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by 김진수 밀알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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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건 도착이 아니라 과정입니다.
괴테는 평생 동안 쓴 대작 <파우스트>를 죽기 얼마 전에 완성한 후 이런 유언을 남겼습니다.
"원고를 밀봉해서 내가 죽은 다음에 세상에 내보내라"
그 소중한 원고를 왜 생전에 발간하지 않은 걸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파우스트>로 좋은 평가를 받고 위대해지는 것보다 그걸 만든 과정에서 행복을 느꼈으니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하나만 기억하세요.
'날이 무딘 사람일수록 소리가 커집니다.'
그리고 결과가 주는 열매보다는 과정이 주는 행복을 즐기세요.

우리는 모두 알고 있습니다.
좋은 시계는 빨리 가는 시계가 아니라
정확하게 시간에 맞춰 가는 시계라는 사실을

'나는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 김종원 <생각 공부의 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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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3년 4월 26일. 존경하는 박코치어학원의 원장인 박정원 작가님의 <박코치의 독설> 저자 강연회를 아내와 함께 다녀왔습니다. 그곳에서 박코치의 귀한 열정을 한가득 선물 받았습니다. 이미 책을 2번이나 읽고 갔기에 그의 열정은 알고 있었습니다.
<영어 천재가 된 홍대리>를 읽고 '박코치 영어'를 알게 되어 영어의 신세계를 경험했기에 그의 말한마디 한마디는 저에게 더욱 다가왔습니다.
그곳에서 저는 강의 도중 하나의 사진을 포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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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을 보고 저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어쩌면 내가 아이들을 가르칠 때, 평가할 때 저런 모습이지 않을까?'하는 반성적인 느낌으로 사진을 계속 바라보았습니다.
다양한 생각들이 들었습니다.
'나는 저 중에서 어떤 동물일까?'
'내가 만약 코끼리라면 저 시험을 통과할 수 있을까?'
'내가 만약 어항속 물고리 라면 나는 저 나무위를 어떻게 올라갈 것인가?'
'저 시험이 과연 나에게 주는 메세지는 무엇일까?'
그와 동시에 아이들이 생각이 났습니다.
'어쩌면 수많은 아이들에게 나는 똑같은 평가속에서 나무 위에 올라가도록 억지를 부리는 교사일 수도 있겠다.'
이런 생각이 들자 아찔 했습니다. 하나의 잣대로만 평가받는 우리나라 학생들이 상당히 불쌍한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교육에서는 결과가 아닌 과정을 평가한다고 떠들어 대지만 그것은 속빈 강정처럼 아직까지도 과정이 아닌 결과중심적으로, 과정을 위한 과정평가를 저부터 하고 있었기 때문에 더욱 이런 저런 생각들이 들게끔 하는 사진 한장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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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6월 29일.
교보문고 주최로 하는 김난도 교수님의 특강이 있기에 아내와 저는 한걸음에 달려갔습니다.
<천번은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 출간 기념 특강이었습니다. 프레임에는 사진 한장과 키워드 하나 였고 주로 스토리 텔링식으로 강연을 하셨는데 그곳에서 전해지는 주옥같은 메세지가 4년이 흐른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이 날정도로 감동적이었습니다.
그곳에서 많은 것들을 알게 되었는게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거창고등학교의 [직업 선택의 십계] 였습니다.

1. 월급이 적은 쪽을 택하라
2. 내가 원하는 곳이 아니라,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을 택하라
3. 승진의 기회가 거의 없는 곳을 택하라
4. 모든 조건이 갖춰진 곳을 피하고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황무지를 택하라
5. 앞다투어 모여드는 곳에는 절대 가지 마라, 아무도 가지 않은 곳으로 가라
6. 장래성이 전혀 없다고 생각되는 곳으로 가라
7. 사회적 존경을 바라볼 수 없는 곳으로 가라
8. 한가운데가 아니라 가장자리로 가라
9. 부모나 아내나 약혼자가 결사반대하는 곳이면 틀림없다. 의심치 말고 가라
10. 왕관이 아니라 단두대가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가라

- 거창고, 직업 선택의 10계

가히 충격적이었습니다. 제가 교과서에서 배운, 주위 어른들에게 배운 것과는 전혀 반대로 살라는 10가지의 가르침은 저를 더욱 흔들어 놓았습니다. 저서의 제목처럼 아직 천 번도 흔들려 보지 않았기에 어른이 되기에는 멀었구나라는 생각만 들뿐이었습니다.
'나는 과연 어떤 것에 가치를 두고 앞으로 살아가야할 것인가' 라는 생각만 할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가능하면 저렇게 살고 싶다는 인생의 스케치만 해놨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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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덧 세월이 흘러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하루 하루 살면서 매일 이뤄지는 루틴을 나름 최적화 시켜나가고 있습니다. 때로는 빠르게 가기 위해 달려볼까 생각도 해보지만 아주 천천히 주변을 음미하며 애벌레 처럼 느리게 가더라도 주위를 돌아보는 여유도 생겼습니다.
인생의 여유가 생기니 더욱 주변을 관찰하는 힘도 생겼습니다. 세상 모든 것들이 의미가 있고 아름답게만 여겨집니다. 그 무엇도 무가치적으로 생긴 것이 아닌 가치있는 인생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함부로 누구를 짓밟고 가는 것이 아닌 그들과 함께 가야 더욱 가치가 있는 인생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비록 느리게 가더라도 매일 조금씩 성장하는 기쁨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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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이 지날 때까지 땅속에서 뿌리를 서서히 내리고 그 이후로는 기하급수적으로 자란다는 '모죽 인생'을 하고 싶습니다. 겉으로는 보이지 않아도 인생의 뿌리를 견고히 내리는 작업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30대 후반이 되어서야 깨닫게 되었습니다.
프란츠 카프카의 말에 더욱 귀를 기울이게 됩니다.

모든 죄악의 기본은 조바심과 게으름이다.

그래서 조바심을 버리고, 게으름을 버려 더욱 모죽처럼 뿌리를 내리려 합니다.
겉으로 화려해보이는 인생 보다는 속이 꽉찬 뿌리가 견고한 인생을 살고싶습니다.
새벽에 일어나 이렇게 글 하나하나 쓰는 작업 덕분에 뿌리가 조금씩 깊이 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욱 이 과정을 즐기게 됩니다.
독서 나이 6살, 꿈 나이 6살, 글쓰기 나이 2살 밖에 되지 않았지만 저는 압니다.

나는 아직 늦지 않았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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