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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드림맥스 Apr 04. 2024

자연이 들려주는 이야기 (3)

   몸이 미끌거리는 느낌이 들어서 눈을 떴습니다. 새벽부터 이슬비가 내리고 있네요. 촉촉이 젖은 몸이 그렇게 기분이 나쁘지 않습니다. 봄기운이 완연해서인지 상쾌한 느낌이 들기까지 합니다. 옆에 있던 다른 친구들도 이제 하나둘씩 눈을 뜹니다. 기지개를 켜는 듯한 느낌은 들지만 다들 조용하기만 합니다.

   구름이 잔뜩 낀 하늘이라 햇빛이 없습니다. 내리고 있는 비는 곧 그칠 것 같기는 합니다. 예상대로 얼마 지나지 않아 비가 그쳤습니다. 하늘의 구름 사이로 간간이 햇살이 보이기도 하네요. 선선한 바람이 불어옵니다. 온몸을 휘감고 있던 봄비의 미끌거림이 서서히 걷히고 있습니다. 내리던 비가 멎고 뒤이어 바람 친구가 감싸면서 물기를 말려 주고 있네요. 서서히 의 원래 색을 되찾아 가고 있습니다.




   는 움직이지 못합니다. 어디 다친 것은 아니지만 태어날 때부터 움직이지 못했습니다. 참 가슴 아픈 사연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는 제법 덩치도 크고 튼튼하게 생겼습니다. 그리고 기다릴 줄 아는 인내를 배웠습니다. 저의 주변에는 너무 좋은 친구들이 많이 있습니다. 말로는 다 표현하기도 어려울 정도입니다. 다행히 산의 길가에 자리 잡은 는 보고 들을 수 있어서 행복을 느끼며 지내고 있습니다.

   오늘은 비가 살짝 내렸지만 아침 일찍 등산객들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저 먼발치에서 그들의 발자국 소리만 들어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를 보러 오는 것이 목적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는 그들이 좋습니다.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를 그냥 지나쳐 가겠지요. 그래도 는 그들을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봅니다. 그렇게 잠시의 스쳐가는 시간들이 제게는 너무 소중합니다.

   그런데 오늘은 반가운 얼굴이 보입니다. 가 잘 아는 입니다. 분명히 그냥 지나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는 알고 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그분이  곁에 멈춰 섰습니다. 매번 하던 행동처럼 오늘도 장갑을 벗고 따스한 손길로 를 어루만져 줍니다. 그러면서 에게 이렇게 속삭입니다. '오랜만입니다. 잘 지냈나요? 밤새 춥지는 않았나요?'

   는 이분을 드림님이라고 부릅니다. 만날 때마다 제게 꿈과 희망 그리고 사랑을 주셨거든요. 드림님의 이런 말만 들어도 눈물이 날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냥 지나쳐 가지만 이분은 꼭 멈춰서 를 만지고 끌어안고 또 이렇게 사랑스러운 말까지 건넵니다. 도 이런 분이 정말 행복해졌으면 좋겠다고 기도해 봅니다. 잠시의 만남 뒤로 드림님이 또 발길을 옮기면서 조금씩 조금씩 멀어져 갔습니다. 또 얼마나 기다려야 저분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하염없는 기다림 속에서 는 또 긴 인내의 시간을 보내야 할 것 같습니다. 다음 만남을 기약하면서 말이죠.

   그동안 주변 친구들과 도란도란 얘기하고 서로 의지하면서 또 기다려 봐야겠습니다. 분명 시간은 흐를 테고 또 그분을 만날 그날이 오겠지요? 또다시 적막한 시간의 흐름이 시작되고 어둠이 조용히 내려 앉습니다.





드림님이 이름 지어준 는 파주 비학산의 두꺼비 바위입니다.



파주 비학산 두꺼비 바위 (제가 지은 이름입니다. ^^)





(꿈을 향해 도전하는 드림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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