽기 뿐만 아니라 쓰기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책 쓰기는 읽기보다 열 배 더 강하다.
그러므로 책 읽기가 나를 성장시켰다면, 책 쓰기는 내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지난 20년 넘게 글을 꾸준히 써오고 계신 <부모 인문학 수업> 김종원 작가님을 비롯하여
블로그에 10년 넘게 매일 아침, 새벽 가릴 것 없이 글을 써오신 <매일 아침 써봤니?> 김민식 PD님,
3년간 1만여권을 읽고 수년동안 수십권의 책을 집필하고 계시는 김병완 작가님,
어렵고 힘겨운 상황속에서 막노동으로 하루하루를 근근히 버텨내며 글쓰는 삶을 놓치 않으셨던 이은대 작가님 외 매일 글쓰기의 삶을 놓지 않고 있는 수많은 작가, 기록가 들의 삶은 결국 매일 반복되는 글쓰기로 인해 삶이 변화되고 있음이 느껴집니다.
느껴지니 저도 그 대열에 즐겁게 합류를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저역시 김민식 PD님과 같이 블로그를 하면서 글쓰기의 재미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하나하나 기록된 저의 삶이 남겨지니 나중에 쉽게 꺼내기도 좋고, 자녀들에게 "아빠는 이런 삶을 살아왔어"라고 이야기해줄 수도 있기에 쓰면 쓸 수록 재밌어지더라고요.
강연을 준비하면서 저의 기록의 삶을 쭉 따라가 보았습니다. 아래와 같은 변천사를 거쳤습니다.
이지성, 정회일 작가님의 <독서천재가 된 홍대리>를 읽고, 100일동안 33권 읽기 프로젝트를 해내면서 독서습관을 먼저 잡게 되었고 기특한 저의 독서하는 것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공책과 에버노트를 활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블로그와의 만남은 신의 한수 였지요. 기록의 힘, 즐거움을 만끽 할 수가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커가는 모습을 담고자 시작한 블로그였습니다. 그것이 감사일기 영역으로 넘어갔고, 밀알반 이야기, 독서 등을기록하기 시작하면서, 제 삶의 전 영역을 기록으로 남기기 시작했습니다. 2016년 1월 22일 부터 2천개가 넘는 포스팅을 했습니다. 중간 8개월간의 공백을 제외하면 1년 10개월 정도 되었는데 꾸준히 기록을 하니 그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모릅니다.
무엇보다 삶이 재밌어졌고, 기록이, 독서가, 글쓰기가 모두 즐거워졌습니다.
독서는 유능한 사람을 만들고, 글쓰기는 유연한 사람을 만들고, 사색은 유연함과 유능함을 겸비한 어른을 만든다.
- 김종원 <부모 인문학 수업> 중에서
'독서 + 글쓰기 + 사색'의 꾸준함을 강조하는 김종원 작가님의 글을 보면서 소름이 돋았습니다. 제 삶도 어느순간 이 3가지가 깊숙이 침투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제 삶의 자신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오늘 새벽 공병호 작가님의 글을 필사하면서 한층 더 자신감을 갖게 됩니다. 소중한 저의 삶들을 기록하는 이 행위가 헛되이 흘러보내는 것이 아님을 알기 때문입니다.
생각이 거창하지 않아도, 제 삶은 그 무엇보다 소중하기에 더욱 기록하는데 힘쓰고자 합니다.
기록이 차고 넘치면 기록에 대한 임계점을 넘어 멋진 선물이 주어질 것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거창한 선물도 중요치 않습니다. 이렇게 기록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귀한 선물이기 때문입니다.
꾸준히! 꾸준히! 꾸준히 쓰겠습니다.
그것이 곧 저만의 Grit(그릿, 열정적 끈기의 힘)임을 믿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