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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eamLabs Dec 10. 2023

(캠페인) 월요일 회의는 없애야 합니다

직장인 요일별 정서변화


하루 중 언제 긍정정서가 가장 높을까?


모든 사람에게 동등하게 주어진 시간! 하루를 보내는 사람들의 기분에도 일정한 패턴이 있다고 하니 참 흥미롭다. 기분에 영향을 미치는 정서, 그중에서 긍정정서를 살펴보자. 하루 중 긍정정서의 수준이 높은 시간은 평일의 경우 아침기상 2~3시간 후인 오전 8시~10시경이라고 한다. 주말의 경우(토요일) 기상시간이 일반적으로 좀 늦기 때문에 늦은 아침(10시~12시)에 긍정정서가 높다. 이 시간대 천천히 브런치를 즐기며 커피 한잔 하는 것의 느낌이 좋은 이유도 이때가 일주일 중 긍정적인 정서가 제일 높은 시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토요일 주말 낮과 저녁시간 모두 긍정적인 정서는 계속 유지된다.


("브런치"라는 어감을 좋아하는 이유도 일반적으로 이 시간대에 높은 긍정정서를 갖는 루틴 때문이다)


평일의 경우는 어떨까? 평일 월요일, 목요일 모두 일과 중 긍정정서는 계속 낮아지는 패턴을 보인다. 그러다가 저녁 이후부터 잘 때까지 점점 높아지는 경향을 띤다. 회사에서 회의를 한다거나, 발표나 보고를 한다거나, 또는 중대한 결재나 승인을 받아야 할 때가 많다. 다른 조건이 같다는 전제하에 긍정정서가 높은 오전이 더 생산적인 시간일 가능성이 높다.



오전과 저녁시간에 긍정정서가 높다


일주일 중 언제 부정정서가 가장 높을까?


84개국, 240만 명이 트위터에 올린 5억 900만 개의 메시지 내용을 통해 기분 상태를 조사한 결과가 흥미롭다(Golder & Macy, 2011). 긍정적 정서(행복, 기쁨, 흥분..)와 부정적 정서(슬픔, 분노, 우울, 초조..)로 구분하여 독일, 미국, 중국, 일본을 분석해 본 결과 대부분 긍정정서는 금요일, 토요일에 최고조에 이르고 월요일이 최저로 나타났다.


요일별 부정정서는 어떨까? 부정정서는 대부분의 나라에서 월요일에 가장 높게 나타난다. 금, 토요일에 가장 높은 긍정정서가 일요일이 되면서 점차 높아져 월요일에 최저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심리적인 이유가 있다.


부정정서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일, 스트레스, 날씨, 수면, 운동, 나이, 성별.. 등 참으로 다양할 것이다. 그중에서 아래의 그림처럼 월요일에 부정정서가 가장 높다는 것의 의미는 "일이 시작되는 월요일, 하기 싫은 일이 스트레스로 작용해 심리상태에 부정적으로 관여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즉, [금요일-토요일-일요일]은 직장인들에게 롤러코스터 같은 기간이다.


필자의 아내는 전업 주부다. 금융권에서 일할 때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고 은행으로 출근하길 꺼려했다. 결국 초등학생 아들의 입학쯔음 퇴직했다. 그 후 8년이 지났고 최근에 직장인들의 월요병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놀랍게도 그녀는 이제 월요일이 좋다고 한다. 주부에게 방학이 기다려지지 않는 것처럼, 직장인이 피하고 싶은 월요일이 아내에겐 더 자유로운 시간이란 얘기다. 당연할 수 있지만 놀라웠다.


월요일은 일주일 중에서 부정정서가 가장 높다


월요일 회의는 부정정서를 더 높인다


기분이나 정서는 삶의 질에 깊이 관여한다. 쉽게 말해 더 큰 행복감을 느끼고, 더 적은 부정적 기분이 들어야 삶의 질이 좋은 것이다. 이 단순함을 잃지 않고 장기적으로 키워가는 것이야 말로 질 좋은 삶으로 가는 길이다. 다시 말해 [일요일-월요일]로 이어지는 부정적 정서를 낮추는 일이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의미다. 어떤 방법이 있을까?


직장동료 K과장과 월요일 아침인사를 나눌 때면 그의 얼굴에 생기가 돈다. 피부톤, 눈동자, 목소리 어감도 좋다. 하지만 월요일 빼곡한 회의일정을 마친 후.. 퇴근 쯔음.. K과장은 몇 시간 전 생기가 온 데 간데없고 얼굴에 반들반들 *기름과 흙빛 안색으로 초췌해 보인다.

월요일 퇴근시간이면 이미 방전되는 직장인의 단상이다. 일요일 오후부터 부정정서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월요일 일상이 머릿속에 그려지니 마음이 미리 반응해 만든 월요병이다.


만약, 월요일에 회의가 있다면 회의 준비를 언제 할까? 전주 금요일에 모두 끝내 놓을 수 있겠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처리할 일이 많기도 하겠으나, 금요일은 반대로 긍정정서가 가장 높은 요일이라서 일을 주말로 미루기 십상이다. "주말에 하면 되지 뭐...." 긍정에너지가 넘친다. 대충 마무리하고 퇴근해 친구들과 어울리고 싶다. 그러고는 회의가 임박한 일요일에 회의 준비를 한다.


월요일 미팅이 단순히 참석해 아이디어 정도를 논의하는 자리라면 문제 될 게 없다. 하지만, 실적분석회의, 프로젝트 전척상황 보고, 사업계획 등의 회의들이 진행되기 때문에 철저히 준비를 해야 한다. 실제 월요일은 한주 업무를 시작하는 시점이라서 주간회의, 주간 보고 등으로 가득 채워지게 마련이다.


물론 입장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성과를 책임져야 하는 직책자 입장에서 월요일은 주간 업무를 확인하고 점검하기 좋은 시간이다. 하지만, 이들 또한 직장인일 뿐이다. 상위 매니저가 같은 방식으로 월요일에 보고 받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보고를 하기 전에 팀회의를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자연스레 팀회의 시간이 월요일 오전으로 당겨지고 악순환의 연결고리는 이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직원이든 책임자든 [일요일-월요일]로 이어지는 부정정서의 커브가 유사할 수밖에 없다. 좋은 리더라면 다른 방법을 찾고 제안해야 할 역할이 있기 마련.. 과연 좋은 방법은 없는 것일까?



월요일 회의 없는 회사가 되려면..
무엇을 챙겨야 할까?



월요일 미팅은 꼭 필요할까? 월요일 아침에 해당 주의 업무들을 계획하고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달려가면 안 될까? 여러 사람이 모여 협의가 필요하지만 일정 조율이 어렵다면 월요일 회의가 불가피하다. 그럼에도 대안을 찾아 적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겠다.


첫째, 회의의 특성을 분류하는 것이다. 사전 준비가 많이 필요한 보고나 회의는 화요일 이후로 잡아 월요일에 준비할 수 있도록 하고, 월요일 회의는 주로 아이디어 회의나 협의 위주로 준비가 불필요한 내용으로 구성하는 방법이 있다.


둘째, 루틴 한 보고형식의 회의의 경우 꼭 월요일에 해야 하는지 살펴야 한다. 주간회의, 주간 업무보고, 주간 실적 등이 대표적이다. 만약 주말 동안 발생한 실적을 분석해 보고해야 한다면 핵심만 간략하게.. 결과 위주로 문서로 요약 보고 하는 방법도 좋다. 물론, 중요한 이슈가 발생했을 때는 발 빠르게 보고하여 조치를 받을 일이지만 필자의 경험상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셋째, 꼭 필요한 회의인지.. 관리자를 위한 회의는 아닌지.. 따져봐야 한다. 의사결정을 주로 하는 직책자의 경우 실무를 직접 하진 않는다. 기획서, 분석보고서 등의 자료를 만들 일도 많지 않고 생각이나 아이디어를 팀장에게 지시하면 되기 때문이다. 업무시간이 남을 수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 보니 스케줄에 업무일정이 꽉 차지 않으면 일을 하고 있지 않다는 착각에 사로 잡힌다. 여기에 불안감도 한 몪 한다. 그래서 온갖 회의, 보고를 통해 하나하나를 다 챙기려는 경우도 많다.




요약하자면, 긍정정서를 유지하는 것은 우리의 행복이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친다. 금, 토요일에 높은 긍정정서가 일요일 저녁부터 월요일까지 부정정서로 바뀐다. 이것이 "월요병"이다. 월요일 회의는 월요병을 더 악화시킨다. 만약, 월요일의 직무 스트레스를 낮춘다면 주말의 긍정정서를 더 오랫동안 좋게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월요일 회의는 직장인의 주말을 갉아먹는다

월요일에 회의를 하지 않는 것도 월요병에 좋은 약이다. 특히 구성원 중심의 조직문화를 가꾸는 분에게 월요일 회의 문화 개선을 추천한다.


특히 요즘은 Z세대가 동료로 함께 일하는 시대이다. 이들은 자신의 삶에 대한 가치와 여가의 중요성이 더없이 중요한 세대이다. 이들과 화합을 위해서라도 월요일 회의 문화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지 않을까.




월요일에 회의 잡는 사람이 빌런일 수 있다.

나의 눈이 아닌 타인의 눈으로 냉정하게 생각해 볼 일이다.



Reference


Golder, S. A., & Macy, M. W. (2011). Diurnal and seasonal mood vary with work, sleep, and daylength across diverse cultures. Science, 333(6051), 1878-18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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