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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eamLabs May 31. 2024

될 성싶은 나무의 "떡잎"이란

도덕성 발달(Piaget)


떡잎은 씨앗에서 움이 트면서 최초로 나오는 잎을 가리킨다. 보통의 잎과 형태가 다르고 양분을 저장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사람에게 떡잎과 같은 것은 무엇일까? 응축된 에너지를 저장하고 있으며 가장 기본적인 것.. 바로 "도덕성"이 아닐까.


도덕성은 어떻게 발달할까? 행동주의, 인본주의, 인지주의 중에서 어느 쪽에서 바라보는지에 따라 개념이 다르다. 행동주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어떤 행동이 도덕적인지 아닌지는 이미 사회나 집단에 의해 정해져 있다. 그래서 그 사회가 옳은 행동이라고 인정하는 행동을 하면 상으로 강화를 하고, 잘못된 행동을 했다면 벌이 내린다. 반면 인본주의 안경을 쓰고 바라보면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자연 그대로 가장 선하며 오히려 교육이나 훈련 등 사회적 인습으로 본래의 선이 손상된다고 주장한다. 마지막으로 인지주의 입장에서 도덕성은 도덕적인 갈등 상황에서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보는데 가장 널리 알려지고 활용되고 있는 접근 방식이다. 인지주의 입장에서 피아제(piaget)의 유명한 실험이 이를 잘 설명한다.


어린이 A와 어린이 B 중에서 누가 더 나쁘니?



어린이 B는 엄마 몰래 과자를 꺼내먹으려다 컵을 깼다

어린이 A가 제 방에 있는데 엄마가 저녁을 먹으라는 소리를 듣고 나와 주방 문을 열었다. 문 바로 뒤에 의자가 있었는데 의자 위에는 쟁반과 컵 15개가 있었다. 어린이 A는 그것을 알지 못했고, 어린이 A가 문을 열자 쟁반이 문에 부딪히면서 그만 컵이 모두 산산조각이 나 버렸다.


또 다른 상황이다. 엄마가 외출하고 없을 때 다른 어린이 B는 엄마의 허락 없이 과자통에서 과자를 꺼내 먹으려고 의자에 올라서서 과자통을 내리려 했다. 하지만 그만 그 옆에 있는 컵 3개를 떨어뜨려 모두 깨고 말았다. 과연 어린이 A와 B 중에서 누가 더 잘못했을까? 여기에는 나이와 도덕을 인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도덕성은 3단계를 거쳐 발달한다(피아제, 1965). 1단계는 4세(만 나이)까지의 아동기다. 이때는 전도덕성 단계로 규칙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며 규칙을 따라야 한다는 생각이 거의 없는 단계라고 할 수 있겠다. 2단계는 5~6세 정도의 나이로 예시를 들자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다니는 시기 정도쯤 될 것 같다. 이 시기는 규칙과 따라야 할 질서를 꼭 따라야 하는 절대적인 것으로 인식한다. 그렇다 보니, 행동의 결과에 따라 선과 악을 판단한다고 제시했다. 실험에서 처럼 실수로 컵을 15개 깬 어린이 A가 어머니 몰래 과자를 꺼내 먹으려다 1개의 컵을 깬 어린이 B보다 더 나쁘다고 생각하는 시기다. 행동의 결과가 더 나쁘게 나타났기 때문에 잘못이 더 큰 행동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8세 이후부터는 자율적 도덕성이 발단하는 단계로 행동의 결과보다 의도를 기준으로 선과 악을 판단하는 시기이다. 초등학교 저학년쯤 되면 학교에서 사회성에 대해서 바람직한 행동에 대해서 교육을 받고 상과 벌을 통해 도덕성을 무리 속에서 이해하게 된다. 발달 시기는 좀 다를 수 있지만 초등학교 3~4학년 정도의 시기 때 그 아이의 도덕성을 보면 어느 정도 그 사람의 바탕을 알 수 있는 것이다.




도덕성이 결여된 사람에게
리더를 시키면
타인의 안전과 생명쯤은 우습게 안다

작년의 기억을 더듬어 "순살아파트".. 이 문제는 매우 심각한 현재  진행형 사안이다. 닭고기에나 쓸 법한 "순살"이라는 말과 아파트와 붙어 건설업계를 비판하며 만들어진 신조어다. 아파트에서 철근골조는 막중한 하중을 지탱하고 지진 등으로부터 건물을 지탱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지하주차장이 붕괴되면서 철근골조 부실공사가 수면 위로 부상한 것이다. 수습에 나선 국토교통부는 91개 LH 단지 중 15개 단지 지하주차장 기둥에서 보강 철근이 누락됐다고 발표했지만, 어디 LH 뿐이겠는가? 국민의 안전과 생명에 직결되는 매우 심각한 사안이다. 만약, 지하주차장이 붕괴되지 않고 버텼다면 완공 후 어떤 대형사고로 이어졌을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순살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1년 전에도 광주에서 HDC 현대산업개발 붕괴사고가 먼저 있었다.

광주 HDC현대산업개발 아파트 붕괴사고‘인재’···“무단구조변경·불량 콘크리트·감리소홀”
2022.3.14 / 경향신문


이 사고로 현장 노동자 6명이 숨지고 1명이 다치는 대형참사가 생겼다. 이 사고는 무단설계변경과 불량 자재, 관리부실로 야기된 전형적인 인재였다. 아파트 시공방식을 임의로 바꾸고, 제때 굳지 않는 불량 콘크리트를 사용한 데다 이 모든 것을 관리·감독해야 할 감리가 제 역할을 못해 만들어진 처참한 결과이다.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서 마땅히 작동해야 할 옳고 그름의 일관된 기준.. 법과 제도! 법은 순진무구한 시민들에게는 당연히 지켜야 할 금도이지만, 정부 고위 관료나 대기업 CEO들에게는 내 책임을 면하기 위한 훌륭한 도구와 같다. 그러면서 하는 일관된 말이 가관이다. "법과 원칙, 성역 없는 수사"를 한단다. 그리고 몇 달 후 명확하게 누가 잘못한 것인지 알 수 없는 안갯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더 기가 막힌 것은 1년 후면 대중들의 그 생생했던 기억들이 안갯속으로 같이 사라져 버려서 마치 없었던 일같이 느껴진다. 피해는 고스란히 대중의 몫이다




우리 사회가 길을 잃고 헤매는 이유


현재의 우리 사회는 더욱 윤리적이고 진정성 있는 리더가 절실하게 필요하다. 하지만 리더의 윤리성에 대한 자정시스템은 작동하지 않고 있다. 여러 사건을 통해 도덕성이 결여된 사람이 리더가 되면 타인의 안전과 생명쯤은 우습게 안다는 것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리더의 윤리성은 머리로 아는 지식이 아니다. 실천과 실행의 영역이다. 하지만 사회적 요구와 다르게 초등학교, 중학교 때 도덕과 윤리에 대해 상식과 낯선 이론을 소개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 공교육 시스템의 한계를 고려해 본다면 인재를 선발하고 중용할 때 도덕성, 윤리성을 강화하는 방법도 좋을 것 같다. 좀더 구체적으로는 도덕성, 윤리성이 결여된 사례를 통해 부적격자를 판별하는 것이 아닌 긍정적으로 실행한 사례를 통해 더 옳은 리더를 선별하는 방법도 시도해 볼 수 있다.



리더는 옳은 일을 하는 사람이다. 리더가 반드시 똑똑한 사람일 필요는 없다. 리더가 똑똑한 사람들이 옳은 일을 할 수 있도록 방향을 잡아 주는 사람이면 되는 것이다.


될 성싶은 나무는 떡잎부터 다르다는 격언이 있다.  "떡잎"의 의미가 높은 지능이 아닌 "옳은 마음", "바른 품성과 도덕성"으로 여기는 사회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우리 사회가 그동안 더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기 때문에 지금 현재 길을 잃고 헤매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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