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지 말고 지금까지 온 길

뒤도 돌아보지 말고 무소의 뿔처럼 앞으로 나아가세요

by 김진수 밀알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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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길을 잘 가고 있는데 주변에서 자꾸 나를 흔드는 경우가 있어요.
나이를 생각해보라고, 결혼이나 돈, 직장 이야기를 하면서 남들과 나를 비교하지요.
이럴 때 흔들리지 말고 지금까지 온 길, 뒤도 돌아보지 말고 무소의 뿔처럼 앞으로 나아가세요.

- 혜민 스님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 중에서

어제는 학교에 귀한 손님이 오셨습니다. 예비 교사를 꿈꾸는 고등학생들이었습니다. 제가 다니는 초등학교 옆에는 남자 고등학교가 있습니다. 나름 좋은 곳으로 이름난 곳입니다. 몇 일전 학급 전화기로 전화가 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평택고등학교에 재학중인 이0 이라고 합니다. 우리 학교에는 교사를 준비하는 동아리가 있는데 괜찮으시다면 인터뷰좀 요청해도 될까요?"
"네 물론이지요. 질문할 것을 미리 알려주시면 성실하게 답변 준비하겠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그럼 질문지 만들어서 전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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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10가지의 질문을 저에게 물었습니다.
저는 1번을 하기전에 온 4명의 친구들에게 먼저 물어봤고 저역시 답변을 했습니다.
그리고 하나하나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하고 10번을 통해 마지막 메세지를 던졌습니다.
마지막 메세지의 핵심은 "독서" 였습니다. 얼마나 가슴안에 잘 품고 전달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제 경험상 독서를 하기 전의 '나'와 독서를 한 후의 '나'는 현저히 다르기 때문에 더욱 강력하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역시나 책을 읽는 친구들은 많지 않았습니다. 그저 학과 공부 따라가는 데 급급한 나머지 자신을 진정을 볼 줄 아는 시간은 현저히 부족함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기회는 많기에.. 무엇보다 어떤 사람이 되고자 이렇게 힘겨운 싸움을 하는 우리 예비 선생님들을 보니 저역시 더욱 동기부여가 되었습니다. 지금 고등학교 1,2학년이니 대학생활, 군생활 등 모두 마치고 10년후를 기약하며 우리는 헤어졌습니다. 저는 못다한 이야기를 이곳에 기록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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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제 이야기가 잘 들리지 않을 것입니다. 바로 눈앞에 목적인 교육대학교에 가는 것이 더 급급하기에. 공부열심히해서 잘 들어가세요. 대학시절은 생각보다 심심할 수도 있고, 재미있을 수도 있어요. 대학시절부터라도 꼭 독서를 만났으면 합니다. 제가 만약 그때로 돌아간다면 마음껏 책을 읽고 싶어요. 그때의 시간들이 모두 가치가 있었지만 다소 아쉬운 것이 한가지 있다면 책을 읽지 않았다는 점이에요. 그래도 괜찮아요. 이렇게 사회 나와서 32살에 만남으로 삶을 변화시킬 수 있으니... 20살에 만난다면 얼마나 더욱 가치있는 삶으로 빠르게 변하겠어요. 저는 그런 생각을 가질 때마다 설레입니다.
때로는 자신이 잘 가고 있는데 주변에서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면서 마구 흔들때가 있어요. 그것도 아주 강하고, 다양하게, 자주! 그것에 대부분 흔들리는 인생을 살아갑니다. 하지만 독서를 만나면 그런 것에 연연하지 않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갈 수 있는 내공이 길러져요. 이것은 제 경험에 의한 것이니 꼭 귀담아 두길 바래요. 독서는 내면의 뿌리를 정말 튼튼하게 해주기 때문에 그 어떤 흔들림에도 굴하지 않을 수 있어요.
우리 친구들의 미래가 더욱 기대가 됩니다. 멋진 생각으로 더욱 나아갈 미래를 응원할께요.
좋은 추억거리 만들어줘서 고마워요. 늘 화이팅"

37세가 되어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저의 뿌리가 깊지 않음을.
김병완 작가님의 <김병완의 인생혁명> 서문에 나온 알렌 코헨의 글이 저를 마구 흔들었기에 그것을 인지 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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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만 내가 흔들리는 이유는 오직 하나, 내 인생이 남의 지문으로 가득하다는 거.
버리자. 더 이상 버릴 게 없는 내 것으로부터 인생을 다시 시작하자.
- 알렌 코헨 <내 것이 아니면 모두 버려라> 중에서

이때부터 더욱 제 삶을 더욱 치열하게 살아가보기로 작정한 것 같습니다. 3년간 1,000권 독서에도 도전해보고 싶었고, 무엇보다 그동안 남의 지문으로 얼룩진 인생을 더욱 저만의 지문으로 바꾸기 위한 작업들을 수없이 도전해보기 시작했습니다. 인생이 다시 시작된 기분이 들었습니다.
삶이 단순해지고, 점점 삶에 대한 자신감도 생기기 시작하니 그동안 보지 못했던 제 자아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저를 안아주며 "그동안 수고 많았다."이 한마디를 하니 눈물이 많이 흘렀습니다. 치유라는 것이 시작된 것입니다. 치유로 인해 서서히 남의 지문이 지워져 갔습니다.

박웅현 작가님이 <여덟 단어>에서 역시 교육의 문제점이 이 남의 지문 즉, 바깥 기준점에 두고 있었습니다. 역시 반드시 버려야할 것 중 하나라는 생각이 더욱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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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을 가지는 데 가장 방해가 되는 요인은 아마 우리 교육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나라 교육은 아이들 각자가 가지고 있는 것에 기준을 두고 그것을 끄집어 내기보다 기준점을 바깥에 찍죠.
명문 중학교, 특목고, 좋은 직장, 엄친아, 엄친딸을 따라가는 게 우리 교육입니다.
다시 말해 판단의 기준점이 '나'가 아니라 엄마 친구의 아들과 딸이란 말입니다.
이건 마치 고소영에게 너는 왜 김태희처럼 생기지 않았냐고 하는 것과 같아요. 고소용은 김태희가 아니죠.
고소영의 매력은 고소영일 때 있는 겁니다. 박웅현의 매력도 박웅현일 때 있는 것이지, 제 어머니 친구분의 아들을 따라 한다고 나오지 않습니다.
그런데 무턱대로 친구의 아들, 딸처럼 되라고 하니 우리 각자 개인의 '아모르 파티'는 어쩌라는 겁니까?
이렇게 교육받은 우리는 '다름'을 두려워해요. 기준점이 되는 누군가와 다른 내모습을 상상하지 못합니다.
- 박웅현 <여덟 단어> 중에서

저는 저를 비롯하여 어제 방문해준 우리 예비 교사 친구들 4명, 제가 가르치고 있는 우리 28명의 학생들, 우리 본교 학생들, 선생님들, 우리 가족들, 지인들 등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안에 자신만의 기준점을 찍고, 자신만의 지문을 남겼으면 하는 바랩니다.
일단 저부터 그렇게 열심히 정진하려 합니다.
위 혜민스님 말처럼 자꾸 흔들려하는 것들이 늘 있겠지만 괜찮습니다. 저에게는 무소의 뿔이 있기 때문에 그저 앞으로 나아갈 뿐입니다.
독서를 하면 할 수록 느껴집니다. 왜 그것이 중요한 지를. 그래서 더욱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됩니다.

오늘도 뜨겁게 전진하는 저를 응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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