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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맹샘 Apr 01. 2021

만우절,
당신의 거짓말도 미래인가요?

구글의 만우절 자전거로 보는 거짓말 속 미래

만우절, 거짓말 속 미래를 보는 날이다.




코로나 19로 뒤숭숭한 이때에도 나는 만우절만 되면 설렌다. 아이들에게 거짓말을 할 수 있는 날이기 때문이다. 매년 단 하루만 허락되는 거짓말을 해도 되는 날. 거짓말 속 미래에 대해 함께 이야기해보는 날.


"선생님이 정말 아쉽게도 너희들과 헤어지게 되었어. 선생님은 이제 다른 학교로 가게 되었단다."


아이들의 술렁거림과 당황스러움이 느껴진다. 아이들이 내가 떠난다고 기뻐할까 봐 걱정했던 마음이 사그라진다. 웅성웅성 거리는 아이들 사이에서 볼맨 소리가 나오기 시작한다. 그러다 문득 한 아이의 말에 정적이 흐른다.

"에이. 오늘 만우절이잖아요."


아이들은 순간 진짜인가 내 표정을 살핀다. 이때가 가장 중요하다. 

"아. 오늘이 하필 만우절이구나. 그래도 미안하게 되었어."


정적을 갈렀던 아이의 목소리는 이내 아이들의 수군거림에 묻혀버렸다. 1분간 수군거림을 즐기다 이내 웃음을 지으며 말한다.

"으이구, 똑똑한 것. 오늘 만우절이잖아. 선생님도 장난한 거야."


아이들의 입에서 나오는 탄식의 한숨과 까르르 소리로 교실이 가득 찬다. '나도 거짓말을 해야겠다', '어떻게 선생님이 거짓말을 할 수가 있느냐', '나는 진짜 선생님이 가는 줄 알고 울뻔했다' 아우성이 가득하다. 


기회는 바로 이때다.


"근데, 얘들아, 구글에서도 거짓말을 한다. 한번 같이 볼래?"


아이들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선생님을 쳐다본다. 선생님이 또 거짓말을 하는 것인가, 수업을 하는 것인가 눈동자가 바쁘다. 얼른 영상을 누르고 아이들의 표정을 살핀다. 어쩜 이렇게 동글동글 귀여운지 아이들의 표정을 넋 놓고 감상한다. 반짝반짝한 눈동자가 별빛처럼 쏟아져 내린다. 구글의 자율주행 자전거 영상은 내가 매해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영상이다. 


"우와, 대박! 저거 살 수 있어요?"

"저거 거짓말이라잖아. 어떻게 사냐? 만우절에만 가능하다고 하잖아."


항상 자유로운 분위기를 추구하는 우리 반에서 자유로운 생각들이 폭죽처럼 터진다. 슬며시 미소 짓고는 실제 개발된 자율주행 자전거를 보여준다. 아이들의 눈은 더욱 동그래진다. 


"거짓말이 진짜가 되었네."


내가 바라던 답이 단박에 튀어나온다. 


거짓말이 진짜가 되었다.

거짓말은 거짓말이 아니게 되었다.

거짓말이 미래가 되었다.


포켓몬고 시연 영상을 구글에서 만우절 영상으로 올렸을 때, 사람들은 정말 재미있는 장난이라고 생각했다. 다음 해에 포켓몬고가 시현 영상처럼 등장했다. 자율주행 자전거 영상을 구글에서 올렸을 때, 사람들은 정말 가능할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다음 해에 실제 자율주행 자전거를 개발했다는 뉴스가 나왔다. 


내가 어렸을 때, 화면을 보며 전화한다고 했고, 학교에 가지 않아도 수업을 할 수 있을 거라고 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우리가 이렇게 화상으로 수업을 하고 있을 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불과 10년 전만 해도 스마트폰으로 온갖 것을 다 할 수 있을 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우리가 코로나 때문에 이렇게 화상으로 수업할 거라고 누가 생각했겠어?"

"우리의 거짓말이 미래가 될 수도 있단다."


아이들의 표정이 사뭇 진지해진다. 우리의 거짓말이 미래가 될 수 있다니. 다양한 미래가 될 거짓말들이 아이들 사이에서 쏟아져 나온다. '우주여행도 엘리베이터 타고 갈 수 있지 않을까?', '유튜브가 망하지 않을까?', '숨쉬기 편한 마스크가 나오지 않을까?' 아이들의 발칙한 거짓말들로 교실에 미래가 가득해진다.


어른이 되어서 우리는 정말 많은 거짓말을 하게 된다. 

어렸을 때 상상의 나래를 펴는 발칙한 거짓말을 했다면,

어른이 되어서는 미래를 지키기 위한 묵직한 거짓말을 하게 된다.


하지만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은 어른이 되어서도 상상의 나래를 펴는 발칙한 거짓말을 한다. 이 거짓말은 다른 사람에게 또 다른 상상이 가득한 발칙한 거짓말을 하게 영감을 준다.




오늘 여러분이 한 거짓말은 무엇인가요?


당신의 거짓말은 미래를 바꾸는 거짓말인가요?


아니면 미래를 지키기 위한 거짓말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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