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부여 잠재력 지수(MPS)
C대리는 시중은행에서 예금계 텔러로 일했다. 그녀의 내향형 성격이 오히려 은행직무에 맞는 것 같아 초반엔 열의가 높았다. 하지만 아침 8시에 출근해서 마감까지 하고 퇴근하면 8시가 넘기 십상이었다. 지치고 힘든 일상이었지만 그래도 급여와 보너스, 은행의 좋은 복리후생을 생각하며 참고 인내해야 했다.
하루 종일 쉴 새 없이 고객들을 응대하고 은행 서비스 하고 나면 월요일부터 녹초가 된다. 월요일이면 이미 체력이 방전되어 주말만 기다리는 직장인 신세에 처량함 같은... 특히 금리 변동이 높아 불평하는 고객들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한 번은 비 내리는 어느 날이었다. 할아버지 고객이 느닷없이 우산을 들이대며, 펀드 손실을 입었다고 하소연을 하며 위협적으로 언행 한다. "과연 이 일을 계속해야 할까?" 현타가 밀려온다.
월급 때문에 일을 할 뿐, 은행일에 대한 사명감은 원래부터 없었다. 다른 업무로 직무순환도 쉽지 않다. 늘 하던 일만 반복하는 일상이 힘들고 지루하게 느껴졌다. 업무시간은 너무 타이트하게 돌아가고, 동료와 맞교대로 점심도 대충 먹는다. 빨리 돌아가서 고객의 순번표를 당겨 줘야 했기 때문이다. 자신이 업무의 시간이나 양을 선택하고 일을 스스로 할당하고 책임지는 방식은 당시의 근무환경에서는 기대하기 힘들었다.
결국 C대리는 몇 년 직장생활을 하다 퇴직하였다. 더 이상 은행직무가 그녀를 동기부여 시킬 수 없다는 것을 알았을 때였다. 어떤 의미도.. 책임도.. 성장도.. 자율성도.. 느낄 수 없었다.
우리는 모두 각자 자신의 일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각각의 일은 저마다의 특성이 있다. 직무가 가진 특성, 이를 직무특성(job characteristics)이라 부른다. 직무특성은 개인에게 직무에 대한 의미감, 책임감을 느끼게 할 수 있기 때문에 구성원의 심리상태와 성과에 영향을 미치게 되어 조직과 개인 모두에 의미가 크다.
직무는 구체적으로 “스킬다양성, 과업정체성, 과업중요성, 자율성, 피드백”의 5가지를 통해 파악할 수 있다. 만약, 나의 직무가 동기부여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못한다면 일의 방법을 재설계(job design)하고 조정을 고려해 봐야 한다. 물론 조정의 주체는 내가 제안하고 회사가 이를 고려해 주는 방법이 효과적일 것이다. 궁극적으로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일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동기부여를 향상해 나갈 수 있게 된다. 아래 그림의 MPS를 통해 직무특성모형(Job characteristic model)을 살펴보자.
MPS 지수란?
직무특성은 크게 5가지로 파악해 볼 수 있다. 만약, MPS지수가 높다면 그만큼 내일에 동기부여 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첫째, 스킬 다양성(skill variety)은 자신의 직무가 전문화된 기능과 재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제공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복잡한 엔진을 재조립하는 근로자는 스킬 다양성에서 점수가 높다. 엔진 룸 안에서 필요로 하는 다양한 기술을 사용할 수 있고 고도화시켜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하루에 8시간 동안 도장 페인트칠만 하는 차체 공장의 직무는 강대적으로 스킬 다양성에서 낮은 점수를 갖는다.
둘째, 과업 정체성(task identity)은 일을 전체적으로 진행하여 완성도를 만드는 정도를 의미한다. 가구를 디자인하고, 목재를 조립하며, 그것을 완벽하게 마무리하는 고급 가구 제작자는 과업 정체성 점수가 높다. 반면, 가구의 일부분.. 예를 들어 부분적으로 서랍만 만드는 일을 하는 근로자라면 과업 정체성이 낮은 일에 해당한다.
셋째, 과업 중요성(task significance)이다. 이는 자신의 직무가 비즈니스나 또는 다른 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정도를 말한다. 병원에서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는 이 점수가 매우 높을 것이다. 반면, 병원의 청소 근로자는 과업 중요성에서 낮은 점수를 기록한다.
넷째, 자율성(autonomy)은 근로자에게 작업일정을 계획하고 수행하기 위한 절차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 자율성, 독립성, 재량권을 주는 정도를 의미한다. 자신의 업무를 매일 계획하고 다양한 고객에 맞춰서 효율적인 판매방법을 결정하는 영업사원은 높은 자율적인 직무에 해당한다. 하지만, 매일 지시를 받거나 표준방식만 따르게 한다면 자율성이 낮은 직무에 해당한다. 특히, 자율성은 관계성, 유능감과 더불어 인간이 추구하는 기본심리욕구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지막으로 피드백(feedback)이다. 작업활동의 수행 여부는 자신의 성과에 있어서 직접적이고 분명한 관련성을 갖는다. 특히, 높은 피드백을 필요로 하는 직무는 그때그때 즉각적으로 피드백을 통해 일에 반영된다. 반면, 당장 피드백을 필요로 하지 않다거나 또는 단순 운반과 같은 별다른 파드백이 필요 없는 일도 있게 마련이다. 피드백 방법(양질의)이 MPS에 높게 관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MPS 개념은 내 직무에 대한 동기부여 정도를 파악해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MPS지수 산출공식에 따르면 "자율성"과 "피드백"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사람은 자율성, 유능감, 관계성을 추구하는 심리적 욕구를 지닌다. 직무환경에도 사람의 심리적 욕구가 반영될 수밖에 없지 않은가? 특히, 피드백을 통해 구성원의 성장감과 유능감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면 직무 동기부여를 높일 수 있다. 그만큼 피드백은 정교한 기술이 요구되는 리더십의 한 영역인 것이다.
아래 직무특성 진단문항을 통해 현재 내 직무에 대해 생각해 보자. 개인차원에서 만약, 점수가 높다면 직무에 대한 동기부여가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낮다면(평균 이하) 현재의 내 직무에 대한 이해를 면밀히 해 볼 필요성이 있겠다. 그리고 매니저와 현 동기부여 상태에 대해 마음을 열고 공유해 보자! 솔직하고 진솔하게… 조직차원에서는 정기적인 직무조사를 통해 현재의 직무동기를 파악해 나갈 필요성이 있다. 궁극적으로 동기가 높이 형성된다는 것이 생산성과 성과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퇴직현상도 결국 이와 멀지 않다. 인사팀 입장에서는 순환근무나 직무를 재설계를 위한 아이디어가 될 수 있겠다.
작년의 나와 올해의 내 동기상태(motivation state)는 다르다. 지난달의 나와 이번달의 내 동기상태도 다르다. 사람은 다양한 환경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개인은 자신이 일하기 좋은 환경을 주도적으로 탐색하고 만들어야 한다. 직무도 그렇다. 또한 조직 역시 구성원이 일하기 좋은 환경을 적극적으로 창안하여 성과로 연결시켜야 한다. 이것이 개인과 조직이 길게 윈-윈 하는 성공 방정식 중 하나이지 않을까?
Hackman, J.R. & Oldham, G.R.(1976)
아래의 진단문항을 진단해 보고, 결과를 통해 직무특성에 대한 인식을 높여보자.
1=전혀 그렇지 않다, 2=그렇지 않다, 3=보통이다, 4=그렇다, 5=매우 그렇다
나의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복잡하고, 높은 수준의 기술이나 지식이 요구된다
나는 업무를 처리하면서 어떤 과업의 시작에서 끝마무리까지 모두 책임지는 경우가 많다
나의 업무는 대부분 처음부터 내가 시작해서 내가 마무리를 짓는 일 들로 이루어져 있다
내가 담당하고 있는 업무는 어떤 일의 한 부분을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를 수행하는 경우가 많다
내 업무처리 결과는 다른 동료들의 일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내가 담당하는 업무는 우리 회사에서 매우 중요한 업무의 하나다
우리 회사에서 내 업무가 빠진다면, 회사나 다른 사람에게 불이익 이 초래될 수 있다
내가 맡은 업무가 잘못 처리되면 회사에 많은 손실을 끼친다
내가 업무를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는 내가 스스로 판단하여 결 정할 수 있다
내가 담당하고 있는 업무수행방법은 내가 결정할 수 있다
나는 업무에 대해 많은 재량권을 갖고 있다
나는 업무를 수행하면서 내가 업무처리를 잘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업무가 끝나면 상사나 동료로부터 듣지 않고도 자신의 일 처리가 잘 됐는지 여부를 직접 알 수 있다
나는 업무를 수행하면서 잘 처리되지 못한 부분을 금방 알 수 있다
Reference
Richard Hackman & Greg R. Oldham, Work Redisign, 1st edition, Job Characteristics Model, pp. 78-80
Hackman, J.R.and Oldham, G.R.(1976), “Motivation through the Design of Work: Test of a Teory, ”Organizational Behavior and Human Performance, Vol.16, pp.250-2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