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꿈꾸는 맹샘 Apr 05. 2021

20년 전 내 꿈은 어디로 갔을까?

꿈꾸는 아이들 속에서 찾는 어릴 적 내 꿈

20년 전 내 꿈은 어디로 갔을까?




초등학교 교실은 언제나 꿈으로 넘쳐난다. 아이들은 하고 싶은 것도 많고, 먹고 싶은 것도 많고, 되고 싶은 것도 많다.  매일 체육을 하자고 조르고, 매일 간식을 달라고 조른다. 밖에 나가 뛰면 학교가 떠나가라 웃고, 바닥에 기는 벌레를 보면 주저앉아 한참을 본다. 교실에 있으면서 항상 놀라는 사실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아이들은 놀랍도록 일관성 있다는 것이다. 항상 무언가를 갈망하고, 작은 성취에도 기뻐한다. 


20년 전 나도 그랬을까? 나도 항상 무언가를 갈망하고, 작은 성취에도 기뻐했을까? 


그 때의 나는 짧은 다리로 줄넘기 하나 넘고 하루종일 자랑했다.

눈이 오면 나가고 싶어 발을 동동거리다 총알처럼 뛰쳐나가 뒹굴었다.

수업시간에도 짝과 소근소근 이야기하며 선생님께 걸리지 않았다며 좋아했다.

작가가 되고 싶었고, 가수가 되고 싶었고, 대통령도 되고 싶었다.

지금 우리반 아이들과 같이.


지금은 어떨까?

줄넘기는 아이들을 이길 수 없다고 포기했다.

눈이 오면 차막힐 걱정에 발을 동동거리다 퇴근시간에 총알처럼 뛰쳐나간다.

수업시간에 내 말을 듣지 않는 아이가 있나 삼엄한 눈길을 보낸다.

이제는 아이들의 꿈이 되고 싶다. 작가보다도 가수보다도 대통령보다도 소중한 아이들의 꿈이 되고 싶다.

지금 우리반 아이들과 함께.


많은 것이 변했다. 20년의 세월이 흘렀기 때문이라고 하고 싶다. 그 때의 무수한 많은 갈망들은 이제 덧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20년 전 내 꿈은 사실 저 뒤편으로 사라진 것 같다.


나이를 먹는다는 건, 설렘이 세월에 먹히는게 아닐까?


내가 서 있는 자리에 안주하고, 지금 가진 내 것을 뺏기지 않고 싶은 마음. '여우의 신포도'처럼 어차피 저 꿈은 별로 일거야 라고 생각해 버리고 싶은 마음. 갈망해서 힘들게 노력해도 어차피 못 이룰거야 하는 마음. 그러한 것들이 설렘을 세월에 먹히게 하는 것이 아닐까? 


반대로 설렘을 갖는다는 건 나이를 먹지 않는 비결이지 않을까? 매일 아이들을 만나며 20년 전 나의 꿈을 마주하는 것처럼 말이다.


오늘 당신은 어떤 꿈을 꾸었습니까?


당신은 20년 전 꿈을 아직도 만나고 있습니까?






매거진의 이전글 만우절, 당신의 거짓말도 미래인가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