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소연의 '영원', 우리는 진심으로 함께했는가

예소연의『영원에 빚을 져서』를 읽고

by 별하늘


올해는 세월호 참사 11주기다. 그날의 사람들을 다시 기억하며 읽은 책이 예소연 작가의『영원에 빚을 져서』이다. 예소연 작가는 등단 4년 만에「그 개의 혁명」으로 제48회 이상문학상 대상을 수상했고, 같은 작품으로 제25회 이효석문학상 우수작품상도 받았다. 지난해 출간한 소설집『사랑과 결함』은 '소설가 50인이 뽑은 올해의 소설'에서 3위에 오르기도 했다.



『영원에 빚을 져서』는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의 절망과 슬픔이 조용하지만 강하게 담아낸 소설이다. 119에 처음 신고 전화를 걸었던 단원고 학생, 가족들에게 전해진 마지막 메시지 그리고 배가 기울고 뒤집히는 순간까지 계속되던 ‘가만히 있으라’는 안내 방송 등 모든 상황은 절망 그 자체였다. 결국 '가만히 있었던' 많은 학생들은 구조되지 못했다. 저자는 참사 당시 캄보디아에 있었고, 생중계를 보며 느꼈던 무력감을 고스란히 글 속에 담아냈다. 비록 먼 타국에서 지켜보는 입장이었지만, 그 거리감 속에서도 함께 고통받고 울컥하는 마음이 생생하게 전해진다.



이 책은 현대문학 핀 시리즈의 54번째 작품으로, 올해 출간되었다. 그동안 핀 시리즈로는 최진영, 문진영 작가의 작품을 접했었는데, 이번에는 예소연 작가의 글을 통해 다시금 '영원'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되새기게 되었다. 단지 하나의 사건이 아닌, 그날을 살아낸 사람들의 이야기로서 기억하는 일, 그 '영원'에 우리가 지고 있는 빚을 어떻게 갚아야 할지를 고민하게 되었다.








내용을 살펴보면, 대학교 해외 봉사 프로그램에 선발된 혜란, 석이, 화자(동이)는 캄보디아 프놈펜에 위치한 바울 학교로 배정된다. 세 사람은 출국 전 4개월간 어떤 봉사활동을 할지 함께 의논하며 친해진다. 혜란과 석이는 비교적 형편이 나은 편이고, 화자만 생활비를 벌어야 하는 대학생이다. 바울 학교의 환경은 예상보다 열악했지만, 세 사람은 한국어, 영어, 음악 수업 등을 맡아 아이들을 성실히 가르친다. 이곳에서 석이는 교장과 특별한 관계에 있는 삐썻과 가까워진다. 삐썻이 석이에게 기타를 가르치면서 두 사람의 관계가 깊어지고, 석이의 새벽 외출 등으로 인해 혜란과 동이는 둘 사이를 의심하게 된다.




그러던 중 한국에서 큰 사고 소식이 전해진다. 배가 침몰했고, 많은 아이들이 구조되지 못한 상황이다. 석이는 유가족 인터뷰를 찾아보며 눈물을 흘리고, 혜란과 동이는 그런 석이의 감정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다. 그들은 모두 상실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모를 때였다. 석이는 말한다. “배가 침몰하는 광경을 생중계로 봐야 했던 그날. 나 자꾸 그날이 생각나. 이런 일들이 되풀이되는 건 정말이지, 말이 안 되잖아.”(64쪽) 혜란과 동이는 석이가 격양되었다고 생각하고, 심지어 이미 지나간 일을 도대체 어쩌겠냐며 그만하라고 말한다.



봉사활동을 마친 세 사람은 한국으로 돌아가 각자의 삶에 적응한다. 석이는 프놈펜에서 개신교 신자가 되었고, 귀국 후에도 신앙을 이어가다 재한 씨와 결혼한다. 9년이 지나면서 동이와 석이는 더 이상 연락을 주고받지 않는 사이가 되었고, 동이 어머니의 장례식에도 혜란만 참석한다. 그러던 어느 날, 석이가 캄보디아에서 실종됐다는 소식을 듣는다. 혜란과 동이는 석이를 찾기 위해 프놈펜으로 향한다. 과연 두 사람은 석이를 찾을 수 있을까? 석이는 왜 캄보디아에 간 것일까?

삐썻은 석이가 꺼삑섬에 가고 싶어 했다고 말한다. 그곳은 2010년 물축제 당시 압사 사고가 있었던 장소다. 크고 작은 사고들은 끊임없이 반복되고, 사고 후에야 원인을 찾는다. 그만큼 우리는 늘 대비가 부족하다.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할까?





한 줄평 : 그때의 슬픔, 잊은 줄 알았는데 결국은 품고 살아가고 있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